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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음악
  • 입력 2014.04.10 15:39

잇달은 음원유출 사고, '노이즈 마케팅?'

소녀시대 엑소 씨엔블루 등 음원 유출, '강경 대응'은 없고 이름만 더 알린 셈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엑소의 신곡 '중독'의 음원이 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음원 유출'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신보를 내놓은 가수들마다 '음원 유출' 소식이 빠지지 않고 전해지고 저마다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그 날의 난리로 끝날 뿐, 결국 음원 공개 때까지 유야무야 넘어간 것이 현재의 상황이었다.

지난 2월 컴백을 앞두던 씨엔블루는 타이틀곡 'Can't Stop'이 음원공개 직전 유출이 되자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며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 신곡 '중독'의 음원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엑소(SM엔터테인먼트 제공)

'미스터 미스터'로 화려하게 컴백하려던 소녀시대도 '미스터 미스터'의 일부분이 일본 아이튠즈를 통해 공개되면서 컴백이 늦춰졌고 에이핑크는 컴백을 앞두고 4집 음반 재킷 이미지가 유출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에서 든 예만 봐도 눈치챘을 것이다. 최근 잇달아 벌어지는 '음원 유출'을 단순한 '사고', 혹은 누군가의 악의적인 행동이라고 보기가 어렵다는 것을.

컴백을 앞둔, 컴백을 공지한 가수들에게 계속 생겨나고 이를 통해 검색어 순위에 이들의 이름과 곡이 올라오고 그러면서 자연히 홍보가 되는 기현상이 최근 가요계에서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음원이 유출되면 소속사들은 '강경 대응', '당사자 처벌' 등을 이야기하지만 현재 음원 유출을 누가 했는지, 이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음원의 녹음과 유포가 손쉬워졌고 그렇기에 최초 유포자를 잡아내기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을 보면 음원유출이 악의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기가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 일단 소식이 들리면 그 음악 제목과 가수가 실시간 검색어에 포함이 되고 자연히 입소문과 궁금증이 커지기 마련이다. 그것을 찾기 위한 검색 자체가 결국은 홍보가 된다.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다. 심지어 언론 보도 등을 보면 곡의 인기를 이야기하며 '음원유출'을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 'Can't Stop' 음원이 유출되자 경찰 수사를 의뢰했던 씨엔블루(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렇게 되면 '음원유출'은 인기곡을 만들기 위한 '통과의례', 혹은 인기가수가 한번쯤은 앓아야하는 '몸살'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이 정도 되면 음원 유출은 이제 누군가의 악의적인 범죄가 아니라 인기를 위한 소속사의 자작극이라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최근 가요계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소위 '노이즈 마케팅'도 불사해야한다는 일부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음원유출 소식이 통과의례처럼 인식되는 사례가 계속 된다면 사람들은 음원 유출의 문제점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불신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음원을 유출한 이를 처벌할 근거가 없어지게 된다. 이는 곧 재산권을 행사할 근거가 없어진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악동뮤지션이 음반 발매 직전 서울숲에서 청음회를 열면서 팬들의 동영상 촬영, 핸드폰 녹음 등을 허용하며 음원을 고의로 유출시킨 예는 차라리 신선하다. 음원 유출이 하나의 자작극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현재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중에게 무조건 기다림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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