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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2.08.10 17:08

'비상선언' 국내와 다른 해외 반응... 스포일러 주의

'비상선언' 더 길게 편집해 미니시리즈로 공개한다면 어떨까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2020년 2월 4일 요코하마 항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 선박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는 총 3,711명의 승객(승무원 포함)을 태우고 있었다.

당시 이 크루즈선은 코로나 확진자로 일본 후생노동성(한국의 보건복지부)의 명령으로 승객 하선이 금지됐고, 2주일 이상 강제격리시켰다.

시간이 지나자,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57개국 승객들이 자국 대통령에게 구조를 요청했고, 생필품 및 약품과 진단부족으로 상당한 고초를 겪었다. 

결국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는 격리 수용으로 추가 확진자 포함 714명이 됐고, 사망은 14명(4월 집계)이 됐다. 

안타깝게도 크루즈 선박 탑승객 코로나 감염 사태는 일본 정부에 의해 강제로 정박됐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만 해당되지 않았다.

미국, 호주, 싱가폴 국적의 크루즈선들도 집단발병이라는 똑같은 사례를 겪었고, 올해 5월에도 미국에서 발생했다.

위에 간추린 크루즈선박 코로나 집단발병 기사들을 살펴보면, 두 가지가 두드러진다. 하나는 한국을 제외한 각국 정부의 복지부동이다. 둘째는 예기치 못한 감염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냉정하고 매정한 현실이다.

'비상선언' 국내와 다른 해외 반응 

8월 10일 박스오피스 3위에 랭크된 '비상선언'을 제목으로 쓰고 왜 위 같은 이야기를 화두로 꺼냈을까?

화 '비상선언'에 대해 일부 평론가와 관객 후기에서, 종반부 절정으로 끌어 냈어야 할 장면을 뜬금 없이 신파로 덮었다는 지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돌아 보고자 이 기사를 쓰게 됐다. 과연 '비상선언'은 재미없는 영화였을까? 

다른 이야기지만, 아시아 극장가에서 개봉을 진행 중인 '비상선언'은 관객 시사회와 인터뷰를 통해 '꼭 봐야할 영화', '최고다'라는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일부 국내 평론가와 관람후기 평가로 절하되는건 시기상조라는 것. 

▲ '비상선언' 스틸컷(쇼박스 제공)

개봉작 '비상선언' 어떻길래, 논란이지?

3일 개봉한 재난영화 '비상선언'은 개봉 후 긍정과 부정이 엇갈리고 있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0일(오후 3시)기준 누적관객수는 약 158만명으로 박스오피스 3위. 과연 재비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 작품은 국내 개봉뒤 일부 관객과 평론가들로부터 '기대에 못미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러한 비판이 '관상'(2013)과 '더 킹'(2017)을 만든 한재림 감독이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는 점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한국형 재난영화로써 헐리우드 영화 못지 않게 '뛰어나다'는 반응도 제법 있다.

지적되는 부분 중 몇 가지를 짚어보고 보완하자면 다음과 같다.(스포일러 주의)

첫째 종반부에 드러나는 신파다. 먼저 '비상선언'은 첫 장면부터 60분 가량 굴곡 없는 전개로 눈길을 끈다. 가령, 소통이 단절된 인물이 예고한 항공기 테러, 바이러스 사용, 항공기라는 밀폐공간에서 감염된 탑승자들과 피감염자간의 갈등이 그것이다.

2020년 초부터 코로나 사태로 3년이나 고초를 겪었던 각국의 현실을 감안하면 화제를 모을만 하다. 또한 그 사이에 항공기 밖에서 테러범의 행적을 끝까지 추적하는 베테랑 형사들과 위급한 상황에도 복지부동으로 일관하는 관료들의 행태도 꼬집는다.

하지만 희생을 선택한 탑승자들의 절규가 나오면서 '신파'라는 지적이 관객들의 관람후기 리뷰에서 연거퍼 나왔다.

여기에 하와이행 한국국적 항공기를 원인불명의 바이러스 때문에 '위험하다'며, 착륙을 거부하는 미국과 일본 관제탑(혹은 정부)의 회신은 '다소 낯설다'라고 지적한다. 

과연 낯설까? 그럼 2020년 2월 요코하마 항에서 자국 크루즈선 하선을 거부한 일본 정부의 태도는 뭘까? 승객들이 2주 이상 무대책으로 일관한 일본 정부의 통제를 묵묵히 따르다 희생된 점은 어떻게 봐야할까?  

둘째, 일부 네티즌이 지적한 세월호와 '비상선언'은 관련이 없어 보인다. 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9년 한재림 감독이 대본을 완성시키고 배우 캐스팅과 함께 제작에 나섰던 점을 빌어 코로나와는 별개의 문제지만 언제고 터질 수 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더구나 한국은 2015년 사우디와 함께 메르스 감염 사태로 큰 곤욕을 치룬 바 있다. 

대중 각성에 포커스가 맞춰진 '비상선언'과 비교할 영화는 '부산행' 뿐...

'비상선언'이 부산행과 비교된다면, 그건 밀폐 공간에서의 사투와 다국적 제약회사의 무책임한 경영이 눈에 띈다.

하물며 '비상선언'에 나오는 기내 승무원과 탑승객은 공상과학영화에 자주 나오는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도 아니며, 의도적인 테러가 주된 원인이다. 현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례라는 점에서 대중 각성을 동반한 작품으로 봐야 맞다.

'비상선언'은 편집되어 개봉된 상영 러닝타임이 140분. 스토리에 소개된 사건들의 원인이 포함되어 미니시리즈로 재편집되어 넷플릭스 같은 OTT스트리밍서비스에 공개된다면, 더 많은 글로벌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불러올 수 있지 않을지? 

가령, 지난해 OTT역사상 최고 히트작으로 평가받는 '오징어게임' 시리즈가 영화로 편집되어 국내에서 먼저 상영됐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좋은 평가를 받았을까? 9부작으로 넷플릭스로 공개된 뒤 해외에서 극찬이 잇따르자 무관심하던 국내 여론이 덩달아 따라간거 아닌가?

'오징어 게임'은 제작 전부터 국내 투자자가 없어 오랜 시간동안 어려움을 겪었다는 황동혁 감독의 지난 인터뷰를 상기하자면 '비상선언'의 논란은 되려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과거에도 유사한 경우가 있었다. 강수연 주연작 '씨받이'(1987)가 국내에서 개봉하고 흥행 참패 뒤 그해 가을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초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자, 재개봉후 크게 성공을 거둔 경우가 그렇다.  

10일 극장 누적관객수는 약 158만명. 관객 숫자와 몇 년전까지 질주하던 한재림 감독의 전작들을 떠올려 본다면 왠지 생뚱맞는 비판들이 많다.

▲ '비상선언' 리뷰 포스터(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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