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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1.11.23 21:00

[박수빈의 into The book] #2. 그래서 MBA가 업무에 어떤 도움을 주나요?

- 도서 ‘더 늦기 전에 MBA 가면 어때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수업은 일 전만의 인사이트 얻을 수 있어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 도서 '더 늦기 전에 MBA 가면 어때요?'

지난번 시리즈를 통해 MBA가 어떤 곳인지, 입학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정리하자면, MBA는 실무 경영 지식을 공부하고 실질적인 경영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곳이다. 때문에 그 대상은 현직에 있는 실무자로, 직장과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야간에 수업이 이뤄진다. 

또 학교를 선정하고 각 학교의 모집 요강을 살펴본 후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추천서와 자기소개서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차근히 챙기고 영어 점수의 경우 학교마다 기준이 다르기에 잘 살펴봐야 한다. 

이렇게 준비한 MBA, 내 커리어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 만큼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다. 금번 시리즈에서는 저자들의 업무에 MBA가 업무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경영기획 담당자의 MBA 

▲ 출처 Unsplash

MBA에 입학한 이후 자기소개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기획’팀이면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느냐는 것이었다. 소속된 팀의 R&R을 간결하게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면서 보편적인 기획업무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됐다. 다양한 사람들의 글을 보며 회사마다 기획 업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업종과 회사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기획이라는 업무에 요구되는 공통적인 역량이 어느 정도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회사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회사 내·외부의 경영 환경과 시장 환경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여러 부서와 협업하는 능력, 자료를 분석하는 능력, 숫자를 보는 감각도 기획 업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MBA 수업은 기획자로서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만약 재무·회계 지식이 부족하다면 MBA 수업을 통해 관련 지식을 쌓으며 경쟁사를 비롯한 타사의 경영 실적을 분석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또한 마케팅 수업을 통해 자신이 소속된 업계뿐만 아니라 국내외 다양한 업종의 시장 환경과 각 기업의마케팅 전략을 배우며 자신이 소속된 회사에 적용할 아이디어를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교수님의 수업뿐만 아니라 원우들과 지식을 나누는 것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업계에서 대리·과장·차장급으로 실무를 맡고 있거나 팀장급 이상으로 재직 중인 원우들이 토론과 발표를 통해 공유한 지식은 수업 못지않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또 공부와 업무를 하는 데 동기부여도 된다. ‘조직행동론’, ‘사회적 자본과 네트워크’ 등 조직 내 구성원이 맺는 네트워크에 대한 지식을 쌓는 수업도 타 부서와 협업하는 데 도움이 됐다.

마케팅 담당자의 MBA 

▲ 출처 Unsplash

같이 근무하던 선배가 저에게 해준 말 중 마음의 짐처럼 항상 남은 말이 있다. 

“지식이 없는 경험은 맹목적이고 경험이 없는 지식은 공허하다.”

뼛속까지 마케터로서 실무에 있는 내가 바로 맹목적인 상황이었다. 경험에 따르면 이렇게 일 추진하는 것이 맞는데, 과연 이게 이론적으로 설명이 될까 하는 의문이 항상 따라다녔다. 10년간 쌓은 경험치를 이론과 접목시키고 싶은 마음이 커졌고 결국 MBA의 문을 두드렸다.

결론적으로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숙제를 얻었다. 도제식으로 일을 배워 충분한 이해 없이 하던 일에 대한 근거를 교수님의 설명과 교재와 각종 아티클에서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내수시장만 바라보던 내게 교수님들이 내주신 과제들은 다소 빡빡하긴 했지만, 국제 시장에서의 마케팅 트렌드와 발전 방향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같은 마케터 원우들의 실제 업무 사례를 듣는 것 또한 개인적으로 매우 유익한 경험이었다. 

다만 절반의 숙제는 앞으로도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마케팅은 소비자와 기업 사이에서 유기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정형화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떨 때는 1+1을 인풋(Input)으로집어넣었는데, 아웃풋(Output)으로 0이 나오기도 하고 100이 나오기도 한다. 마케터는 100을 뽑아내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1+1을 집어넣고 있고, MBA에서는 1+1을 ‘왜(Why)’ 집어넣는지에 대해 배운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뜻하지 않은 소득을 얻기도 했다. 사실 MBA는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다루는 학문이기에 마케팅에 특화되었다고 할 수 없는데, 이 부분이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했다. 그동안은 마케터의 입장으로만 바라봐서 이해가 안 되던 회사의 전략 방향이나 재무관리, 지원팀과의 예산 싸움 등을 조금 더 객관화된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어떠한 방향으로 논리를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팁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MBA에 동기로 입학한 수많은 재무관리자의 도움을 얻었다. 이것 또한 MBA의 이점 아닐까.

물류 담당자의 MBA 

▲ 출처 Unsplash

정유회사에 물류 담당 파트로 입사해서, 약 15년을 이쪽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어느덧 사내외에서 물류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아마존의 물류 혁명부터 쿠팡의 로켓 배송까지, 세상 모든 사람이 물류에 지대한 관심이 생긴 세상을 경험하고 있으니 세상이 참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어떻게 보면 고루해 보이고, 어떻게 보면 최신 트렌드인 물류 영역에서 MBA를 통해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먼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수업이 있었다. ‘조직행동론’에서 조직을 이끌고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방법, ‘경영과학’에서 수많은 의사결정을 수리적으로 나타내고 성공확률을 더 높이는 방법(특히 공장과 물류센터의 위치나 효율성 측면과 직접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수업에서 계산해볼 수 있다), ‘생산 및 운영관리’에서는 회사의 각종 인프라를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관리회계’에서는 고정비와 변동비 같은 개념을 알려줘서 물류 관련 일을 하는 분들께 바로 현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과목들이라 생각한다.

또 ‘협상론’, ‘경영전략’, ‘마케팅’ 등의 기타 다양한 과목들도 실무에서 도움이 될 만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과거 업무적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협상하는 일을 자주 경험했는데, 학교의 협상론 수업에서 실제 협상했던 경험 이상으로 단기간에 여러 협상 상황을 배우고 진땀이 나도록 연습해볼 수 있었다.

이런 수업 외에 더욱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사람들이 일하는 분야의 흐름과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류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지속적인 흐름이 발생하는 분야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죠. 선제적으로 환경 변화를 이끌 수도 있고, 혹은 환경 변화에 대응해 시시각각 흐름을 바꿔줘야 할 수도 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만 하다 보면 외부의 시각이나 사회의 변화에 상대적으로 둔해지고, 내부적인 시각에만 갇혀 있을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본인이 담당하는 분야의 전문가 소리를 들을 정도로 깊게 파고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즘에는 나 말고 내 주위가 어떻게 변화해가는지 빠르게 캐치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경험하고 이해하는 데 MBA가 많은 도움이 됐다.

도서 '더 늦기 전에 MBA 가면 어때요?'는 MBA 입학부터 졸업까지의 모든 것을 담은 도서다. 학교생활은 물론 자신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예비 후배들에게 따듯한 조언을 남긴다. MBA 진학을 고민하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저자들이 전하는 다양한 팁을 접해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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