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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천설화 기자
  • 공연
  • 입력 2022.02.17 13:23

민병훈 감독, 미디어 아티스트 첫 개인 전시

▲ 민병훈 감독

[스타데일리뉴스=천설화 기자] <포도나무를 베어라>, <터치>, <사랑이 이긴다> 등을 연출한 민병훈 감독이 청담동 아이프와 호리 스페이스 갤러리 두 곳에서 미디어 아트로 전시 개인전을 갖는다.

오는 2022년 2월 22일부터 3월 19일까지 열리는 ‘영원과 하루’ 전시는 영화감독에서 미디어 아티스트로 변모하는 민병훈 감독의 신작 ‘안개처럼 사라지리라’를 포함해 19편의 미디어 영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의 주제이자 제목인 ‘영원과 하루‘는 민병훈 감독이 수년간 제주에서 바다와 숲을 거닐며 자연의 이미지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현대인의 공동체와의 단절로 외로움과 고통을 겪는 분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 ‘영원과 하루’ 전에 뚜렷하게 감지되는 특징 중 하나는 단순한 일상의 표면에 밀착하는 연출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시간적 사건들이다. <이터널리>(2022), <기억의 땅>(2022)과 같은 미디어 작품들은 평범한 자연의 느슨한 시간을 그리며, 그 안에서 어떤 풍경이 반복되는지, 또는 자연의 내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자세히 관찰하는 쪽을 택한다. 

민감독은 카메라 렌즈의 객관적 기록을 바탕에 둔 채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압축과 이미지’ 행위를 적극 활용 한다. 이번 작품 중 <삶이 흐르는 곳에서>(2022), <침묵의 시간>(2022), <시간의 집>(2022) 등에서 뚜렷이 확인할 수 있는 이런 연출은 이미지의 강렬한 존재감과 함께 영상적 의미가 특정 프레임 안에 고정되는 걸 차단하며 잊기 힘든 순간을 만들어 낸다.

민병훈 감독이 거둔 가장 주목할 성취 중 하나는 영화의 어떤 고정된 상(像)을 계속해서 변형하며 영화 형식의 자유로움과 그 역동성을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점이다. 민병훈 감독은 단편에서부터 장편에 이르기까지 일찌감치 장르와 장르, 현실과 환상 사이의 벽을 빠르게 넘나들며 하나의 키워드로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을 만들어 낸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영화 속 세계의 고정된 질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이때 동시에 기억해야 할 건 민병훈 감독이 단지 질서를 뒤틀고 예술적 순간에만 몰입하지 않고 항상 우리가 당면한 현실에 시선을 고정한다는 점이다. 민감독은 자연의 바람과 기억을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를 손에 들고 제주 곳곳을 돌아다니는 여정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이번 미디어 영상은 자연 이미지의 순순한 조형성과 시간과 공간의 리듬을 자유롭게 실험한다는 맥락에서 아방가르드 영화 운동의 ‘실험 영화’로도 이해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사유를 영화 형식 속에 녹여내는 ‘시적 필름’의 사례로 읽을 수도 있다.

다큐멘터리 문법의 비관습적 변주와 확장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시도하고 있는 민병훈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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