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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1.10.11 20:03

[S톡] '오징어 게임' 프리퀄로 가나요?

쌍문동에서 사라졌던 오일남 캐릭터, 다시 한 번 볼 수 없을까

▲ 31일 핼로윈데이까지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게재될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화면 컷(넷플릭스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지난 9월 17일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공개됐을 때, 국내 매체와 여론의 반응은 냉담과 비판이 잠시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상황이 역전된 건, 불과 공개 이틀도 안되서 였다.

9월 19일 포브스를 비롯해 북미 매스컴들이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일제히 호평하며 "꼭 보라"고 권유하기 시작했던 것.

그뒤부터 '오징어 게임'이 약 90개국에 자사 콘텐츠가 공급되는 넷플릭스에서 전체 1위를 달성하는데는 보름 밖에 안걸렸다. 

'오징어 게임' 글로벌 신드롬 뒤에 찾아올 시즌2 쉽지 않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첫회 첫 게임부터 아이들이 하는 단순한 놀이라고 홍보하더니 이내 잔혹한 장면들이 여과없이 쏟아졌다.

이 시리즈는 첫회부터 9회(마지막회)까지 수백, 수천개에 달하는 유튜브 리뷰와 매스컴 보도를 통해 비인간적인 게임과 잔혹한 장면 등으로 논란이 컸지만, 캐릭터들이 처한 빈곤과 절박함에 대한 공감도 그만큼 확장됐다. 그런 때문일까. 시즌2가 빨리 나오길 바라는 팬들은 국내 보다 해외가 더 많아 보인다. 

넷플릭스 인기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각본과 연출을 담당했던 황동혁 감독은 8일 시즌2 제작과 관련해 CNN과의 인터뷰에서 "프런트맨(이병헌 분)의 과거, 준호(위하준 분)의 스토리안에 넣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기부터 복잡해진다. 황동혁 감독은 10년 동안 투자 제작을 거절당했던 '오징어 게임' 시나리오는 총론에 따른 빅픽쳐를 이 시리즈 속에서 여러차례 드러났다.

이를테면 드라마속 게임 참가자 1번 오일남 할아버지(오영수 분), 마지막 참가자 456번 성기훈(이정재 분)은 이 극의 시작과 끝을 상징하고 있다.

따라서 시즌1은 마지막 참가자 456번의 에피소드인 셈이고, 매 시즌을 거듭할 수록 1번 오일남의 프리퀄(과거)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부제에도 썼듯이 배우 오영수가 열연한 1번 노인 오일남 캐릭터가 자꾸 눈에 밟힌다. 극중 그는 비오는 날 저녁 쌍문동 편의점에서 성기훈(이정재 분)과 만나 라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실 때도 자신이 쌍문동에서 살았다며 동네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다.

필자 뿐 아니라, '오일남이라는 노인이 과거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사연을 안고 살았는지' 이 시리즈 시청을 끝까지 종주한 시청자들에겐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와 반대로 '오징어 게임' 1회부터 9회까지 모두 시청한 일부 해외 영화 리엑션 뷰어들과 누리꾼들의 반응은 좀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가령, '오징어 게임'이 스핀오프의 형태로 한국이 아닌 각국의 전통적인 아이들 놀이를 빌어 글로벌 버전으로 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의 뇌피셜이지만, '오징어 게임'(Squid Game)이 "자국 아이들 놀이 중 하나로 제목이 바뀔 수도 있다"라고 전망하고 있다. 

감당할 수 없는 채무와 빈곤에 처한 이들은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든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지? 

이처럼 해외 누리꾼들 중 몇몇은 자국 서민들의 사연도 얼마든지 소개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적어도 이 부분 만큼은 황동혁 감독의 상상을 뛰어넘은 셈.

▲ 넷플릭스 역대급 시리즈 '오징어 게임' 1번과 456번 참가자 오영수와 이정재 컷(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 과연 어디까지 갈까

한국 최초 역대급 글로벌 드라마로 등극한 '오징어 게임'이 과연 어디까지 갈까 곱씹어보면, 그간 내놓은 비수같은 작품을 통해 적체되거나 방치됐던 사회 현상을 다뤘던 황동혁 감독의 시선을 따라가면 더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극중 1번 참가자 오일남이라는 캐릭터를 관찰하다 보면 답이 보이지 않을까. 가령, 쌍문동에 살았다는 70대의 이 노인은 전반에 걸쳐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과거와 현재에 비춰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캐릭터다.  

따라서 신원호 PD가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1980년이 나오지 않았듯,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상상해볼 수 있는 사연 또한 오일남이 30대였던 1980년대가 아닐까 하는 뇌피셜이 자꾸만 아른거린다. 

부연하자면, 황동혁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가 사회 현상과 가족애에 주목하고 있다는 걸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소설가 전상국의 원작 드라마 '아베의 가족'(MBC, 1980)이 떠오르는 '마이 파더'(2007), 장애인 인권 유린의 현장을 다룬 '도가니'(2011),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수상한 그녀'(2014), 위기에 처한 역사 속에서 계급사회의 불통과 비정함을 다룬 '남한산성'(2017) 등은 모두 황동혁 감독이 직접 각본과 각색 그리고 연출을 담당했던 작품이다. 덧붙여 그의 작품들은 개봉 전후로 흥행 성공은 물론 사회적 반향도 불러 일으켰다.

아울러 황동혁 감독의 첫 시리즈 '오징어 게임'도 사회 병리 현상을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는 국가도 방치한 빈곤, 사회 어디에도 탈출할 기회조차 없는 실업자와 채무자의 현재진행형을 다뤘다. 

반면 경쟁사회에서 밀려나 길바닥에 나앉은 서민계층을 바라보는 부유층들의 냉혹한 시선 등이 엿보인다. 양극화에 따른 사회 병리현상의 시뮬레이션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 '오징어 게임' 오영수 컷(넷플릭스 제공)

한편 지난 7일 미국의 대표 뉴스채널 NBC는 '오징어 게임 센세이션의 비하인드'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오징어 게임'이 북미는 물론 역대급 드라마로 성공한 흥행의 이유를 보도했다.

그중 하나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시청률 급증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팬데믹 이후부터 미국 시청자들이 해외 여행을 가지 않는 대신, 안방에서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 40개국의 드라마를 통해 여행의 갈증을 소비했다"라며 '오징어 게임'의 인기 비결을 부연했다.

이제 '오징어 게임'은 한국에서 만든 드라마로 끝나지 않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라고 하지만 넷플릭스 주가가 역대급으로 급상승했고 각국 매체들도 이런 현상에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가 금지된 중국에서 연관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중국에서 제조된 불법 해적판과 드라마속 짝퉁 유니폼이 글로벌유통사이트 이베이에서 버젓이 판매되는 이 부정적인 현상은 넷플릭스와 한국, 미국 외교부가 중국 당국에 지적해야할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일부러 방조한 한국 콘텐츠 저작권 침해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자국 시장을 보호 한다는 명분으로 '오징어 게임'의 방영을 막고, 되려 불법복제 DVD와 관련 소품과 의상을 해외로 판매하는 행위는 시장 경제 체제를 대놓고 부정하는 행위다. 상황에 따라 국가적 고립의 빌미가 될 수 있어 중국 정부의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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