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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헌터 "드라마의 활력소 최다혜 어린이..."
점점 더 강해지는 적, 그러나 긴장은 없다.
2011년 07월 08일 (금) 07: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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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azzasi@stardailynews.co.kr

   
 
이윤성(이민호 분)에게 대책없이 들이대는 대통령의 철없는 막내딸 최다혜(구하라 분)의 캐릭터를 보고 있자면 문득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원작에서 초반 시티헌터 사에바 료가 가정교사를 맡게 되는 류진카이의 보스 류진 노부오의 딸 류진 사야카다.

물론 사에바 료가 류진 사야카의 가정교사가 된 것은 류진 노부오의 강요 때문이었다. 류진 노부오로부터 의뢰비 1억엔을 빼앗아 일주일만에 다 써버린 원죄로 가정교사로 위장하여 류진 사야카의 보디가드를 하게 된 것이었는데. 하긴 드라마 <시티헌터>에서도 이윤성이 최다혜의 가정교사를 맡게 된 것은 대통령 최응찬(천호진 분)의 강요 아닌 부탁 때문이었다.

결국 나중에는 시티헌터의 실력을 알고 그 힘에 매료되어 그를 쫓아다니게 되는 여고생 사야카와, 한 눈에 이윤성에게 반해 그를 유혹하기 위해 체면이고 염치고 불구하고 자신을 한껏 내던지는 최다혜의 캐릭터와, 그나마 사야카는 카오리의 질투를 유도했던 반면 최다혜는 김나나(박민영 분)에게 질투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는 굴욕을 당하고 있다. 최다혜도 사야카처럼 어느 순간 흐지부지 사라질 것인가.

그리고 또 하나 최다혜를 통해 보게 되는 것이 원작에서의 시티헌터 사에바 료의 대책없는 들이댐이다. 일단 여자이고 미인이라 생각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체면과 염치를 차리지 않는다는 점도 닮았다. 한껏 비장하게 무게를 잡다가도 여자와 관련해서 한 순간에 가볍게 풀려버린다는 점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주체할 수 없이 이야기가 무거워지는데 최다혜가 등장하는 순간 갑작그레 분위기가 코미디로 바뀌어 버렸다. 이윤성과 최다혜를 합치면 바로 원작의 시티헌터 사에바 료가 되는 것일까?

어쩌면 대통령 최응찬에게 모든 비밀을 밝히는 마지막 열쇠가 있는 듯하고. 최응찬이 결론을 내기까지 최다혜 역시 이진표(김상중 분)의 광기어린 복수극으로부터 예외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어쩐지 중간에 흐지부지 사라지지 않은 이상 시티헌터의 다른 한 부분을 맡아 한 번 쯤은 반전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최다혜가 이윤성으로부터 사격을 배우는 장면은 그를 위한 복선이 될 수 있을 터다. 최응찬마저 복수의 대상이 되어 마냥 희생당하기에는 그동안 최응찬이 보여 온 모습들이 아쉬워지는 거이다.

아무튼 역시나 5인회의 네번째라고 갈수록 그 난이도가 높아진다. 이경완은 소심했으며, 서용학은 소리만 컸고, 김종식은 야무지지 못했다. 그에 비하면 천재만은 과감하고 잔인하며 치밀하기까지 한 악당으로서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28년 전 사건에 대해 희생자인 특수부대원들을 국가의 중요한 기밀을 빼돌리려던 반역자로 만들고, 혹시나 과거의 일이 밝혀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랜 친구인 김종식마저 서슴없이 죽일 것을 말한다. 아니 자신의 비리에 대해 추적해 들어오자 친구 김종식의 아들 김영주를 실제 죽이려 하고 있다.

28년 전 사건에 대해 비밀문건을 입수하고 파기하려 시도하는 모습에서 확실히 한 발 빠른 철두철미함일 것이다.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적. 힘과 머리, 더구나 독심마저 갖추고 있다. 만만치 않은 하수인까지 있어 이진표가 직접 나섰어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과연 천재만 다음이 최응찬일까? 아니면 천재만을 처리하면서 최응찬까지 나서게 되는 것일까? 그도 아니면 천재만을 응징하고 최응찬과 관련해서 비로소 본격적으로 이윤성과 이진표가 충돌하게 되는 것일까? 천재만 다음이라면 더 강하고 까다로운 상대일 텐데 - 하긴 현재 경호실 직원들이 최응찬을 응징하려는 시티헌터를 막아서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재미없다.

