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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천설화 기자
  • 방송
  • 입력 2022.08.26 10:56

'뉴스토리' 죽음을 결정할 권리...’웰다잉‘의 정도(正道)는?

[스타데일리뉴스=천설화 기자] 올해 43세인 김경태 씨는 3년 전 의사조력자살을 결심했다. 의사조력자살이란 말기 환자 등에게 의사가 약물 등을 처방해주면 환자 스스로 생명을 끊는 일종의 안락사이다. 비극이 시작된 건 9년 전. 김 씨는 자전거를 타다 낙상해 왼팔을 다쳤다. 이후 부상당한 왼팔 전체에 극심한 통증이 이어졌고, 대학병원에서 CRPS,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란 진단을 받았다. CRPS는 외상 후 특정 부위 통증이 지속되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견디기 힘든, 극심한 고통이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다. “지옥 같은 나날을 견뎌 왔다”는 김 씨는 3년 전 의사조력자살을 돕는 스위스의 비영리단체 ’디그니타스‘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뉴스토리 취재에 응한 디그니타스는 단체 설립 이후 지난 24년 동안 자신들의 도움으로 의사조력자살을 실행한 한국인이 모두 3명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김경태 씨를 포함해 100명 정도의 한국인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고 공개했다. 현재 소극적 안락사라고 불리는 의사조력자살은 스위스, 네덜란드, 캐나다, 미국 일부 주 등에서 합법화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불법으로, 의사 등이 형법상 자살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런데 지난 6월, 우리나라에서도 ’의사조력자살‘을 합법화하자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일명 ’조력존엄사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의 개정안이다. 현행법은 임종 단계의 환자만이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임종기가 아닌 말기 환자라도 극심한 고통을 겪는 경우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끝낼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것이다.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할 거다”와 같은 찬반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작 시급한 건 호스피스·완화의료 체계 같은 인프라의 확충이란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런 조력존엄사 논란이 우리 사회의 ’웰다잉‘에 대한 논의를 폭넓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SBS 뉴스토리에서는 의사조력자살을 둘러싼 논란을 따져보고, 우리 사회에서 ’웰다잉‘으로 가는 정도(正道)가 무엇일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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