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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 드라마 속 현실에 나타난 권력계층에 대한 불신
개과천선, 골든크로스, 빅맨 이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2014년 05월 11일 (일) 08: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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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니스트 messiah21th@gmail.com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세월호 참사로 인해 권력계층에 대한 불신과 상류층이라 불리는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와 어두운 면이 점점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한층 더해지고 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방영되고 있는 주요 드라마들 역시 권력자들의 속살을 낱낱이 밝히는데 좀 더 주력하고 있는 느낌이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KBS의 <빅맨>, <골든 크로스>, MBC의 <개과천선>은 모두 동일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바로 권력계층에 대한 불신, 그리고 그들이 꾸미는 음모에 대항하는 주인공들의 처절한 이야기가 전개되거나 또는 전개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종영된 SBS의 <쓰리데이즈>도 권력계층을 향한 통렬한 비판과 자성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우리 대중은 지금 드라마라는 형식을 통해 현실의 어두운 면을 비틀어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KBS의 <빅맨>은 학력이나 가진 것 하나 없는 주인공이 불굴의 도전정신과 인간애를 강조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 재벌이라는 집단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고, <골든 크로스>는 이제 갓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주인공이 고위공직자와 로펌, 그리고 권력자들간의 끈끈한 네트워크 모임인 골든 크로스에 대항하기 위해 처절히 대응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여기에 <개과천선>은 비록 주인공이 차갑고 성과에 집착하는 변호사였지만 이후 사고 과정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거대 로펌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 KBS, MBC 제공
이들 드라마들이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일정 정도의 시청률을 보장하고 있는 점은 이 드라마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스토리가 현실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드라마 속에서만 보여지던 권력자들의 야욕과 냉혈함, 무책임한 발언 등은 최근의 세월호 참사에서도 모든 국민이 고스란히 직접 목도하고 경험했기 때문이다. 현실을 반영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드라마를 반영하는 현실이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으니 대중은 이제 당혹스러움을 넘어 당연하게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드라마에서 나타난 권력계층은 언제나 음모를 꾸미고 상위 0.001%의 특권의식을 마음대로 뽐내며 국민이라면 당연히 거쳐야 할 도덕과 법적 절차를 무참히 짓밟는 모습을 일삼고 있다. 특히 자기들의 목적과 눈 앞의 이익이라면 사람 목숨쯤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뉴스를 통해 수없이 봐왔던 부패한 정치인, 공직자, 재벌들과 다시금 마주하게 된다. 해당 드라마들의 경쟁작들이 대거 톱스타, 아이돌을 투입해서 초기 드라마 시청률을 선점했음에도 이들 드라마들이 조용히 입소문을 타면서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모두가 공감하는 현실을 반영했기 때문이 아닐까.

다만, 세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주인공들이 거대권력과 맞서 대항하는 모습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남는다면 이들 드라마의 주인공 역시도 사회적으로 상당한 존중을 받는 위치에 도달하여 싸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갓 연수원을 졸업했지만 법조인이 된 주인공, 이미 로펌에서 에이스로 부각되어온 변호사, 가진 것 없지만 재벌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가 된 주인공들은 가진 것 없는 사람이 거대권력에 맞서 도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뉴스를 통해서 접한 기사의 상당수는 권력 계층의 공감 능력 부족이었다. 야망이라는 이름 아래 물밑에서 이루어지는 그들간의 거래와 민낯은 이제 대중 더 나아가 국민들에게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피해보는 건 국민이었고 힘없는 소시민들이었다. 이런 국민들의 울분과 분노는 결국 권력계층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드라마는 꾸준히 이러한 현실의 부조리함을 비판하고 있다.

물론 한쪽에선 이들 드라마들의 내용에 대해 ‘무겁다’, ‘뉴스에 이어 드라마까지 이런 내용이어서 피곤함을 준다’는 비판도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012년 SBS의 <추적자> 에서도 나타났듯이 권력자들의 무자비함으로 인해 딸을 잃은 아버지의 분노에 우리는 모두 공감했고 이는 높은 시청률과 이른바 ‘추적자 폐인’들을 만들어냈다. 안타깝게도 2년 후인 지금 현실은 전혀 변하지 않았고 더 많은 피해자만 실제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다. 즉, 피곤함과 무거움을 논하고 이들 이슈들을 회피하기엔 현실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거엔 ‘드라마는 드라마일뿐’이라는 정서가 지배적이었고 드라마 속엔 언제나 밝은 웃음과 낭만만이 그려졌다. 세상이 혼탁해서일까. 이제는 ‘드라마가 현실인지, 현실이 드라마인지’ 구분이 안가고 순간순간 드라마와 현실이 겹쳐지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의 드라마들은 바로 이런 세상을 비판하고 있다. 다만, 드라마에선 여전히 정의로운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과연 우리 현실엔 정의로운 주인공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어느덧 ‘정의로운 주인공’ 자체가 드라마에서만 존재하는 건 아닌지 무겁게 생각하는 현실이 되었다. 

- 권상집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미래 한국 아이디어 공모전' 논문 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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