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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1.11.01 17:59

'세버그'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진 세버그로 빙의됐다

시대의 아이콘 진 세버그의 짧고 드라마틱 했던 생애 재조명

▲ '세버그' 메인포스터(블루라벨픽쳐스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크리스틴 스튜어트에 대해 아는건 엘로우 페이퍼들이 앞다퉈 보도했던 스캔들 뿐이다. 그녀 출연작 중 '트와일라잇'이라는 전후후무한 흥행 영화 시리즈가 있음에도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오는 4일 개봉하는 '세버그'는 예외로 둬야 할듯 싶다. 주인공으로 분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1960년대 프랑스 누벨바그 시네마의 아이콘 진 세버그로 빙의되어 과감하고, 다양한 표정으로 열연했기 때문이다. 

1965년부터 1970년까지 프랑스와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던 진 세버그를 담은 영화 '세버그'에 대한 해외 평가는 후하지 않다.

일단 1960년대 당시 유럽에서 유망주로 꼽혔던 진 세버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고, 지금도 패션 리뷰어 혹은 영화팬들에 의해 회자되는 그녀는 지금 봐도 독특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거기까지.

1979년 진 세버그가 프랑스 파리 외곽 자신의 승용차에서 자살했을 당시도 사후 온갖 루머를 담은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지만, 보도는 타살 보다 자살에 무게를 두고 보도됐다.

왜 진 세버그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는지에 대해서는 미 헐리우드도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함구했다. 그 배경은 하나다. 미 정부의 개입 때문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마녀사냥이 원인이다.

전후 서구문명사회에서 가장 자유롭고 풍요로왔던 미국에서 그것도 툭 건들면 깨질 수 밖에 없는, 이제 막 유망주로 성장하던 아이오와 출신의 여배우를 상대로 악명이 높던 존 에드가 후버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측근들의 노골적인 마녀사냥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1968년부터 1979년까지 프랑스와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던 유망 여배우 진 세버그 한명을 놓고 대대적인 도감청과 압박을 가했던 곳은 미 연방수사국 뿐만이 아니다. 인종차별에 익숙한 당시 미 의회, 심지어 정보국과 언론사도 포함됐다.

진 세버그와 친구, 가족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고, 집안까지 들어와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묵고 있던 호텔 옆방에 붙어 불법 녹취까지 감행했으며, 유력 언론사를 통해 인신공격도 서슴치 않았다.

막판에는 진 세버그가 미국에서 배우 생활을 못하도록 다양한 압력을 행사했다. 단지 미국 인종차별에 맞서던 흑인과 만나 사랑을 나누고, 후원하고 지원했다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백인과 불륜을 저질러도 용서되지만 유색인종은 안된다는 것.

'세버그'(감독 베네딕트 앤드류스)의 출연진 라인업도 화려하다. 진 세버그 역에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비롯해 과격 흑인인권단체 블랙팬더 리더 하킴 자말 역에는 안소니 마키, 이어 당시 FBI 도감청 음성 전문가 잭 솔로몬 역에는 잭 오코넬이 분했고, 마가렛 퀄리, 재지 비츠, 빈스 본이 참여해 드라미틱하고, 스타일리시한 '세버그'로 꾸몄다.

▲ '세버그' 보도스틸컷(블루라벨픽쳐스 제공)

누벨바그의 아이콘 진 세버그의 짧았던 생애

장 뤽 고다르 감독의 1959년작 '네 멋대로 해라'에서 지난 9월 타개한 프랑스의 전설적인 배우 장 폴 벨몽도와 열연했던 진 세버그.

훗날 리차드 기어가 주연을 맡아 영어명 '브레드리스'(숨가쁜)로 1983년 미국에서 리메이크 된 해당 영화는 프랑스 누벨바그 시네마의 전성기를 알렸고, 30mm 핸드헬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당시로썬 파격적인 영상과 쪽대본까지 병행하며 세계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랬던 진 세버그가 1965년 미국으로 돌아와 겪었던 모든 사건들은 영화 '세버그'를 통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마냥 기괴하고 파괴적인 당시 미국 사회의 단면을 드러냈다.

인권이라고는 눈꼽 만치도 없던 시절의 젊고 세련됐던 한 명의 유망주를 어떻게 짓밟아 버리고 뭉개 버리는지를 영화 '세버그'가 제대로 보여준다.

예지림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고 블루라벨픽쳐스가 수입한 영화 '세버그'는 레트로 무비답게 당시의 심플한 패션의상과 미술세트를 보여준다. 오는 4일 극장에서 개봉하며 러닝타임이 102분으로, 15세 이상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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