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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이채은 "독립영화의 매력, 유명 배우 되어도 놓고 싶지 않아"
'찌라시' 미스김 역으로 존재감 알려 "비중 생각 안 하니 연기가 편해졌다"
2014년 03월 04일 (화) 08: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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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현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이런 발견을 하는 경우가 있다. 처음엔 그냥 평범한 배역인데 그 배역이 어느 순간부터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리고 마지막엔 주인공만큼, 아니 주인공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경우가 있다.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캐릭터, 그리고 그 캐릭터를 맡은 배우의 등장은 놀라움과 신선함을 준다.

최근 그 발견의 기쁨을 준 배우가 있었다.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이하 '찌라시')'에서 '미스김'으로 출연한 이채은이다. 독립영화에서 얼굴을 알렸던 그는 상업영화에서 그렇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비로소 이채은의 내공이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을 통해 존재감을 알린 이채은 ⓒ스타데일리뉴스 서보형 기자

그 내공은 인터뷰 시작부터 느껴졌다. "씨엔블루, 소녀시대 팬덤 기사 쓰신 기자님이죠?" 아뿔싸, 어느새 이채은은 인터뷰할 기자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렇게 자신이 해야할 일에 대해 연구하고 연기하는 배우, 이채은의 배우 인생은 어쩌면 지금이 정말 시작인지도 모른다.

Q. '찌라시'가 요즘 흥행 호조입니다. 무대인사도 많이 다니셨을텐데 기분이 어떠세요?

독립영화하면서 무대인사도 하고 관객과의 대화도 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 선 건 처음이었어요. 상업영화에서 처음으로 비중있는 역을 맡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선배들과 함께 섰는데 VIP 시사회 때는 너무 떨려 말이 꼬이기도 하고 한 극장에서는 힐을 신었는데 너무 떨려서 넘어지기도 했어요(웃음). 많은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게 기분 좋기도 하지만 아직은 얼떨떨하고 실감이 안 날 정도에요

Q. '찌라시'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김광식 감독의 전작인 '내 깡패같은 애인'에서 간호사로 출연한 적이 있어요. 감독님이 새로운 시나리오 있으니 보라고 할 때 전작도 같이 했고 역할에 상관없이 오디션 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스김 캐릭터하지' 할 때 놀랐어요.

기분 좋기는 했지만 솔직히 믿음이 안 갔어요. 혹시 투자자들이 탐탁치 않아 하거나 외부 압박에 의해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죠. 미스김이란 큰 캐릭터를 할 수 있나하는 두려움도 사실 있었고요. 그래서 실망하지 않으려고 기대감을 일부러 내려놓고 촬영을 시작한 것 같아요.

   
▲ 상업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많은 관객들을 만났다고 말하는 이채은 ⓒ스타데일리뉴스 서보형 기자

Q. 이름도 쟁쟁하고 캐릭터도 뚜렷한 네 명의 남자 배우들과 함께 했습니다.

(김)강우 오빠는 이전부터 제가 좋아하는 배우였고 정진영 선배는 너무 대선배라 두 분이 주인공이라는 것도 참여하고픈 마음이 있었어요. 박성웅 선배는 처음엔 무서웠어요(웃음). 리딩하는 날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 때 모자를 쓰고 있는 상태에서 선배님께 인사했거든요. 박성웅 선배는 스탭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리딩 때 제가 앞자리 앉는 걸 보고 '왜 앉지?'라고 생각하셨다니까(웃음).

리딩하고 박성웅 선배가 "너 배우라고 말하지 그랬어"라고 말씀하시는데 처음에 무섭게 보이던 포스가 눈녹듯 사라졌어요. 여배우 같지 않게 평범해보였는데 리딩에서 미스김의 모습을 보여준 게 좋으셨던 거 같아요. 이후 친해져서 현장에서 비록 악역이지만 의지가 많이 됐어요.

고창석 선배는 극중에서 러브라인이 이뤄지는데 다른 분들이 '고요미'라고 하시잖아요. 좋으신 분이란 말은 많이 들었는데 직접 만나니까 더 좋았어요. 분위기를 정말 부드럽게 만드시죠. 고창석 선배가 들어오면 정말 부드러운 이야기가 나오곤 했어요.

   
▲ 이채은은 함께 공연한 네 명의 선배 남자 배우들과의 좋은 기억을 이야기했다 ⓒ스타데일리뉴스 서보형 기자

Q. 영화 속 사무실을 보면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촬영 하면서 답답한 느낌은 없었나요?

실내 세트장과 외부 촬영 분량은 비슷했어요. 실내신은 촬영 초반부에 있었는데 미스김을 어떻게 표현할 지 감이 안 잡힌 상태로 적응하는 중이어서 답답함을 느낄 여유가 없었던 것로 기억나요.

Q. 선배들과 함께 하면서 배운 점이 있다면?

김강우 정진영 두 선배들과 많이 작업했는데 상상한 것보다 준비를 많이 하시고 몸을 사리지 않으세요. 진짜 아픈 순간에도 참고 하시고 특히 강우 오빠는 몸을 고되게 사용하는 분량이 많은데 고통을 감수하는 부분이 박력있어 보였죠.

