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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4.04.25 19:55

[임동현의 뒷통수뉴스] '연예인 중 최고 금액', 아직도 기부를 돈으로 판단하나요?

세월호 참사 연예인 기부 소식 전하는 일부 언론들의 여전한 '돈 위주' 보도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이 슬픔에 잠겼습니다. 모두가 바라는 기적은 아직도 일어나지 않고 있고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것은 희생자들의 숫자입니다. 유족들과 친구들의 울음 소리는 지금도 계속 귀에 들려옵니다. 정부의 늑장 대응과 안전 불감증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모든 대한민국의 문제가 세월호 참사로 다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을 위해 연예인들이 자발적으로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분향소에 조문을 가기도 했습니다. 이 기사를 쓰는 25일에도 양현석 대표가 5억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들렸고 강호동, 설경구 송윤아 부부, 추성훈 등이 기부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또한 수지도 익명으로 기부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이 익명으로 기부를 한 것이 뒤늦게 알려진 경우도 많습니다. 박신혜, 박경림, 엠블랙 이준 등이 대표적인 경우죠. 이준은 자신의 본명인 '이창선'이란 이름으로 기부를 했습니다.

▲ 익명 기부가 뒤늦게 밝혀졌던 박신혜 ⓒ스타데일리뉴스

사실 이런 연예인들의 기부는 당연히 칭찬을 해야 마땅합니다. 아픔을 같이 나누겠다는 마음을 보여준 것이니까요. 배우 김보성의 경우 아직 개인 빚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1천만원을 기부하며 "이것밖에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했죠. 그리고 직접 분향소를 찾아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동안 좋지 않았던 김보성의 이미지는 다시 '의리의 사나이'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분들은 이 연예인들의 기부를 '이미지 관리' 혹은 '홍보'라고 비하하기도 합니다. 어떤 이들은 일일이 기부 금액을 따지며 '이것밖에 안하냐'라는 말까지 하기도 합니다.

과연 아픔을 같이 나누려는 이들을 그렇게 매도해도 되는 것일까요? 물론 개인적으로 의심은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유가족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위로와 정성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들의 진심을 매도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썩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렇게라도 아픔을 나누려하는 마음 자체를 비난할 이유는 사실 없습니다.

또한 이들의 기부는 일반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연예인들의 기부를 보면서 사람들도 너도 나도 조금이나마 위로를 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정치는 3류지만 국민은 1류'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입니다.

▲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위해 5억원을 기부한 양현석(SBS 제공)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좋은 분위기에 초를 치는 기사 제목을 봤습니다. 25일 모 매체의 기사 제목을 볼까요? '양현석 5억 기부, 연예인 중 최고 금액'. 부제에는 아예 뒤에 느낌표까지 달았습니다. '최고 금액'을 강조하는 뉘앙스였습니다.

과연 '최고 금액'을 강조하는 것이 올바른 기부 보도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일부 사람들이 연예인 기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은 마치 경쟁적으로 '누구 얼마, 누구 얼마' 식으로 기부 사실을 보도하고 3억을 낸 스타를 '개념 스타'라고 추켜세우는 언론 기사의 영향도 분명 있다는 생각입니다.

금액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성입니다. 연예인들이 익명 기부를 요구하는 것도 요란스럽게 알려지는 것보다 조용히 뜻에 동참하려는 정성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언론의 보도는 여전히 금액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연예계 최고 금액'이라는 말은 대체 왜 나온 것일까요?

크든 작든 기부가 이루어지는 것은 정말 반갑고 힘이 나는 일입니다. 금액보다 성금을 낸 정성이 우선이 되어야함에도 여전히 금액에 목을 매는 듯한 일부 언론의 자세는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금액보다 정성을 더 우선하는 기사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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