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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1.06.10 09:48

10일 개봉 '화이트 온 화이트' 끝도 없는 인간의 악행 드러내

수백년간 자행됐던 백인들의 인디언 사냥, 서구사 다시 써야...

▲ '화이트 온 화이트' 메인포스터(대성필름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제76회 베니스 영화제 수상작들을 보면 역대급으로 평가되도 무방할만큼 수작들이 대거 포함됐다.

'조커', '마틴 에덴', '장교와 스파이', '끝없음에 관하여' 등 거장 칭호가 아깝지 않은 토드 필립스, 로만 폴란스키, 피에트로 마르셀로, 로이 앤더슨 감독이 작품 경쟁을 벌였다. 그 중에서 오리종티 감독상과 국제비평가상 등 2개 부문을 수상한 '화이트 온 화이트'가 10일 국내 극장가에서 개봉했다.

남극과 가까운 칠레 남쪽 끝에 위치한 티에라 델 푸에고 섬(대한민국 면적의 3분의 2)이 배경인 테오 코트 감독의 '화이트 온 화이트'는 기존 작품들이 국내 극장가에 개봉한 점에 비춰 상영이 늦은 편.

대성필름이 수입하고, 시네마뉴원이 공동배급을 맡은 이 작품은 칠레 출신 알프레도 카스트로가 열연한 사진사 페드로의 시선을 빌어 20세기 초반 칠레 남단에 위치한 농장에 기거하던 인디언 사냥꾼들의 야만과 폭력의 민낯을 과감히 비춘다. 

극중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소아성애 성향의 대지주 포터의 엽기 행각은 그야말로 지옥도를 보는 것과 같다. 

지주가 고용한 사냥꾼과 일꾼도 대동소이한 성격을 갖고 있다. 인디언 사냥, 성추행, 성폭행, 집단 폭행 등은 인간이 가진 야만성과 비이성적인 파괴 행위가 현재 뿐 아니라, 과거 어느 시대건 존재했음을 '화이트 온 화이트'가 제대로 고발하고 있다.    

러닝타임 100분에 15세 이상 관람가인 이 작품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대한극장, 서울극장, 필름포럼, 대구 동성아트홀, 안동중앙시네마, 인디플러스천안,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10일 일제히 개봉한다.

▲ '화이트 온 화이트' 스틸컷1(대성필름 제공)

'화이트 온 화이트'에 나오는 인종학살과 온갖 악행은 이미 몇몇 사례를 통해 현대사회에 전달됐다. 역사학자 하워드 진이 조명한 '미국 민중사'(1980), 로버트 드 니로 주연작 '미션'(1986) 등이 대표적인 예.

그런데 지금도 인디언에 대한 미국의 시선과 입장은 100년전과 비교해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일례로 지난해 6월 몇몇 외신 기사가 미국 현지는 물론, 한국에서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다름아닌 '6.25전쟁 70주년 사업위원회'가 미 아리조나주에 위치한 나바호 자치국에 마스크 1만장과 식수, 방역물품을 지원했기 때문.

정작 현지 매체를 통해 주목받은 이야기는 6.25참전용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나바호족 방역물품과 식품지원이 아니라, 기사 말미에 나온 코멘트.

나바호족이 주정부와 연방정부로부터 식량은 커녕 식수조차 공급받지 못해 곤경에 처했다는 내용이 한국정부 방역지원을 통해 세상 밖으로 알려진 것이다. 

한편 10일 개봉한 '화이트 온 화이트'는 점령자 중심의 신대륙 역사를 다시 써야할 만큼 인디언 잔혹사를 직설적이면서 거친 톤으로 드러낸다.

아메리카로 굴러 들어가 박힌 돌을 부숴가며 자리잡은 백인들이 과연 100년이 지나 이 영화를 보면서 반성 문자라도 썼을까 의심되지만, 그 먼 나라의 예문까지 살펴보지 않아도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이웃 나라 둘이 온갖 악행을 지난 세기에 이어 자행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이웃나라 둘이 침략과 약탈, 양민학살, 심지어 지난 세기 인류사에 최악의 이정표를 남긴 생체실험을 여전히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반성과 도덕성 회복을 외면하고 통치 세력의 허접한 거짓말을 과포장하는건 신대륙을 점령하고 역사마저 왜곡한 백인들과 큰 차이가 없다. 

▲ '화이트 온 화이트' 스틸컷2(대성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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