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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4.04.29 17:54

'역린' 감상 포인트, 영화 평가는 대중의 몫

'역린' 주목받을 요소들은 충분, 시대정신 반영됐다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30일 개봉하는 이재규 감독의 '역린'은 굵직한 서사보다 역사적 계몽을, 스타가 작품 전반을 아우르는 '원톱 주연' 보다, 주요 출연진들이 맡은 역할과 출생 배경을 엮어 작품을 구현했다.

이것은 이재규 감독의 드라마 '다모'와 '베토벤 바이러스'의 흥행 요소이기도 하다. 이른바 '멀티 캐스팅'이다.

▲ 영화 '역린' 스틸컷 (제공 초이스컷 픽처스)

기자가 쓰는 '영화 비평'과 일반인이 보는 '영화 감상'이 완벽하게 일치할 수는 없다. 결국 영화와 드라마 흥행 여부는 대중의 입소문과 평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개봉작은 처음 보는 관객 입장을 헤아려, 영화 스토리 중 무엇에 주목하고, 누구를 봐야 하는지 등등 '감상 포인트'를 부연 설명하는 게 효과적이다. 

관람객이 체크할 영화 '역린' 감상 포인트 네 가지

첫째, '역린' 속 세 인물을 주목하라.

'역린'에 나오는 조선 22대 왕 '정조'(현빈 분)와 그를 모시는 궁궐 내관 '상책'(정재영 분), 살인청부업자 '을수'(조정석 분)는 아버지가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한, 이 세 인물은 당파싸움이 극에 달한 시대를 살았다. 

둘째, 정치적 희생양은 시대를 떠나 늘 무고한 어린아이들이었다.

정순왕후(한지민 분)와 혜경궁 홍씨(김성령 분) 사이에는 어린 나인(박소연 분)이 한 명 있다. 그리고 그 아이의 뒤에는 나인 강월혜(정은채 분)가 있다. 이 둘은 앞서 설명한 세 인물과 함께 당파 싸움의 희생양이다. 즉 어른들의 싸움을 위해 쓰일 도구였던 셈이다.

셋째, '역린' 속 인물들은 어릴적 트라우마를 극복해야만 하는 운명이다.

정조의 아버지는 사도세자(이선)로 1762년, 정조가 10살이 되던 해 할아버지 영조에 의해 변란의 죄를 쓰고 뒤주에서 죽임을 당한다. 또한 상책은 살수꾼 토굴에서 을수와 함께 혹독한 어린 시절을 겪었다.

이 영화는 인물 각자가 겪었던 어릴 적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자기들과 똑같은 운명을 지닌 힘없고 무고한 백성들을 구할것인지가 '반전'이다. 

넷째,'역린'의 골격은 '시간'이다.

'역린'의 소재인 정유격변은 정조 1년인 1777년 7월 28일 하루 동안 벌어진 변란이다. 또한 이 이야기를 이끄는 주된 골격은 '시간'이다. 

나열하면, 인시 정각(오전3시), 인시 반각(오전 4시), 묘시 정각(오전 5시), 묘시 반각 (오전 6시), 진시 육각 (오전 8시30분) 등 5개의 시간 대로 나뉘어 영화가 진행된다. 덧붙여 출연 인물들의 불우했던 어린시절과 트라우마가 시간대별로 등장한다.

▲ 위 스틸컷은 영화 '역린'에서 새로운 권력으로 등장한 정조(현빈 분)와 구시대 권력 정순왕후(한지민 분)가 만나는 장면으로 당시 조선의 시대상을 표현했다. (제공 초이스컷 픽처스)

한편 영화 '역린'에서 드러난 비뚤어진 시대상은 결코 역사 속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일어나는 '오래된 미래'이다. 어른들의 싸움에 아이들이 희생되고, 어릴 적 트라우마를 스스로 극복해야만 하는 한국 청소년들의 현재진행형이다.

가령, '세월호 참사' 속에서 그제야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내 탓'이라고 고백하는 어른들이 늘어난 것은 다행이나, 아직도 '네 탓', '너희 문제'라고 인식하는 어른들 때문에 '용의 분노'를 뜻하는 '역린'을 자극하는 작금의 현실이 문제다. 영화 '역린'은 그런 의미로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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