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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 빅맨과 골든크로스가 보여준 서로 다른 현실
‘빅맨’과 ‘골든크로스’가 제시한 상반된 결말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2014년 06월 22일 (일) 09: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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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니스트 messiah21th@gmail.com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필자는 최근에 드라마를 자주 보지 않는다. 현실과 무관하게 장미빛 로맨스가 펼쳐지는 것도 그렇고 실제 존재하지 않는 판타지를 보며 희로애락을 느끼는 것도 지금의 팍팍한 현실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별다른 감정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본 드라마가 있었다. 현실의 부조리함을 서로 다르게 접근한 KBS의 <빅맨>과 <골든크로스>이다. 두 드라마는 국내 고위 공직자 또는 권력계층의 폐해를 적나라할 정도로 비판했고 이에 대한 통쾌한 복수 또는 현실의 벽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빅맨>이나 <골든크로스>나 초기 시청률에선 다른 경쟁작들에 비해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강지환, 김강우는 이미 국내 드라마 또는 영화를 통해서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였지만 상대적으로 동시간대 경쟁작의 드라마들이 아이돌 및 지명도 높은 배우를 캐스팅하면서 초기 관심에서 선점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두 드라마 모두 뒷심을 강력히 발휘하며 후반부로 갈수록 마니아층과 함께 입소문을 통해 탄탄한 시청자 층을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 KBS 제공

<빅맨>을 먼저 살펴보면 이는 전형적인 히어로물이나 다름없다. ‘김지혁’이라는 볼품없는 시장상인이 그룹 회장의 아들로 살아가는 스토리는 현실성이 없었으나 이후 펼쳐진 일반인, 서민에 대한 가진 자들의 압박과 멸시는 보는 내내 시청자들의 몰입과 함께 분노를 형성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김지혁’이라는 인물이 하나하나 견고하게 세워진 권력계층의 벽을 허물면서 <빅맨>은 기존 드라마의 법칙인 해피엔딩을 그대로 따라가며 주인공의 성공 스토리를 순조롭게 그려냈다.

이에 비해 <골든크로스>의 주인공 강도윤은 태권도 선수출신이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여 변호사가 된 인물로 등장한다. 그러나 권력자들 앞에 변호사란 한낱 힘이 없는 존재에 불과했다. 그리고 <골든크로스>에선 <빅맨>과 달리 하나의 적이 아니라 권력계층의 네트워크를 상대로 한 처절한 개인의 투쟁을 그렸기에 보다 더 안타깝고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이 종종 등장했다. 그리고 실제 마지막 결말에서도 주인공 강도윤은 해피엔딩을 이룬 것처럼 보였으나 여전히 단단하게 구축된 권력계층의 네트워크는 결코 쉽게 허물어지지 않음을 암시하며 드라마는 끝을 맺었다.

드라마 <빅맨>에선 사람의 소중함을 끝까지 강조하는 김지혁의 인간스토리가 그려졌다. 주인공 김지혁이 학력이나 백그라운드 없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드라마 속 현성그룹 오너 일가와 달리 사람을 소중히 하고 사람의 가치를 그 무엇보다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최다니엘이 맡은 강동석의 대사에서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인공 김지혁의 대사에서도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람을 소중히 하는 꿈 같은 세상은 반드시 온다” 지난 4월에 있었던 세월호 참사를 다시 떠올리게 하며 우리가 그간 잊고 있었던 사람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일깨워주었기에 드라마의 스토리가 다소 개연성이 없었음에도 <빅맨>은 끝까지 힘을 잃지 않고 완주할 수 있었다.

<빅맨>이 사람의 소중함과 꿈 같은 세상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시청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 데 비해 <골든크로스>의 결말은 다소 어둡게 끝나 묘한 대조를 보였다. <골든크로스>의 주인공 강도윤은 모든 것을 잃고 자신을 도와준 조력자 홍사라까지 잃고 혼자 쓸쓸히 복수를 마무리하며 지난 날 세상을 떠난 자신의 아버지와 여동생을 회상하며 끝났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몇 년 후 라는 자막과 함께 드라마 악역의 핵심인 서동하(정보석 분)는 다시 한번 뻔뻔히 섬뜩한 웃음을 지으며 세상에 나온다. 특히, 권력계층의 네트워크 수장 김재갑(이호재 분)은 도피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지 않음을 보여주며 법이 권력자들 앞에 얼마나 무력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두 드라마에서 보여준 결말이 한쪽은 희망을, 한쪽은 적나라한 현실의 한계를 보여주며 상반된 결말을 보여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두 드라마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동일하다. 세상을 변화하려면 더 많은 노력과 처절한 개선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최근에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 개조를 외치고 있지만 국가 개조를 외치는 세력 자체가 공고하게 구축되어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할 때 현실 속 김지혁, 강도윤 같은 선의의 피해자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아니 사실 지금도 우리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골든크로스>에서 아무리 개인이 발버둥치고 복수를 해도 권력자들의 네트워크가 허물어지지 않음을 보여주며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빅맨>이 보여준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리는 세상이 아직까지는 ‘꿈 같은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꿈 같은 세상’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제2의, 그리고 제3의 김지혁과 강도윤같은 인물이 계속 등장해야 하고 주변 사람들이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힘을 실어주어야 우리가 그리는 ‘꿈 같은 세상’이 도래할 수 있음을 두 드라마는 암시하고 있다.

물론, 드라마를 보면서 안타까운 점도 있었다. <빅맨>과 <골든크로스>의 주인공이 모두 권력이 막강한 조력자를 등에 업고 통쾌한 복수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개인이 권력을 가진 자에게 순수하게 대항하는 것은 불가능함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세상 역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혼탁한 건 마찬가지이고 승자독식사회는 더욱 더 공고하고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다. ‘꿈 같은 세상’이 올 것이다라고 믿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 그리고 사람의 소중함을 아는 이들이 더 많아야 함을 주장하는 현실 속 지도자가 존재하지 않음이 더 큰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드라마 결말을 보고도 한참 동안 답답함을 느낀 건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 권상집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미래 한국 아이디어 공모전' 논문 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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