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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칼럼
  • 입력 2014.04.27 17:37

[기자수첩] '이경규 골프' 옹호, '연예인 내세운 물타기'로 인식

'논란' 내세우는 언론을 이제 믿지 않는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26일 YTN은 개그맨 이경규가 세월호 참사 속에서도 골프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곧 '이경규 골프논란'이라는 제목으로 언론에 오르내렸다. 이전 같으면 이경규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을 것이다. 그런데 상황은 전혀 반대가 됐다. 도리어 '이경규 옹호론'이 나온 것이다.

사람들은 이경규가 골프를 쳤다는 것보다 이 기사를 굳이 메인에 올린 언론사를 의심했다. 그리고 이는 곧 각종 패러디와 조롱으로 이어졌다. "어제 노래방 다녀온 나도 논란인가?", "이 시국에 술을 마신 나도 논란이다" 등의 댓글이 나왔고 정부의 잘못을 연예인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 나왔다. 분명 이전의 '연예인 논란'과는 다른 상황이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추모 분위기를 조장하고 연예인을 이용해 물타기를 하려는 언론에 대한 반발이라고 이야기한다. 또 어떤 문제가 벌어질 때마다 왜 연예인들의 잘못이 드러나고 연예인들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느냐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이번 '이경규 골프'의 국면 전환은 국민을 향한 언론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소식을 전하는 기사들은 점점 진실과는 거리가 먼 기사를 양산하고 유병언 전 회장 이야기와 오바마 방한으로 세월호를 자꾸 뒤로 밀쳐내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언론을 국민은 믿지 않고 있다.

▲ '골프 논란'의 당사자가 된 이경규(KOEN 제공)

이런 뉴스의 경향을 사람들이 잘 몰랐다면 아마 '이경규 골프'는 논란으로 계속 이어졌을 것이고 이경규는 대중의 비난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꾸만 진실을 감추려하는 언론에 대한 불신은 이경규 보도를 '일부러 논란을 만들려는 것'으로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최근 JTBC 뉴스를 통해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이 해양수산부 위기관리실무 매니얼에 적혀있다는 것이 공개되면서 언론 통제가 사실임을 국민들이 알아차리고 말았다. 논란을 만들려던 언론은 그렇게 역풍을 맞았다.

지금 대한민국 주류 언론은 국민들의 신임을 완전히 잃었다. 이번 사건은 단지 '신임을 잃었다'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어떤 보도도 믿지 않으려하고 어떤 보도도 결국 '물타기'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반 언론 정서가 제대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조금만 뭔가가 있어도 '논란'으로 사건을 키우려하는 연예 언론들도 이번 사건을 보며 뭔가를 깨달아야할 시점이다. 네티즌의 말처럼 '논란'을 만드는 것은 당사자가 아니라 바로 언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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