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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2.07.08 17:37

[권상집 칼럼] 서혜진 PD VS. 미스터트롯2

미스터트롯의 신화 서혜진 PD와 미스터트롯2의 정면충돌

▲ 미스터트롯2 예고편 방송 캡처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상반기 방송계 최대 이슈는 서혜진 TV조선 제작본부장의 보직해임 및 퇴사 소식이었다. 2018년 SBS에서 자리를 이동한 후 TV조선의 모든 예능과 드라마 제작을 주도하며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등 열풍을 주도한 인물이었다. 그녀가 TV조선을 떠난다는 뉴스는 또 다른 풍문을 낳으며 화제를 모았고 그녀의 이후 행보엔 결국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충분히 쉬며 또 다른 기회를 준비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서혜진 PD는 독립제작사인 크레아스튜디오 설립과 동시에 올해 하반기 MBN을 통해 <불타는 트롯맨>을 선보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참고로, 서혜진 PD가 제작본부장에서 내려온 당일 TV조선은 대대적으로 <미스터트롯2> 런칭을 알렸다. 남자트롯 오디션이라는 맞대결을 서혜진 PD는 선택했다.

서혜진 PD는 방송계에서 알아주는 승부사다. 그녀는 다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생각과 색깔을 명확히 드러낸다. 타고난 감각과 트렌드를 주도하는 능력자라는 평가가 따르지만 자신감과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극적이라는 양 극단의 평가가 존재하는 상황을 서혜진 PD는 부정하지 않는다. 능력주의자인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음을 당당하게 언급한다.

서혜진 PD가 주도한 <미스트트롯>이 신드롬 현상을 일으킨 2020년 TV조선은 5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상파를 포함 국내 모든 방송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 수치였다. 그 동안 능력 있는 A급 PD는 많았으나 특정 PD의 영향력으로 종편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국내 방송사 최고의 시청률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사건은 방송계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다.

▲ 서혜진 피디 (TV조선 제공)

그러나 서혜진 PD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TV조선과 그녀의 견해 차이는 꾸준히 방송계에서 흘러나왔고 올해 초 다른 OTT로 서혜진 PD가 영입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서혜진 PD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 측과 이견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진솔하지만 때로는 직설적인 서혜진 PD와 안정적인 변화와 시도를 강조하는 회사의 대립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서혜진 PD가 보직해임된 당일 TV조선이 <미스터트롯2> 지원자 모집과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한 건 그녀와 <미스터트롯>이라는 킬러 콘텐츠가 완전히 결별했음을 알리는 시그널이었다. 해당 콘텐츠를 브랜드화한 인물이 콘텐츠의 브랜드에서 떨어져나가자 서혜진 PD는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이제 그녀는 <미스터트롯2>가 지닌 브랜드 파워를 무너뜨려야 한다.

서혜진 PD와 노윤 작가는 직접 MBN 채널에서 <불타는 트롯맨> 홍보를 통해 남자 트로트 오디션의 새 변화가 시작될 것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노윤 작가는 전작 <미스트롯>에서 지원자에게 모두 빨간색 드레스를 입혀야 한다고 말한 트로트 오디션 열풍을 기획한 인물이다. 서혜진 PD와 노윤 작가가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은 제대로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방송계 PD는 물론 콘텐츠산업 내 다수의 전문가 사이에서도 <불타는 트롯맨>과 <미스터트롯2> 중 누가 웃을지 아무도 확고히 대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스터트롯2>의 브랜드가 워낙 막강하지만 예능 및 오디션에선 작가와 PD의 역량이 상당히 중요한 만큼 그 누구도 어느 프로그램이 우위에 설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결과는 하반기에 판가름 날것이다.

핵심 승부처는 두 가지다. 첫째, 누가 더 참신하고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느냐에 있다. 지원자 풀이 제한되어 있다고 하지만 어딘가에는 분명히 흙 속에 묻힌 보석이 있다. 서혜진 PD와 TV조선은 이 부분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다. 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인물이 아닌 대중이 지금까지 몰랐던 보석을 찾기 위한 지원자 모집 경쟁이 시작된 이유다.

둘째, MC 김성주, 가수 장윤정, 작곡가 조영수, 예능인 붐 그리고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 정동원 등 <미스터트롯>의 신화를 만든 스타들이 어느 쪽 포지션에 서느냐에 있다. TV조선은 이미 <미스터트롯2>의 MC도 김성주가 맡을 것임을 미리 밝혔다. 탁월한 섭외 역량으로 유명한 서혜진 PD를 1차 블로킹한 셈이다. 여기에 물러설 서혜진 PD도 아니다.

오디션은 명분일 뿐 자존심을 건 서혜진 PD와 <미스터트롯2> 제작진의 본격적인 경쟁의 서막이 열렸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기업경영트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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