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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방송
  • 입력 2021.09.12 10:19

'실화탐사대' 사람의 감정 이용해 수억 원 빚 떠넘긴 분양업체의 정체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어제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치유를 이유로 딸을 폭행하고 잠적한 남편과 시댁 가족의 실체와 부동산 대박을 미끼로 사회초년생을 노리는 분양업체의 유혹 이야기를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5살 딸 지율(가명)이가 내복 차림으로 남편과 함께 외출한 뒤 사라졌다. 아이를 찾아 나선 하선(가명) 씨는 4시간 후 남편이 자주 다니던 한 사찰에서 충격적인 상태의 아이를 발견했다. 손에는 빨간 염주가 칭칭 감겨 있었고, 온몸은 멍투성이였던 것.

아이의 온몸이 멍들게 때린 사람은 아이의 큰고모, 즉 남편의 친누나였다. 그런데 더 놀라웠던 사실은 아이가 폭행을 당하는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손을 잡은 사람이 바로 아이의 아빠인 남편이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 자리에는 시댁 식구들이 모두 모여서 퇴마의식을 지율(가명)이에게 자행했다. 큰고모는 지율(가명)이를 치유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그 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잇달아 일어났다. 남편은 사과의 말 한마디 없이 일방적인 이혼 통보를 남기고는 집을 나가버렸다. 아파트 관리비, 아이 유치원 비용 등 모든 생활비를 끊어버리고 재난지원금까지 가져 가버린 남편은 만삭이었던 하선(가명)씨의 출산 때도 함께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말을 맞춘 듯 연락이 되지 않는 시댁 식구들.

퇴마의식으로 포장된 폭행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다른 절의 신도들과 스님은 물론, 큰고모의 딸과 어린 조카들을 포함해 시댁식구 대부분이 끔찍한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남편은 자신의 누나인 큰고모의 말을 무조건 믿고 따르고 있다는 지인의 확인이 나오면서 시청자들에게 답답함을 주었다.

하선(가명)씨는 '실화탐사대' 제작진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자 시댁식구들을 찾아갔다. 하지만 큰고모는 하선(가명)씨를 노려보며 창문을 닫아버리고 어떠한 대꾸도 하지 않았고, 다른 시댁식구들 또한 문을 걸어 잠그고 경찰에 신고까지 하는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였다. 남편은 부인인 하선(가명)씨의 전화를 끝까지 받지 않고 피하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을 화나게 했다.

결국, 올해 7월 이들을 아동학대로 형사고소를 했고, 현재 남편과 큰고모, 작은고모 등이 아동 복지법 위반에 신체적 학대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되었다.

한편, 인연을 찾기 위해 ‘소개팅 앱’을 시작한 영준(가명) 씨. 어느 날 외모부터 성격, 목소리와 말투까지 완벽한 이상형 여성이 나타났다. 실제 만남에서도 호감을 표시하고,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그녀와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는 영준(가명) 씨. 하지만 핑크빛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부동산 쪽에서 일하고 있다던 여성은 그를 분양대행사로 데려갔고, 영준(가명)씨는 대출의 늪에 빠졌다.

신도시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 투자를 권유하는 그녀의 말을 믿고 억대 계약을 한 영준(가명) 씨. 하지만 매달 받을 수 있다던 월세는 오간 데 없고 결국 대출 빚만 떠안게 된 상황. 그런데 영준(가명) 씨와 똑같은 상황에 처했다는 남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하나같이 수억 원의 빚이 생긴 피해자들의 상대는 달랐지만, 소개팅 여성들이 일한 회사는 같았다.

'실화탐사대' 취재진의 카메라에 확인된 분양대행사의 실체는 충격적이었다. 취업준비생들이 혹 할 만한 조건의 채용공고를 내고 신입사원으로 뽑은 후 소개팅앱으로 사회초년생 남자를 노리라고 교육했다는 것. 신입사원 교육 현장 녹취는 더욱 놀라웠다. 교육생들에게 ‘투자자가 다른 투자처를 얘기하면 무조건 방해하고 자신들이 추천하는 곳으로 유도하라. 우리의 목표는 계약이다. 돈 벌 때는 물불을 가리지 마라.’ 등의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했다. 계약을 따내기 위한 그들의 계획은 생각보다 더 치밀하고 전략적이었다.

대출브로커의 존재 또한 충격적이었다. 그들은 신용이 낮은 사회초년생들에게 불법대출의 방법을 알려주고 두 자릿수의 높은 이자율을 떠넘기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빚의 늪으로 밀어 넣었다. 사회 경험이 거의 없는 사회초년생들은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입장을 듣기 위해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분양대행사를 방문했지만,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들어간 상황. 분양대행사 대표는 전화상으로 인터뷰 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 없이 회사에 피해가 가는 내용의 방송이나 기사가 나갈시 언론중재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메시지만 남기며 더 이상의 반응을 보이지 않아 시청자들을 또 한 번 화나게 했다.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이야기를 전하는 MBC '실화탐사대'는 매주 토요일 밤 8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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