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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방송
  • 입력 2014.04.25 12:03

'앙큼한 돌싱녀', 로맨틱 코미디의 꾸준함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주상욱 이민정 배우 인생의 반전, 캐릭터 매력으로 '뻔함' 상쇄시켜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로맨틱 코미디는 누구나 좋아한다. 일단 내용이 재미있고 주인공은 소위 '잘나가는' 선남선녀 배우들이 맡게 된다. 엎치락뒤치락 로맨스도 재미있고 배우들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리고 짜릿한 러브신과 해피엔딩. 반할 만한 요소가 충분한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다.

24일 종영한 MBC '앙큼한 돌싱녀'는 로맨틱 코미디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어필이 가능한 드라마였다. 이혼한 남편이 잘 나가는 사업가로 변신하자 그를 다시 차지하려는 여자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이민정과 주상욱이라는 배우가 연기한다는 것은 분명 구미를 자극할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시기였다. 공교롭게도 '앙큼한 돌싱녀'는 당시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던 SBS '별에서 온 그대' 마지막 방송이 있는 날에 2회 연속 편성을 하는 전략을 짰다. 하지만 그 전략은 실패했다. 1회를 '별에서 온 그대'에 같은 시간에 방영한 것이 결국은 패착이 됐다.

게다가 상대는 '감격시대'와 '쓰리데이즈'라는 대작들이었다. 물론 '앙큼한 돌싱녀'도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는 있었다. '별에서 온 그대' 종영 이후 빠져나갈 로맨틱 코미디 팬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게 어긋났다. 적극적인 홍보가 다소 아쉬웠다.

일단 '앙큼한 돌싱녀'는 기대보다 낮은 시청률로 종영을 했다. '별그대' 종영 이후 수목드라마 시청률이 전체적으로 반토막으로 나누어지고 천하의 대작들도 두자릿수를 겨우 넘겨서 정상을 차지하는 '도토리 키재기'가 전개됐지만 '앙큼한 돌싱녀'는 그 속에서도 정상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 24일 종영을 맞은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출처:방송 캡쳐)

하지만 '앙큼한 돌싱녀'의 9% 시청률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그간 톱스타를 기용해도 4~5% 시청률에 허덕였던 MBC 수목드라마의 부진을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다. 8~9% 시청률이라 해도 꾸준함을 잃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이들이 이 드라마를 꾸준히 시청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로맨틱 코미디의 가장 큰 단점은 '뻔하다'는 것이다. 결말을 다 알고 봐야하는 장르라는 것이다. '앙큼한 돌싱녀'는 그 뻔함을 캐릭터의 매력으로 메우려했고 그것이 결국 주효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이 드라마로 주상욱은 '실장님 전문배우'의 꼬리표를 뗄 기회를 얻었다. 물론 잘 나가는 사업가의 모습에서는 여전히 '실장님 배우'의 모습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것을 뒤집는 모습을 드라마에서 보여주면서 스스로 고정된 캐릭터를 깨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민정 또한 선입견을 어느 정도 벗기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이민정은 이름값은 있지만 대표작이 없는 배우였다. '빅', '내 연애의 모든 것' 등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출연하는 드라마들이 시청률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이름만 있는 배우"라는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민정은 자신의 대표작으로 '앙큼한 돌싱녀'를 내세울 수 있게 됐다. 그것만으로도 이민정은 배우 인생의 반전을 맞이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앙큼한 돌싱녀'는 대작의 틈바구니에서도 '로코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꾸준한 사랑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소소하지만 유쾌한 재미를 줬던 '앙큼한 돌싱녀'는 비록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재미있는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될 수 있었다는 것을 가장 큰 의미로 삼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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