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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1.07.18 00:49

[권상집 칼럼] 몸값 200억, 왜 유재석인가

20년 넘게 방송예능 분야 최정상을 유지하는 독보적 존재

▲ 유재석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FA하면 스포츠 종목이 떠오른다. 이미 국내 야구와 축구에서 최고의 역량을 보인 선수들은 FA 제도를 통해 100억 이적설을 종종 터뜨려왔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방송예능 분야에서 지난 한 주 FA 몸값에서 화제에 오른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유재석이다. 유재석은 FNC엔터테인먼트 소속에서 벗어나 음악 레이블인 안테나 뮤직과 새롭게 손을 잡았다.

안테나 뮤직은 아이돌보다는 뮤지션 중심의 기획사이고 해당 기획사의 대표는 대중에게 친숙한 유희열 작곡가이다. 이미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한 인물이기에 유재석의 입장에선 유희열이 대표로 있는 기획사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데 따른 부담과 리스크가 없었을 것이다. 안테나 뮤직 입장에서도 예능으로 확장할 수 있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유희열과의 만남보다 더 화제가 된 건 바로 유재석의 몸값이다. 계약금만 100억을 넘게 투입했다고 하니 해당 계약금은 안테나 뮤직보다는 안테나 뮤직을 인수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본으로 봐야 한다. 현재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에서 더 나아가 엔터테인먼트, 금융, 게임 등 콘텐츠와 핀테크 등을 아우르며 전방위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유재석은 그 동안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MBC <무한도전>을 통해 최정상의 인기를 구가한 10년 전에도 다양한 종합편성, 케이블채널에서 상상 이상의 거액을 제시했음에도 자본의 유혹에 이끌려 손쉽게 행보를 보인 인물은 아니었다. 방송에서 활동한 이들이 외부 행사를 통해 더 많은 돈을 번 것과 달리 유재석은 자신의 브랜드 구축에 집중했다.

그는 지난 15년 간 방송 3사 연예대상을 17회 수상한 역대 최다 대상 수상자이기도 하며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두 번이나 수상할 정도로 방송예능 분야를 사실상 최정상의 위치에서 독점하고 있는 인물이다. BTS를 제외한 국내 연예인 중 모든 영역을 통틀어 가장 독보적인 영향력을 방송사에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은 유재석이 유일하다.

유재석에게 안테나 뮤직을 통해 카카오가 100억이라는 계약금을 투자한 이유이다. 업계에서는 그가 받은 계약금이 100억 이상이며 다양한 옵션을 통해 실제로 그가 받은 최종 몸값은 200억을 넘는다는 설도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상파, 케이블에 맞서기 위해 유재석이라는 빅 카드를 영입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도 긍정적 투자로 보고 있다.

항간에는 그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유재석은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에서 최소 1,200만원~최대 2,500만원의 회당 출연료를 받고 있다. 예능은 시사와 달리 재방송할 때도 출연료가 일정 부분 지급된다. 1년에 출연료만 50억에 육박하는 금액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100억은 그에겐 높은 금액은 아니다.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넘어 넷플릭스, 유튜브 등 플랫폼이 다양화되면서 유재석은 과거처럼 늘 시청률을 사로잡는 필승카드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채널은 예능 프로그램을 새롭게 제작할 때 그에게 제일 먼저 출연 섭외를 제의한다. 다양한 채널이 레드오션을 벌이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1999년 28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예능 프로그램 MC를 맡은 이래 유재석은 지금까지 23년째 국내 주요 방송사의 예능 MC를 맡고 있다. 1980년대 중/후반 심형래, 1990년대 초반 주병진, 1990년대 중/후반 김국진이 예능에서 최정상의 인기를 구가했지만 유재석처럼 20년 넘게 최정상의 위치를 유지하는 인물은 예능, 드라마, 영화 어디에도 없다.

업계에서는 유재석이 안테나 뮤직에 영입된 게 아니라 유재석이 안테나 뮤직을 인수한 것 아니냐는 농담까지 퍼질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의 영향력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20년 넘게 자신의 사생활을 관리해오며 브랜드 입지를 탄탄히 구축한 그의 신중한 면모를 볼 때 당분간 그를 대체할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

과거 신드롬을 일으킨 연예인들이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데 비해 그는 늘 방송스태프들에게 겸손하며 대중 앞에선 몸을 낮춘다. 높은 몸값을 받았음에도 그를 시기하거나 박탈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드문 이유이다. 1991년 데뷔한 이후 데뷔 30년 만에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선택한 유재석. 과거, 현재를 넘어 미래의 레전드로 그는 나아가고 있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기업경영트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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