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2.09.06 17:28

이공희 감독 '기억의 소리' 7년이 지났지만 해외 호평 여전해

뉴욕촬영상 '9월의 최우수장편영화상' 수상 소식 전해

▲ 뉴욕촬영상 최우수장편영화상 수상 포스터(NYCA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이공희 감독의 출품작 '기억의 소리'가 뉴욕촬영상(NYCA)이 주최하는 최우수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작년 9월에 출품돼 수상작으로 선정됐으나, 여러 사정으로 뒤늦게 전달된 것이다.

러닝타임 105분의 장편 '기억의 소리'는 2016년 12월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다. 이 작품은 실험영화 장르로 한국 전통 무속이 스며든 샤머니즘과 이 감독 특유의 문학적 묘사로 평단에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실험영화 장르 '기억의 소리'는 어떤 영화?

배우 여민주가 주인공 윤희 역을 맡았고, 자살한 언니 윤주 역에는 배우 김보령이 맡았다. 극중 영화감독이자 내레이터로 분한 김 감독 역에는 배우 정충구가 맡아 열연했다.

'기억의 소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장센과 음악. 이성적 관점 보다는 인간의 본성에 중점을 뒀다.

가령, 의문사를 당한 언니 윤주를 대신해 배우로 나선 윤희의 심리 변화와 동굴과 호수에서 벌어지는 극적인 장면들이 영상으로 구현됐다. 여기에 펑크록과 국악을 뒤섞어 작품 속 사운드디자인으로 녹여내 극적인 긴장감을 유지했다. 

이렇듯 영화 '기억의 소리'는 주인공 윤희가 꿈과 현실을 구분 않고, 때때로 악몽과 과거에 대한 집착을 히스테릭으로 표출하며 기억과 소리라는 매개체를 하나의 끈으로 연결했다.

살풀이를 활용한 한국무용이 극중 장면, 장면 사이로 연결되어 인간의 생과 사가 동전의 양면처럼 표현된 것이다.

▲ 실험영화 '기억의 소리' 스틸컷(이공희 필름)

한편 이공희 감독은 긴호흡으로 영화를 만드는 독립제작자이다. 199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서 단편 '갇혀진 방'으로 등단한 감독은 뉴욕으로 도미 영화학 석사를 전공했다.

특히 1998년 뉴욕 유학생활 중 내놓은 단편실험영화 '거울'과 귀국한뒤 선보인 단편 '착시렌즈'(2001)는 국내 실험영화 1세대 이공희 감독의 장점이 두드러진다.

아울러 두 작품은 연극적인 요소와 샤머니즘을 하나의 길처럼 묘사하며 거장 라스 폰 트리에, 테라야마 슈지의 초기작들을 연상시킨다. 

이번 NYCA에서 호평을 받아 최우수장편영화상을 뒤늦게 수상한 '기억의 소리'도 이공희 감독의 독특한 시선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 이공희 감독의 단편 3편 컷. 위 사진부터 시계 방향으로 '살아있는 장례식', '벽속의 소리', '착시렌즈'(이공희 필름)

느리지만 현재진행형으로 계속 진화하는 이공희 감독의 영화

실험영화 장르를 추구하다 보니 흥행을 담보로 한 작품이 없어, 느린 속도로 진화하는 이공희 감독의 영화는 인간의 심미적인 탐구와 3자의 눈으로 확인되는 직관과 서사, 여기에 한국 전통무속을 매개로 생사의 불안을 안고 사는 인간의 본질을 늘 주시해왔다.

2021년 러닝타임 11분8초로 구성된 단편 '살아있는 장례식'으로 다시금 영화 프로필을 써내려간 이공희 감독. 그녀는 지금도 신작 준비로 여념이 없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