일단 천재만에서 5인회는 어느 정도 정리하고 바로 이진표로 넘어가지 않겠는가. 그동안의 최응찬의 모습에서 굳이 응징하지 않고도 다른 5인회 멤버의 제지만 없다면 충분히 진실을 밝히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더구나 딸이 하필 최다혜다. 아예 더 이상 출연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화면에 모습을 비추는 한 우울한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천재만을 파멸시키기 위한 이진표의 은밀한 접근과 마침내 그런 이진표의 꼬리를 잡는데 성공한 검사 김영주(이준혁 분). 김종식의 일로 김영주의 이윤성에 대한 증오는 깊고, 그러나 이윤성은 그런 김영주를 위기에서 구한다. 식물인간상태가 된 김종식의 미묘한 손짓은 김영주와 이윤성의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천재만이 너무 강하게 묘사된 탓에 다른 협력자 없이는 이진표와 같은 과격한 수단을 거세당하고 이윤성이 승리할 가능성이 적다.

그렇지 않아도 어머니 이경희(김미숙 분)과도 마침내 재회하여 그동안의 오해도 풀었다. 김나나도 이윤성 자신도 다시금 청와대로 복귀하고 있었다. 그는 이제 빛의 세계에 머물 수밖에 없다. 김종식이 죽고 영원히 어둠에 한 발 걸친 채 잿빛 인간으로 살기를 바랐건만 그보다는 이쪽이 한국인의 정서에는 더 끌리는 모양이다. 여전히 빛의 세계에 머물며 단지 법의 밖에서 법질서를 지키는 문명의 히어로. 아니면 영영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거나.

어쨌거나 그래도 30년 가싸운 세월을 아들이라 부르고 아버지라 불리며 살아왔던 사이다. 자신을 살리고 대신해 죽은 박무열의 아들이며 지난 세월 그의 아들이었을 터였다. 그런데도 이진표의 복수에 대한 집념은 그런 이윤성에 대해 조금의 용서도 관용도 없다. 이윤성 주위의 배식중이나 김나나, 심지어 박무열의 아내이기도 한 이경희의 목숨마저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스스로 내뱉은 말처럼 그는 미쳐 있는 것일까?

하기는 박무열이 죽을 당시 이진표의 주위에는 아무도 살아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와 특수부대원들을 죽이기 위해 보내진 잠수함마저 떠나고 막막한 바다 위에 이진효 혼자 뿐이었다. 겨우겨우 가까스로 바다를 헤쳐 해안에 상륙하고서도 그는 오직 혼자였다. 고독감. 아마 그보다는 공포였을 것이다. 복수를 생각하지 않기에는 죽은 전우들의 목숨이 너무 억울하고, 복수를 하려 하니 저 거대한 힘 앞에 이진표는 한 사람 뿐이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아직 어린 이윤성을 이경희로부터 훔친 것 자체가 겁먹은 아이의 칭얼거림이었던 것이다. 박무열의 아들이라도 있으면 마음의 짐은 덜어지리라. 박무열의 아들이 대신해 손에 피를 묻히게 되면 그만큼 이진표의 복수도 수월해지리라. 마치 낙오된 기분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복수에 심지어 측근인 김상국(정준 분)마저 반발하고 있을 때 다시 혼자로구나. 이윤성에게 굳이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이윤성으로부터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다른 복수의 방법을 떠올리기에도 이진표는 너무 늙었다.

상투코드일까? 그러니 나를 따르거나, 아니면 나를 죽이거나. 어느 쪽이든 이진표는 더 이상 자신을 주체하지 못한다. 그는 주체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 그의 의식은 과거 전우들이 죽던 밤바다에 머물러 있고, 그의 판단도 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 자신을 제압하고 광기를 멈춰줄 것은 오로지 이윤성 뿐. 자신의 뜻을 따르거나 아니면 죽이거나.

김나나는 확실히 대단하다. 직접 이진표를 찾아가 담판을 지으며 목숨을 가지고 위협하는데도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다. 그녀 나름의 고집일 것이다. 짐이 되기는 싫다. 보호만 받는 공주도 싫다. 동료가 되고 싶다. 파트너가 되고 싶다. 이윤성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그를 지키고 싶다. 사랑을 하게 되면 그만큼 강해진다고나 할까? 초반에 비해서도 확실히 그녀는 많이 강해졌다.

최다혜의 비중에 대해 생각해 본다. 연기력이 받쳐준다면, 혹은 스케줄적인 문제만 없다면 보다 분량을 늘려 볼 수도 있을 텐데. 너무 무겁다. 칙칙하다. 이윤성 자신이 너무 가라앉아 왁자한 활력이 떨어진다. 다행히 이제 청와대로 복귀했으니. 다음주를 기대해 본다. 재미있었다.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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