남자 배우들이 여배우고 막내고 신인인 저를 오히려 더 배려해주시니까 지나고 보니 정말 죄송스러웠어요. 선배들은 더 힘들었을텐데 차라리 내가 더 몸으로 고생할 걸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어요. 정진영 선배님은 제 삼촌 뻘이시고 강우 오빠는 많이 아프셨을 텐데...

죄송스러운 마음에 지난 VIP 시사회 끝나고 뒷풀이 자리에서 정진영 선배님께 마지막에 '좀 더 잘할 걸 그랬어요'라고 말씀드리려 했는데 끝날 무렵에 말씀드리려 했더니 이미 사라지셨더라고요. 아직 그 말씀 못 전했어요(웃음).

   
▲ 독립영화를 통해 알려진 이채은은 유명한 배우가 되어도 독립영화와의 인연을 계속 갖고 싶다고 말한다 ⓒ스타데일리뉴스 서보형 기자

Q. 배우로서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조급증은 혹시 없었나요?

있었죠. 물론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배역을 크게 생각하고 있다가 오디션볼 때 상상보다 연기 분량이 없을 때 할지 말지 고민한 적도 있어요. 영화 '로맨스 조'에서 주인공 하고 나서 그 후에도 오디션을 봤는데 적은 분량의 배역이 많다보니 내가 잘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던 그 때가 힘들었죠.

주변의 감독님, 배우들에게 조언을 구하니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놀면 뭐해? 편하게 생각하라"는 말도 나왔는데 결국 지금 이름을 알리고 계신 선배들이 내가 맡을 이 작은 역할을 한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하는 생각이 든 거예요.

내가 좀 더 큰 마음으로 작은 거라도 재미있게 촬영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죠, 그렇게 시작하니 비중에 대한 생각이 많이 깨졌어요. '찌라시'도 어떤 역할이라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잘 됐죠.

Q. 지금 하시고 계시는 작품이 있지 않았나요?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같이 했던 윤성호 감독님과 같이 한 '썸남썸녀'에요. '짝'을 모티브로 한 리얼 다큐 참여자들을 컨셉으로 한 드라마인데 제가 '여자 1호'로 나와요. 이미 촬영은 끝났고 SNS와 웹으로 볼 수 있을 거에요. 일단 반응을 보고 다음 편성 여부가 결정될 것 같아요. 재미있게 찍었어요.

   
▲ 어릴 때부터 무조건 영화배우를 꿈꿨다는 이채은 ⓒ스타데일리뉴스 서보형 기자

Q. 최근 독립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채은씨도 욕심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제가 가야할 방향이라 생각해요. '찌라시'에서 이채은이라는 배우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여줬다면 지금은 다양함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한국독립영화를 주목해야하는게 지금 이름있는 배우들이 독립영화 찍은 배우들이 많잖아요. 배우와 감독이 하고픈 이야기를 진정성있는 메시지로 전달하는 나름의 재미가 있기에 독립영화를 내려놓을 수 없어요. 어느 곳에 포커스를 둘 생각은 없어요. 제가 유명해져도 독립영화는 계속 할 생각이에요.

Q. 이전부터 배우의 꿈이 있으셨는지?

꿈이 영화배우였어요. 어릴 때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었고 친한 사람하고만 친해 영화배우를 꿈꾸는 학생이란 걸 이야기 못하고 마음 속에 담고 있었는데 대학 진학하면서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죠.

그렇게 연극영화과를 다녔는데 졸업 앞두고 아버지께서 "최선을 다했으니까 이제 취업을 해라"고 말씀하신 순간 발등에 불이 떨어졌죠. 이대로 있으면 꿈을 접고 취업을 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니까 그래서 열심히 한 것도 있지요.

Q. 그 때 이채은씨가 느낀 상황을 지금도 겪고 있을 영화 지망생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제가 조언을 할 만한 배우인지는 모르겠지만(웃음), 배우는 자신감은 있어야하지만 자존심은 내려놓아야한다고 생각해요. 작은 역할, 외부의 평가를 겪으며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배우가 아닌데'라는 생각이 오히려 자신을 가로막아요. 스타가 되겠다는 생각만 가지고는 막막하죠. 뭐가 되던 해야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그 부분은 저도 고민 중이죠.

   
▲ 이채은은 '마음에 남는 배우'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스타데일리뉴스 서보형 기자

Q. 앞으로 하고픈 장르나 캐릭터가 있나요?

독립영화를 많이 했으니까 한 번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에 참여해보고 싶어요. 소소한 것을 좋아하니까 잔잔한 이야기도 해보고 싶고, 뚜렷한 캐릭터가 있는, 아이러니하고 웃기게 볼 수 있는 코미디도 하고 싶어요.

Q. 30년 후 사람들이 '배우 이채은'을 어떻게 기억했으면 좋겠습니까?

참 어려운 질문이네요. 그렇게까지 생각은 안 해봤는데(웃음, 한참 생각 후). 마음을 같이 한 배우. 이렇게 불러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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