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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방송
  • 입력 2014.04.25 20:29

[수다로 푸는 뉴스] 예능 방송 재개, 적당한가요? 아직 이른가요?

'활력이 필요하다'는 사람과 '아직 슬퍼할 때다'라는 사람의 이야기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세월호 참사로 한동안 중단됐던 TV 예능프로 방영이 다시 재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MBC가 25일 '사남일녀'와 '나 혼자 산다'의 방영을 확정했고 tvN도 '꽃보다 할배' 방영을 확정했습니다. MBC는 26일 '세바퀴'와 '아빠! 어디가 스페셜' 방영도 확정했습니다.

물론 코미디 프로나 가요 프로는 아직 방영 계획을 잡지 않았고 아직 녹화조차 들어가지 않은 예능 프로도 많습니다. 하지만 MBC의 이번 결정은 분명 다른 방송사 편성에도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되면 예능 프로도 정상으로 돌아올 날이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보는 시청자들의 시각은 다양합니다. 어떤 분들은 아직 실종자가 남아있고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예능 프로를 편성한다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반면 어떤 분들은 세월호 추모 분위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고 슬픔을 강요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부담스럽지 않은 한도 내에서 웃음을 줄 수 있는 예능프로의 방영을 허용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과연 예능 프로의 방영, 어떻게 봐야 할까요? 양측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역시 판단은 독자 여러분의 몫입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서 쓴 것이기에 본 기사의 의도와 다른 부분도 있다는 것 또한 말씀드립니다.

1. 언제까지 슬픔만을 강요하나요? 국민들에겐 활력이 필요해요

▲ 25일 방송을 재개하는 MBC '사남일녀'(MBC 제공)

세월호 참사 뉴스 보면서 저도 참 많이 울었고 분노도 했어요. 지금도 실종자 구조 소식 보고 분향소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들 보면 정말 가슴 아픕니다. 전 국민이 슬퍼하고 있는 게 맞아요.

그런데 사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잖아요. 뉴스도 점점 새로운 소식이 없어지고 계속 반복되는 소식만 전하잖아요. 이렇게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만 들었다가는 온 나라가 무기력증에 빠질 거 같아요.

위로하고 슬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겐 지금 활력이 필요해요.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해요. 그런 면에서 저는 예능 프로 방영을 찬성하고 있어요. 언제까지 슬퍼하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물론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크게 웃을 수는 없죠. 저도 모든 예능 프로를 다 방영하자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어느 정도는 방영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슬픔을 위로할 수 있는 예능이라면 정말 좋죠.

생각해보세요. 매번 뉴스는 똑같은 소식만 전하잖아요. 그리고 요즘 뉴스를 믿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나요? 요즘 공중파 뉴스보면 뭔가를 숨기는 느낌이 들어서 싫어요. 차라리 그 시간에 조금이라도 웃음을 줄 수 있는 방송을 봤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에요. 앵무새 뉴스보다 예능이 더 보고 싶다 그 말이에요.

슬픔을 강요하고 가공된 소식만 듣는 것도 이젠 정말 지겹습니다. 우리에겐 지금 위로와 활력이 필요하다구요.

2.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예능이라뇨?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는 아닐지...

▲ 25일 방송을 재개하는 MBC '나 혼자 산다'(MBC 제공)

세월호 참사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고 화도 많이 납니다. 그런데 이 시국에 예능 프로를 다시 한다는 소식을 접하니까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네요. 지금 마음놓고 웃을 수 있는 상황인가요?

아직 실종자들이 다 발견되지도 않았고 사건은 여전히 미스테리에요. 천안함 때는 거의 한 달 넘게 예능 프로를 안했잖아요. 학생이 수백명이 죽은 지 이제 겨우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벌써 예능 프로를 하겠다는 자세가 정말 보기에 좋지 않네요.

슬픔을 강요하고 있다는 말은 저도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어떤 분 말마따나 지금은 '국상'이나 다를 게 없어요. 여전히 온 국민이 슬퍼하고 그러면서도 살아 돌아오는 이가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직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 말입니다.

그리고, 이럴 리는 없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예능을 다시 하겠다고 하니까 미심쩍은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속속 정부의 무능함이 드러나고 공중파 뉴스에서도 이제 그 이야기들이 나오니까 슬그머니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려고 예능 프로를 방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천안함 때와는 분명 다른 태도에요.

아직 세월호는 끝나지 않았어요. 이대로 예능 프로를 허락하면 결국 모든 예능 프로가 돌아올 거고 그렇게 되면 또 세월호는 잊혀지겠죠. 지금은 계속 세월호를 지켜보고 슬퍼해야하는 시점입니다. 예능은 정말 지금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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