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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사회
  • 입력 2014.02.26 21:39

외면받는 지방공무원 감정노동

전국에서 서울시가 유일하게 감정노동 치유센터 열어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중앙 정부 부처를 제외한 각 지방공무원들의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여전히 친절·봉사로 남아있다. 대민 서비스는 공무원의 당연한 책무라는 사회 인식 때문이다.  

여기에는 정부 업무 평가, 중앙행정 기관평가, 지방 자치 단체 평가, 공공기관 평가 등 각종 평가지표에 (공무원들의)'민원 만족도'가 포함되어 있어, 일선 공무원들은 어떤식으로든 친절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한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취지와 달리, 공무원들의 감정노동 정도는 이전 보다 높아졌고, 지난 1995년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래, 각 관공서 또한 실적중심의 평가지표가 확대되면서 격무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공무원들도 점차 늘고 있다. 

특히 공무원들의 규범은 공무원 스스로에게 다른 어떤 직종 보다 더 엄격한 태도와 함께 친절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어, 감정노동에 따른 피해는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물론 승진이 거듭될수록 민원창구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실제 격무에 시달리는 공무원은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맞닿아있는 민원 창구가 대표적이다. 

정부도 외면한 공무원 감정노동

파출소·소방소·우체국·철도·지하철을 비롯해 시청 및 각 구청과 동사무소 공무원들은 매일 마다 감정노동과 격무에 시달리는 등 심각한 업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때문에 감정노동에 시달리다 휴직계를 내는 직원도 있고, 어렵게 합격한 공무원직을 내놓고 퇴사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지역 파출소의 경우, 치안 활동 보다 대부분 파출소 내 취객난동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소방서는 각종 협박 전화와 거짓 제보로 콜센터 못지 않은 업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119응급구호차량은 취객과 폭력싸움에 따른 부상자들의 난동으로, 담당소방관들이 부상당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24일 서울시 용산구 파출소와 경찰서에서 일어난 영국인 교수의 알몸 난동도 국내 경찰이 처한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 각 구청 민원 창구는 지방 공무원들이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마주하면서 잦은 폭언과 실랑이가 오가는 실정이다. 

하지만 지방 공무원들의 감정노동과 관련해 경찰청과 소방서를 제외한 나머지 구청 및 산하 관공서들은 직원상담소 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아, 공무원들의 과도한 스트레스 및 사기저하가 계속해서 확산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A구청 공무원은 "민원인은 본인의 민원이 잘 처리됐을 때, 담당 공무원이 친절하다 믿고 있으며, 반대인 경우는 부적절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원인들의 느낌에 따라 발생하는 민원 제기와 폭언·폭력은 다반사로 벌어진다"며, "정작 대다수 지방 공무원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 각종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다양한 성향과 사정을 가진 민원인의 입장은 당면한 문제가 해결 안될 경우, 불친절하다고 믿을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서울시 행정국 인력개발과 최적근무지원팀의 역할이란?

한편 서울시는 '공무원 감정노동'과 관련해 전국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해 서소문청사에 '스트레스 치유센터'와 한방진료실을 마련해 운영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서울시 공무원 직무 환경 개선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박원순 시장이 지난 2011년 11월 서울시 직원과의 원탁회의에서 논의된 것으로, 서울시 공무원들의 '직무환경 개선안'을 통해 행정국 인력개발과(과장 김동익)에 '최적 근무지원팀'을 신설, 작년 6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최적근무지원팀은 서울시 공무원을 상대로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진행해 왔으며, 4명의 상담사를 통해 개인 상담은 물론, 서울 매트로·도시철도공사에서 직무 스트레스와 관련해 교육과 워크샵 등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유성희 주무관(최적근무지원팀)은 "공무원 감정노동과 관련해 전국 지자체에서 최초로 서울시가 관심 갖고 시도하는 정책인 만큼 지역 곳곳에서 자료 요청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 주무관은 "이제 막 치유센터를 제 궤도에 올려놓고, 시작하는 단계지만, 현재까지의 축적된 성과와 분석을 토대로 민원 대응 사례와 방법을 종합, 사례집을 준비 중이다"라고 답변하며,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서울시는 인력개발과 최적 근무지원팀에서 사례집 제작 및 배포해 지방공무원들의 감정노동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지원할 계획이다.

반면 서울시 각 구청은 지방공무원 감정노동과 관련해 상담센터와 상담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와 인원이 따로 없다. '공무원의 친절 서비스는 당연한 것'이라는 전제 아래 그냥 방치해왔다는 말이 적절하다. 이는 전국적으로 공통된 모습이다.

다만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소방서만이 직원상담센터를 개설하고, 공무원들의 심리안정을 도모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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