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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교수
  • 칼럼
  • 입력 2022.04.05 09:31

[권상집 칼럼] 올해도 BTS를 허락하지 않은 그래미의 권위(꼰대) 의식

시대적 트렌드와 열풍을 외면한 권위는 권위가 아니다

▲ 방탄소년단(BTS)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기대를 모았던 BTS의 그래미상 수상 소식이 올해도 아쉽게 좌절되었다. BTS의 그래미상 수상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자 하이브의 주가는 그래미상 발표 당일 아침부터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상이 불발된후 곧바로 회사의 주가는 하락했다. BTS 수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았지만 그래미상 수상 실패로 인한 실망도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BTS가 수상 후보로 오른 분야는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분이었다. 지난해 ‘버터’라는 노래로 BTS는 가장 오랜 기간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기록했고 글로벌 음악시장을 기준으로 했을 때도 가장 독보적인 문화 지배자로서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음악계 평가가 이어졌다. 올해 그래미상 수상 불발은 그래서 더 아쉬운 측면이 크다.

그래미상이 매우 보수적이라는 평가는 늘 존재해왔다. 독보적인 인기나 신드롬보다 아티스트의 음악성을 중시한다는 보수적 평가, 그리고 보이그룹 등에게 유독 엄격한 평가 방식 등은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실제로 BTS 전에도 뉴키즈온더블록, 백스트리트보이즈 등 보이그룹,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스눕 독 등은 그래미상에서 늘 배제되어왔다.

그래미상은 보이그룹에게만 배타적인 것도 아니다. 보이그룹은 아이돌일 뿐 아티스트가 아니라고 평가하는 그래미상의 엄격한 평가는 백인종 이외 뮤지션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1984년 그래미상 최다수상(8개)을 기록한 마이클 잭슨 조차 1987년 후속 음반인 Bad가 전 세계적인 인기와 음악계 찬사를 받았음에도 그래미상 수상에 실패했다.

그래미상은 예전부터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음악상이라는 평가가 있었음에도 2010년 이후 매년 지속적인 비판을 받았다. 이미 세계 음악의 중심이 미국에서 유럽과 아시아로 재편,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대적 트렌드를 인정하지 않았다. BTS가 지난 10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열풍을 받았음에도 그 열풍 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물론, 올해는 그래미도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본상 4개 부문 등에서 흑인 등 비백인 및 여성에게 수상의 기회를 부여하며 음악성과 함께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매년 수상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며 그래미상의 권위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을 외면한 상의 권위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빌보드차트에서 순위가 높고 음반 판매량이 많다고 꼭 수상을 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래미상이 말하는 음악성은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모호하기에 인종차별, 보이그룹 배제 등의 이슈가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BTS의 음악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없었기에 이번 수상 실패는 되려 그래미상의 또 다른 논란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그래미상의 수상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 BTS는 이미 지난 10년간 빌보드에서 가장 많은 1위를 기록한 아티스트이며 전세계적인 팬덤을 유지하고 있는 뮤지션이다. 음악산업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고 뮤지션에 대한 평가도 다양해지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건 그래미지 BTS가 아니다. 2022년 그래미는 음악성과 다양성의 기회를 모두 놓쳤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기업경영트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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