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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방송
  • 입력 2021.09.05 10:18

'실화탐사대' 머지포인트, 누가 폭탄을 만들었나 · 공포의 질주

▲ '실화탐사대' 제공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어제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환불 대란의 원인이 된 머지포인트 경영진의 배임 · 횡령 의혹과 차량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로 저수지에 빠져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을 공개했다.

해독주스 1위 브랜드를 설립한 청년 사업가 권 씨 남매는 차세대 유니콘 기업을 꿈꾸며 머지포인트 사업을 시작해 약 1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성공을 거두는 듯 했다. 하지만 얼마 전 머지포인트 본사에는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큰 이슈가 되었다.

현금으로 포인트를 구입해 식당, 편의점, 마트 등에서 사용하도록 한 모바일 결제 수단 머지포인트. 다른 업체와 달리 20%의 할인율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지난 8월 11일, 돌연 포인트 판매를 중단한 머지포인트. 이유는 두 가지 업종 이상 포인트 사용 시 업체 등록이 필요함에도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

과거 경영에 두각을 나타냈던 권 씨 남매는 머지포인트 1대 대표 권민기(가명), 현 대표 권지선(가명)이다. 머지포인트 1~3대 대표 모두 같은 성씨로 가족회사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

MBC '실화탐사대'는 머지포인트 운영사의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손익계산서상에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적자가 200억이라는 내용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경영진은 포인트를 더 발행해 현금보유액을 늘리는 것에 집중했다는 사실. 또한 감사록에는 경영진의 횡령과 배임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권 씨 일가가 이용했던 오피스텔 겸 호텔의 월세 보증금을 회사가 지급했고, 관계사인 부동산 임대업 머지□□, 모바일 상품 판매업 머지△△간의 수상한 정황들이 포착됐다.

또한, '실화탐사대'의 추적이 계속되자 권 씨 남매와 관련된 제보들이 쏟아졌다. 대부분 개인의 비리에 대한 내용이었다. 경영진 가족들의 명의로 약 5억 원의 머지포인트가 쌓여있었고, 자신들이 다니는 교회와 방송사에 매달 수천만 원의 기부를 회사 돈으로 한 사실이 드러났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경영진은 1대 경영진은 ‘결제 수수료로 운영비를 사용한 것이고, 많은 부채는 고객들의 혜택이 장부상으로 마이너스로 기록된 것일 뿐이다. 또한 개인 돈으로 머지포인트를 사서 가족들에게 준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현재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 뛰어다니고 있다.’며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을 화나게 했다.

서울경찰청은 전자금융거래법에 규정된 선불전자지급 수단 발행업자 미등록 운영 혐의로 8월 25일 머지포인트 운영사를 압수 수색했고, 전·현직 경영진 3명은 출국금지 처분이 내려졌다.

한편, 지난 6월 21일, 인천의 한 저수지에서 차량이 침수,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故 손정복 씨가 몰던 SUV 차량이 갑자기 저수지로 돌진한 것. 작년 12월 새 차를 구입한 손 씨는 사고 당일 혼자서 낚시터로 향했다. 운전 경력 21년의 베테랑 운전자였다는 손 씨는 74세의 나이에도 남다른 건강을 자랑했다. 가족들은 손 씨의 부검 결과 음주나 건강 이상은 없었다며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블랙박스 전체 영상을 '실화탐사대'에 공개했다. 영상 안에서 차량의 갑작스러운 굉음과 함께 ‘왜 브레이크가 밟히지 않지?’, ‘차가 왜 이러지?’라는 손 씨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가족들은 손 씨가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해도 좁은 길에서 차가 두 번의 큰 충돌이 있었기 때문에 그 이후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저수지를 향해 돌진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음향분석 전문가와 자동차 전문가의 의견 역시 같은 상황.

국과수에서는 침수로 인해 차량 급발진의 원인을 밝힐 수 없다는 결과를 내놓았지만 가족들은 납득할 수 없었다. 사고에서 급발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EDR(사고기록장치) 검사 결과가 없었기 때문. 더구나 EDR은 차량 침수나 시동문제와 상관없이 분석 장치만 연결하면 확인할 수 있지만 문제는 다른 지점이었다. EDR을 분석할 수 있는 기기는 자동차회사마다 달라서 제조사를 통해서만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가족들은 EDR 분석의뢰를 하기 위해 해당 차량 제조사와 통화를 했지만, 제조사는 ‘당사 전 차량의 경우 급발진 보호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어서 급발진 사고로 인정된 사례는 한건도 없다. 정 확인을 하셔야 한다면 저희 사업소로 입고해주셔야 한다.’고 대답했다.

'실화탐사대'의 취재가 시작되자 경찰은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경찰관계자는 ‘해당 자동차 회사 담당자와 협조해 가족들 참관하에 EDR 분석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고, 제조사 측 또한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지 않아서 사고에 대해서 잘 몰랐고, 경찰과 협의해 EDR검사를 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이야기를 전하는 MBC '실화탐사대'는 매주 토요일 밤 8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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