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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4.03.09 20:25

[무비톡] 무관의 제왕, 영화 아메리칸 허슬

아카데미가 인정 못하는 영화, 흥행요건 충분함에도 국내 성적 저조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외화<아메리칸 허슬>은 3일(한국시간) 오전 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0개 부문 최다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음에도 수상에 실패해 결국 '무관의 제왕'으로 남았다. 게다가 지난 22일 국내 개봉 뒤 흥행 성적도 저조하다. 8일 영화진흥공사 집계에 따르면, 국내 박스오피스 누적관객수는 고작 148,480명이다.

반면 이 영화는 지난해 말 북미극장가에서 개봉돼 현지 박스오피스에서 1억 4,700만 달러(월드와이드 1억 1천만 달러)로 흥행 대박을 터뜨린 작품이다. <아메리칸 허슬>은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흥행 요건들이 충분함에도 성적이 형편없다.

▲ 국내 매스컴은 최근까지 영화 '아메리칸 허슬'에 관한 영화기사 보다 출연했던 에이미 아담스와 제니퍼 로렌스의 스틸컷을 기사화하기 바쁘다. 이 영화는 분명 짜임새 있는 스토리임에도 정작 보도되는 건 선정적인 장면 뿐이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제공 누리 픽쳐스)

'아메리칸 허슬' 국내 흥행 저조, 뭐가 문제일까

<아메리칸 허슬>의 국내 흥행 저조는 두 가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연령제한, 다른 하나는 아카데미 수상실패다. 이 두 가지 악재가 영화관객들의 영화 관람을 방해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기존 액션영화, 범죄물과 달리 연방수사국과 사기꾼 간의 두뇌싸움이 백미인 영화이기 때문이다.

물론 연령제한은 있으나 마나한 상황이다. 어차피 잔혹한 액션과 선정적인 장면 보다 머리싸움이 볼만한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은 청소년 보다 성인층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아카데미 수상실패가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포함 4개부문을 수상한 '노예 12년'과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각각 4위와 9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성은 둘째치고, 보는 재미가 떨어지는 영화가 흥행 가두를 달린다면 아카데미의 영향이 크다고 진단할 수 밖에 없다.

아메리칸 허슬, 스토리 구성으로는 만점

<아메리칸 허슬>은 미연방수사국(FBI)이 지난 1978년부터 81년까지 유대계 사기꾼 맬빈 와인스타인을 고용해 뉴저지 주 하원의원들과 현직 시장을 상대로 벌인 함정수사 '앱스캠'(암호명, Abscam)사건을 다룬 실화다.  

'앰스캠 사건'이란 뉴저지 출신 멜빈 와인스타인의 사기행각을 알아챈 FBI가 그를 일찌감치 포섭해, 1970년대 마피아와 이탈리아계 정치인들의 개발 비리와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고자, 당시 뉴저지 주 캠던시 시장 안젤로 에리체티를 상대로 함정수사를 펼쳐 관련자 전원을 체포한 사건이다. 영화 <아메리칸 허슬>의 주된 스토리이다.

▲ 1981년 미하원의원 뇌물스캔사건을 다룬 영화 '아메리칸 허슬'의 주인공 어빙 로젠필드(크리스찬 베일)과 실제 주인공 멜빈 와인스타인의 모습(제공 누리픽처스, 출처 美CBS 시사프로 '60분'영상)

하지만 미국은 사기꾼들의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된 사례가 거의 없다.

가령,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12번째 수상 실패를 안겨준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도 한 때 美 월가를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희대의 주가 조작 사건의 주인공 조단 벨포트를 다룬 실화다. 하지만 이 영화도 <아메리칸 허슬>처럼 국내 흥행성적이 저조하다. 흥행 요소가 분명 존재함에도 최근 아카데미 수상 실패 여파가 극장가에도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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