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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 2% 아쉬움을 남긴 '검은 태양'
'검은 태양', 복잡한 서사를 매끄럽게 풀지 못한 아쉬움
2021년 10월 30일 (토) 1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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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니스트 risktaker@hansung.ac.kr

   
▲ 김지은, 남궁민, 박하선 (MBC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올해 방송계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작품은 MBC의 창사 6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검은 태양>이었다. 신인 작가의 작품에 15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하고 3년 가까이 공들여 제작한 것만 봐도 이 작품에 MBC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시청률 불패를 유지하는 남궁민이 주인공 한지혁 역을 맡았기에 기대치는 더욱 높았다.

<검은 태양>은 첫 회 시청률 7.2%에서 시작해 3회에 9.8%까지 돌파하며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주인공의 복잡한 서사가 존재했지만 영화를 연상케 하는 다양한 액션 장면 그리고 음모론과 중국의 마약 밀매 조직 화양파의 등장 등은 시청자들에게 초기에 긴장감을 유빌하기엔 충분했다. 시청자의 반응은 인터넷에서도 폭발적으로 나타났다.

안타깝게도 <검은 태양>은 그 이후 시청자에게 긴장감을 유발하지 못하고 조금씩 내리막길을 걸으며 최종 8.8%의 시청률로 마무리되었다. 드라마를 평가하는데 시청률이 가장 중요한 지표는 아니지만 시청률 20% 공약을 내걸며 14kg 중량까지 한 남궁민 그리고 작품에 공들인 제작진 입장에서 보면 분명 예상을 밑도는 아쉬운 성적표임엔 틀림없다.

<검은 태양>은 여타 정보기관을 다룬 영화 또는 드라마와 다른 길을 걸으려는 면모가 보였다. 국정원을 모티브로 한 수많은 국내 영화와 드라마는 정보기관 요원들의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에 초점을 맞춘다. 조직에서 버려지는 요원의 심리적 갈등이 중간에 그려지기도 하지만 정보기관 소재 작품의 일관된 특징은 히어로와 거대악의 대결로 요약된다.

이 부분을 작가 및 제작진 역시 고민했을 것이다. 액션을 토대로 거대 마약 조직 등을 척결하는데 초점을 둔다면 시청률은 분명 성공했겠지만 <미션 임파서블>, <아이리스> 등의 아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MBC가 창사 60주년 특별기획을 내세운 점 그리고 ‘금토 드라마’를 편성하면서까지 동일한 스토리로 승부를 거는 건 모양새도 좋지 않다.

그러나 이 부분을 지나치게 고려하다 보니 시청자에게 다소 불편한 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드라마는 마약 조직과 중국 접경지역 등에서 활약하는 블랙요원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다가 이후 조직의 적폐세력과 그 배후세력 등이 복잡하게 등장했다. 12부작으로 얽혀 있는 서사를 압축적으로 전개하다 보니 스토리의 유기적 연결성이 다소 취약해졌다.

<검은 태양>은 정보기관이 기존에 해왔던 다양한 적폐를 청산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조직으로 국정원이 변혁한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정치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드라마 초반에 긴장감을 불어넣어준 마약 조직 화양파 그리고 거대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백모사(유오성)의 역할과 비중이 증발하며 다수의 시청자가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정보기관을 소재로 한 작품의 차별화에 주력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검은 태양>이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으려 했다면 애초에 확실하게 작품의 방향성을 설정해야 한다. 주인공 한지혁이 마약 밀매 조직 및 거대악에 맞서는 히어로 액션에 방점을 찍을 건지 아니면 정보기관 내부의 권력 투쟁과 정치 싸움에 방점을 둘 건지 노선을 정했어야 한다.

시청자들은 주인공 한지혁을 소화하기 위해 배우 남궁민이 14kg 가까이 중량하며 다양한 운동과 사격 등 액션 훈련을 해왔기에 <검은 태양>에서 한국판 <미션 임파서블>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3회에서 주인공의 액션이 그려지며 시청률은 9.8%까지 치솟았다. 거대악에 맞서는 요원들의 액션과 위기탈출을 시청자들이 여전히 선호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뻔한 액션이 싫었다면 애초에 정보기관 드라마가 한 번도 다루지 못한 조직 내부의 사내정치와 권력투쟁 그리고 정치권의 압력 등에 제대로 초점을 맞추었다면 작품의 완성도는 높아졌을 것이다. <하얀 거탑>이 최고의 수작으로 지금까지 평가 받는 이유는 의술이 아닌 병원 내부의 권력 투쟁과 천재의사의 권력욕, 야망을 세밀하게 그렸기 때문이다.

<검은 태양>은 아쉽게도 시청자들에게 이 부분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 액션과 서사, 권력 투쟁 등을 모두 잡으려고 하다 보니 스토리가 산만해지며 결국 복잡하게 꼬이고 말았다. 그렇다 보니 스토리 중간 중간 나타난 반전은 <검은 태양>의 완결성을 더한다기보다 결점이 더욱 두드러지는 요소가 되었다. 시청률이 조금씩 하락한 이유이다.

물론 이번 작품이 실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검은 태양>은 OTT 플랫폼 웨이브의 주간 이용 순위에서 1위를 유지했으며 포털의 실시간 톡에서도 시청률이 높았던 다른 드라마보다 훨씬 높은 24만 건의 의견이 기록되었다. <검은 태양>은 최종회에서 시즌2를 기대하는 장면으로 막을 내렸다. 시즌2가 권력과 서사, 액션의 길에서 방향성을 잃지 않는다면 훨씬 완성도 높은 수작이 될 것이다. MBC가 <검은 태양>의 속편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기업경영트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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