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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1.08.10 14:10

음악영화 '코다' 뭉클함을 담았다... 8월 31일 개봉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 리메이크, 보다 더 진지해졌다

▲ 8월 31일 개봉 '코다' 롤링스톤 포스터(판씨네마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1월에 개최된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심사위원 특별상, 관객상, 감독상 등, 4관왕에 이어, 내년 아카데미 각본, 작품 부문 유력 후보작인 '코다'(감독 션 헤이더).

오는 8월 31일 국내 극장가에서 개봉하는 이 작품은 러닝타임 112분으로 음악영화의 진수를 양껏 보여줄 예정이다.

아울러 '물랑루즈', '킥 애스', '라라랜드' 등에서 음악 부문을 맡아 흥행은 물론 숱한 명곡들을 유행시킨 마리우스 드 브리스 음악감독이 '코다' 사운드트랙을 맡았다.

인상적인 오프닝 시퀀스

우선 '코다' 오프닝은 인상적이다. 망당대해, 그 사이로 45초 가량 진행되는 롱테이크, 간간히 들려오는 갈매기들의 울음소리를 뒤로 한 채, 그 틈을 비집고 들려오는 두 여성의 목소리.

한명은 그래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R&B의 전설 에타 제임스(Etta James), 다른 한명은 극중 주인공 루비 로시(에밀리아 존스)다. 그녀는 에타의 대표곡 'Something's Got a Hold on Me'(뭔가 날 사로 잡았어)를 목청껏 부르며, 새파랗게 질린 바닷가를 뚫어 버린다. 

어린 소녀 루비 로시가 타고 있는 배는 뒤뚱뒤뚱 흔들거리는 '앤젤리나&로즈'라는 이름의 작고 낡은 어선이다.

그렇다. 루비는 여고생 이면서 동시에 직업이 어부다. 청각장애인 아버지 프랭크 로시(트로이 코처), 오빠 레오 로시(다니엘 듀런트) 등 셋이 한 팀이 되어 겨우 잡은 쥐치들을 손질하고, 얼음고에 저장한다. 바로 이 장면이 112분을 사로잡을 음악영화 '코다'(CODA)의 오프닝 시퀀스다.

▲ '코다' 주연 루비 역을 맡은 에밀리아 존스 컷(판씨네마 제공)

'CODA' 진지하면서도 뭉클한 음악영화

8월 31일 개봉 예정인 '코다'는 지루할 틈이 없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짧고 전개가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영화는 드라메디(드라마+코메디) 장르에 충실하다.

둘째딸 루비를 제외하고 농인(청각장애) 가족인 로시 일가는 대대로 어업으로 먹고 사는 집이다. 아버지 프랭크, 루비 오빠 레오, 그리고 엄마 제키(말리 매트린)도 농인이다. 수화를 할줄 아는 딸 루비가 없으면 잡아 놓은 생선도 못팔고, 은행 대출도 엄두를 못낸다.

루시 가족이 고립된 이유는 동네 이웃 주민은 커녕, 여타 일반인과 대화 자체가 안되기 때문이라지만, 어쩌면 사회의 무관심이 뿌리 깊게 박혀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들의 무지가 더 크다.

▲ '코다' 악보에 표시된 마무리(the End)라는 뜻의 악구 화면컷(판씨네마 제공)

코다(CODA), 그 속에 담긴 두 가지 뜻

'코다'의 주인공 루비 로시는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고, 곧 성인이 된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CODA'(코다)는 'Children of Deaf Adults'라는 용어 약칭이다. 직역하면 농인(청각장애인)의 자녀를 뜻한다.

가수 뺨치는 목소리를 가진 루비가 다니는 고등학교 음악선생인 멕시코계 미국인 베르나르도 빌라로보스(에우헤니오 데르베스)의 적극적인 권유를 받아 버클리음대 입학 추천까지 받았다. 그런데도 언제까지 가족을 보살피며 살 수 있을까.

음악선생과 학교가 주관하는 '교내 음악 페스티벌'도 준비해야 하고, 어부로 아버지를 도와야 하고, 심지어 관청과 수산경매업자들의 농간과 횡포에 먹고 살 길도 막막한 루비와 그녀의 가족들. 그야말로 여고생이 감당하기엔 벅찬 일생일대 최악의 상황만이 그려진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도중 음악선생과 루비의 연습 장면에서 피아노 위에 놓인 악보를 비춘다. 그 악보에는 악장의 종결 악구로 알려진 CODA(the End) 표시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음악 영화 '코다'의 복선이자, 상징인 '마무리'다. '오로지 음악만이 이 영화의 종결을 이끌어낸다'는 의미가 담겼다.

▲ '코다' 공연 컷(판씨네마 제공)

'미라클 벨리에'가 유쾌했다면, '코다'는 사뭇 진지한 영화

판씨네마가 수입/배급하는 '코다'는 2014년 프랑스 음악영화 '미라클 벨리에'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전작이 청각장애인 가족의 유쾌하고 발랄함을 지녔다면, '코다'는 사뭇 진지하다.

간간히 터지는 코믹한 장면은 작위적이라기 보다 자연스럽고, 198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당당히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말리 매트린의 뻔뻔하고 재치 넘치는 열연이 극의 중심을 잡아준다.

'코다'는 인디영화다.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되고 작품성을 인정 받았지만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

대대적인 물량 공세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 아니라, 한 농인 가정의 우여곡절을 그린 작품이다. 그럼에도 드라마틱한 장면과 코믹한 에피소드가 어우러지며 깊게 자리잡은 차별과 극복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여름에서 가을로 이어지는 8월 31일 극장가에서 상영될 예정인 이 음악영화가 얼마나 많은 스크린을 확보할지 미지수지만, 관객들에게 더 없는 눈물과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코다' 오디션 컷(판씨네마 제공)

에타 제임스, 마빈 게이, 조니 미첼의 전설적인 노래를 들을수 있어 기뻐

영화의 백미를 장식하는 하일라이트 장면은 역시 음악영화 답게 교내 공연 무대와 대학입학, 오디션 장면이다. 

마빈 게이, 조니 미첼(Both side Now) 등 전설적인 팝 아티스트들의 명곡들을 주인공 루비 역을 맡은 에밀리아 존스가 찰지게 부르면서 극의 절정을 유도한다. 

12세 이상 관람가로 프랑스 제작진이 북미를 무대로 만든 음악영화 '코다'(CODA)는 러닝타임 112분 동안 틈 하나 없는 구성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말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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