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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4.04.11 09:10

[김윤석의 드라마톡] 골든크로스 2회 "역설, 정의는 항상 승리한다!"

세상이 정의로운 이유와 정의가 반드시 승리하는 이유에 대해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정의는 항상 승리한다. 정의는 강하기 때문이다. 아니 강하기 때문에 정의다. 강하다는 것은 정의로울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의 눈이 하나여야 한다면 그렇게 만들면 된다. 해가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져야 한다면 오늘부터 해가 뜨는 쪽이 서쪽이 된다. 진실도 거짓으로 만들고 거짓도 진실로 바꾼다. 그렇게 모두가 믿게끔 만든다. 그래서 승리하는 것은 항상 정의가 된다.

힘없고 가난한 자가 부와 권력을 손에 쥘 수 있는 방법이다. 몸을 팔거나, 양심을 팔거나, 아니면 아주 운이 좋았거나. 그나마 사법고시는 자신의 재능과 노력만으로 신분상승을 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10년을 죽을 각오로 노력해서 겨우 말단검사가 될 수 있었다. 보통사람들에게는 대단해 보이는 자리지만 누군가에게는 손가락 하나로도 얼마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다. 오빠가 검사가 되었다고 했을 때 강하윤(서민지 분)는 얼마나 든든하고 뿌듯했겠는가. 그러나 오히려 검사인 오빠를 지키기 위해 강하윤은 몸을 팔아야 한다.

▲ KBS 제공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 인정받는 방법이다. 딱 한 번 눈만 질끈 감는다면. 딱 한 번 자신의 양심을 속일 수만 있다면. 누구보다 정직하게 올곧은 삶을 살았을 때보다 양심을 팔고 돈을 벌어왔을 때 가족들은 더 기뻐해주고 있었다. 다시 양심을 찾으려 했을 때 가족들은 그깟 양심이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었다. 죄를 지을 수 없는 아버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작고 무능한 이름뿐인 가장의 자리였다. 가족을 위해 몸을 팔아야 했던 강하윤이 아버지를 동정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아직 강도윤(김강우 분)은 무엇도 희생하지 않은 채다. 모두가 강도윤을 지켜주고 있었다. 어쩌면 강도윤이 보는 세상은 아직 투명하고 맑을 것이다. 부정과 부조리조차 투명하고 맑다. 그래도 가족을 위해 아직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생각에 강하윤은 힘을 낸다. 아버지를 위해 무언가 도움이 되어 줄 수 있다.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주어야 할 노조위원장이 대량의 해고가 발생할 은행의 불법매각을 지지하고 있다. 자신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것은 동고동락하던 동료은행원들이었지만 누구도 그의 편에 서려 하지 않는다. 언론이라고 사실을 전하고 도움을 구했던 짱돌뉴스의 기자 길상준(박병은 분) 역시 특종을 위해 딸 강하윤을 이용하려다가 결국 위험에 빠뜨리고 만다. 하기는 이것에 바로 권력의 힘인 것이다. 반칙으로 권력을 얻고 반칙으로 그 권력을 유지한다. 권력자의 반칙은 자연스럽게 그 아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권력자의 반칙은 정의다. 권력을 얻고 권력을 유지하는 이 사회의 법칙이다. 강도윤이 믿는 정의다. 양심을 저버린다면 얼마든지 잘먹고 잘살 수 있다.

서동하(정보석 분)는 그러한 현실의 모순의 첨단에 위치한 인물일 것이다. 지금의 지위를 손에 넣기 위해 결혼이라는 형식으로 자신을 김재갑(이호재 분)에게 팔았다. 아내 김세령(이아현 분)이 보란듯이 다른 남자와 부정을 저지르며 문란한 생활을 하고 있어도 끝내 모른 척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이유인 것이다. 아내는 포기할 수 있지만 아내의 뒤에 있는 장인 김재갑의 영향력은 포기할 수 없다. 그것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 김재갑의 집에 들어와 살며 무엇하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그러나 만족하며 살아간다. 그런 억압된 현실에서 서동하에게 강하윤은 유일한 자기것이며 설레이는 대상이었을 것이다. 어찌보면 가련한 인간이다. 그 억눌린 자신이 튀어나와 자신조차 통제할 수 없이 강하윤을 죽이고 만다. 그가 죽이고 싶었던 것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억압된 현실이 아니었을까. 강도윤이, 아니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행복한 미래이기도 하다.

보는 내내 강주완의 올곧음이 답답하게 여겨진 것은 비단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강주완을 동정하면서도 끝내 그의 편에 서주지 않는 동료직원들 역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마음에 안들지만 아버지를 윽박지르는 강도윤의 말에도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었다. 솔직하게 서동하가 부럽다. 그렇게 부와 권력과 명예를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그저 유복하게만 자란 그의 딸 서이레(이시영 분)는 누구보다 정의로운 검사가 되어 있었다. 지독한 역설이다. 평생을 정직하게 살아온 강주완의 아들 강도윤보다 부패한 관료 서동하의 딸 서이레가 검사로서 더 사명감에 투철하다는 것은. 정의조차 가진 자의 전유물인 것이다. 정의롭기 위해서도 무언가 손에 쥐어야 한다.

강주완을 협박하여 자백을 받아내는 과정이 조금은 허술하고 억지스럽다. 굳이 시한폭탄이라는 과격한 수단을 사용해야 했을까. 블러핑일 수도 있다. 강주완을 굴복시키려 허풍을 떨어 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박희서(김규철 분)가 보여주는 기득권의 무도함일 것이다. 강주완의 자백을 받아내는 폭력적인 수단과 그를 통해 거짓을 진실로 만들고 정의로 바꾸는 과정을 보여준다. 무력한 한 개인이 그렇게 죄인이 되어 버린다. 그것도 자신의 친딸을 살해한 흉악한 살인범이. 경찰서에서 경찰이 바로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정의란 믿을 수 있는가.

마이클장(엄기준 분)은 오로지 자신의 기준만을 고집한다. 천진할 정도로 어린아이 같이 고집을 세우며 강요한다. 거침없는 그의 말과 행동들은 그가 가진 힘을 보여주고 있을 것이다. 서동하조차 그에게는 우습다. 두려움도 꺼리든 것도 그에게는 없다. 지독하다. 강하윤을 비롯 강주완의 가족을 불행으로 몰아넣는 원흉이다. 그러나 강주완 가족 누구도 그를 모른다.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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