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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방송
  • 입력 2022.06.26 08:22

‘국대는 국대다’ 하태권, 현역 이용대와 끈질긴 승부… 이용대, 2게임 선승으로 경기 최종 승리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2004 아테네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인 ‘레전드’ 하태권이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현역’ 이용대에게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승리를 향한 집념으로 몸을 불사지르는 ‘투혼’을 발휘하며 가슴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25일 방송한 ‘국대는 국대다’ 16회는 배드민턴 역사에 길이 남을 두 명의 스타, 하태권과 이용대의 역대급 명경기가 펼쳐지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주종목인 ‘복식’이 아닌 1:1 ‘단식’ 경기로 승부를 보게 된 두 사람의 혹독했던 훈련 과정을 비롯해, ‘듀스’까지 갈 정도로 짜릿했던 ‘창과 방패’의 대결 현장이 몰아치며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했다.

 

먼저 이용대의 훈련 과정이 공개됐다. 단식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코트 커버력을 위해, 중학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2코트 훈련’을 감행한 이용대는 이어 특별한 비밀 훈련인 ‘흑막 훈련’을 진행했다. 네트에 암막을 치고 어디서 올지 모르는 셔틀콕을 쳐내는 연습에 적응한 이후로는 셔틀콕의 색깔마저 검은색으로 바꿔, ‘극악의 난이도’로 페이스메이커 전현무-배성재-홍현희-김동현-김민아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이용대는 “단식으로 나를 이길 수 있다는 하태권 선배의 자신감에 내가 더 당황했다”라면서도, “선배의 경기 스타일을 빠르게 파악해 무조건 이길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하태권은 아테네올림픽 시절 자신의 감독이자, 이용대를 국가대표로 발굴한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을 특별 감독으로 영입했다. 상대가 이용대라는 이야기에 “기권해”라고 농담한 김 감독은 하태권의 연습 상대로 배드민턴 고등부 1인자인 오재혁 선수를 데려와 즉석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하태권은 체력적으로 우월한 19세 오재혁 선수를 상대로 여전한 기술력을 드러내는가 하면, ‘크레이지 보이’다운 샤우팅 세리머니로 오 선수의 범실을 유도하는 등 노련한 경기를 펼쳐 21:19로 승리했다. 가능성을 보여준 하태권의 모습에 김중수 감독은 “현역 시절의 모습이 나왔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드디어 찾아온 경기 당일, 본 경기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김중수 감독님이 하태권 선배 쪽에 있어서 마음이 상한다”, “이용대 가족의 응원을 지켜보자니 내가 이길 것 같다”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뒤, 지인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시합에 돌입했다. 경기는 국제 배드민턴 단식의 규칙을 그대로 적용해 21점 내기 3게임, 3전 2선승제로 진행됐다. 드디어 시작된 1게임에서는 이용대가 강력한 스매시로 첫 포인트를 따왔으나, 하태권이 날카로운 공격력을 통해 연속 2점을 가져와 “이를 갈고 왔다”는 평을 자아냈다. 이후 이용대가 2연속 득점한 2:3 상황에서는 무려 34번의 랠리가 이어진 끝에, 체력적으로 열세인 하태권의 스매시가 라인 아웃됐다. 현장을 지켜보던 관객들은 숨 막히는 랠리가 끝난 후 박수갈채를 보냈다.

긴 랠리마다 점수를 뺏기며 흐름이 끊긴 하태권은 라켓을 바꾸거나 허벅지에 스프레이를 뿌리며 시간을 끄는 전략을 꾀한 뒤, ‘전매특허’인 대각선 스매시 공격을 통해 6:10으로 따라붙었다. 진영을 바꿔 시작된 후반전에서는 셔틀콕 리턴을 길게 바꾸는 전략을 통해 9:11까지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이용대가 갈고 닦은 헤어핀 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뒤, 중요한 순간에서 세 번의 범실이 이어지며 13:21로 1게임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2게임에서 하태권은 “광기로 경기를 하라”, “즐기면서 하라”는 김중수 감독과 페이스메이커의 조언에 힘입어 ‘텐션’에 시동을 걸며 선제 득점을 따냈다. 4:4 상황에서 파워 스매시를 연달아 내리꽂으며 6:4로 달아난 하태권은 이후로도 길어지는 랠리에서 기습 헤어핀 공격으로 7:4를 만들었다. 결국 하태권이 11:8로 먼저 인터벌에 도달한 가운데, 전현무는 “형님이 신나니까 (경기가) 된다”는 독려를 아끼지 않았다. 반면 이용대는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는 경기에 급격히 당황한 면모를 보이며, “이러다간 내가 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후반부에는 하태권의 ‘강스매시 폭격’과 이용대의 ‘명품 수비’가 연속으로 맞붙으며, 관객들의 짜릿한 환호성을 자아냈다. 하태권이 달아나려 하면 이용대가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가 이어졌고, 결국 20:20 ‘듀스’ 상황이 됐다. 이후로는 이용대가 2점을 연속으로 따내며, 경기는 20:22으로 아쉽게 마무리됐다. 이용대는 2게임 선승으로 이날 경기의 최종 승자가 됐다.

치열했던 승부 후, 하태권은 바닥난 체력을 들키지 않기 위해 홀로 경기장 뒤에서 숨을 고르는 모습으로 또 한 번 뭉클함을 안겼다. “정말 이기고 싶었다”던 하태권은 “내가 주인공이었던 하루가 되게 행복했다. 이런 날이 다시 나에게 올까?”라며 눈물 가득한 소감을 전했다. 이용대는 “하태권 선배의 열정 넘치는 모습을 지켜보고, 파이팅 가득한 경기를 함께 하면서 나 또한 그 나이까지 노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선배이자 ‘은사’를 향한 존경심을 표했다.

한편 스포츠계 ‘레전드’가 ‘최강 현역’을 상대로 마지막 승부에 나서며 진정성 가득한 감동을 안기고 있는 MBN ‘국대는 국대다’는 다음 방송에서 탁구 김택수 vs 유승민의 ‘레전드 대 레전드’ 경기를 선포한다. ‘국대는 국대다’는 7월 2일(토) 밤 9시 2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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