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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1.06.01 05:46

제2회 '5.18 3분 영화제' 이제 걷기 시작한 평화축제

코로나 악재 딛고 개막식 무사히 치뤄, 내년에는 더 나아진 모습으로

27일 개막한 '5.18 3분 영화제' 진행 컷(영화제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지금처럼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내년 영화제에서는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출품작을 상영해도 괜찮을 것 같군요. 공모작 편수는 작년에 비해 많이 늘어났어요. 앞으로도 이 영화제가 서울시민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고, 소통하고 그래야겠죠"

27일 서울시 8층 다목적홀에서 '5.18 3분 영화제' 개막식을 마치고 본지와 통화를 한 임순혜 공동집행위원장은 위처럼 짤막한 소감을 전했다.

올해로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1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아나운서 고슬아의 사회로 진행된 '5.18 3분 영화제'는 지난주 목요일 오후 개막식과 시상식을 개최했다.

영화제 관계자들은 얼마전까지 열악한 재정과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현실을 극복하며 개막식까지 달려왔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이 휩쓸던 시기에 어렵게 첫 영화제를 세웠고, 이제 2회 차를 맞았다.

광주가 아닌 서울을 선택한 이유도 세대가 거듭되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비극과 전환시대의 역사마저 기억되지 못하는 현실에 당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제2회 '5.18 3분영화제' 수상작 스틸컷 모음(영화제 제공)

27일부터 내달 2일까지는 이어지는 이번 영화제에는 수상작 17편과 경쟁작, 미얀마 민주화운동 관련 영화로 구성된 ‘미얀마 특별섹션’을 온라인으로 상영 중이다. 

픽션(극영화), 논픽션(다큐멘터리), 실험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러닝타임 3분에서 20분 사이에 단편작들로 구성되어 있다.

개막식과 더불어 열린 시상식 수상작 17편은 다음과 같다. 먼저 대상(서울시장상)은 1편으로 일반부, 이홍래 감독의 '박쥐'가 수상했다.

최우수상(서울시장상)은 3편으로 일반부 채병연 감독이 출품한 '누군가의 상태', 줄리 로하트(Julie Rohart) 감독의 '늑대가 온다', 청소년부 이태양(계원예술고등학교) 감독의 '슈퍼스타' 등이다.

우수상 조직위원장상 일반부는 박재현 감독의 '메시아', 백민 감독의 '은주의 영화', 그리고 5.18 기념재단 이사장상(청소년부)에는 정다혜 감독(서울방송고)의 '약점'이, 서울시 교육감상(청소년부)는 정나무 감독(부산 반안중학교)의 '여행' 등 4편이 수상했다.

장려상 일반부는 모두 4편이 수상했다. 나열하면 장태원 감독의 '5월의 푸른날'이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 회장상을, 김제건 감독의 '나의 5월'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상을, 조민예 감독의 '인비저블'이 서울지방보훈청장상을,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서울지부장상에는 최지원 감독의 스톱모션애니메이션 '쓰레기의 섬'이 수상했다.

장려상 청소년부는 2편이 수상했다. 먼저 황선우 감독(다루TV 운영)의 '5.18 광주를 넘어 세계로', 박한얼(고등학생) 감독의 '우리가 이뤄낸 우리의 꿈'이 차지했다.

심사위원장상 일반부는 김재현 감독의 '존재의 방식', 특별언급상 일반부는 정형도 감독 '광주의 소리, 그리고 정재훈 감독의 '금메달'이 선정됐다.  

▲ 27일 서울시 다목적홀에서 개막한 '5.18 3분영화제' 집행위원과 수상자 단체 컷(영화제 제공)

'5.18 3분영화제', 출품작 숫자가 늘어나야 본 궤도 오를듯 

이번 '5.18 3분 영화제'는 2년차다. 올해 출품작 수는 300편 미만. 여타 영화제들이 5년에서 8년 정도 지나야 공모된 출품작이 400편에서 1천편이 되는 형편을 돌아보면, 한 해 사이에 준족의 발전을 이뤘다.

아울러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뒷걸음질 치는 영화계의 입장을 감안하면 5.18민주화운동이 가진 상징적 의미가 크다.

그럼에도 과제가 하나 남는다. 먼저 일반부와 청소년부의 공모작들이 좀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 여기에 출품작에서 양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5.18민주화운동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개막한 영화제의 의도에 부합되야 한다.  

가령, 올해 대상 수상작 '박쥐'의 경우 픽션 단편으로 아파트 주민 갑질과 그로인한 상하 권력의 모순을 지적한 스토리 전개는 현대 사회의 괴리를 포함하면 흠잡을 점이 없으나, 과연 5.18의 의미와 맞닿아 있는지는 곱씹어 볼 일. 

'러닝타임 3분으로 국한된 초단편 작품과 3분 이상의 단편과 장편 등을 고루 다룰 수는 없을까'하는 아쉬움이 살짝 뭍어난다.

다른 예로 들자면, 지난 19일에 극장 개봉한 '쿠오바디스 아이다'의 경우 보스니아 종교 분쟁과 세르비아 민병대의 양민 학살을 다뤘다.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화제성과 시사성이 뚜렷한 작품으로 41년전 한국의 5.18민주화 운동 당시 신군부의 무차별 학살과 탄압이 연상될 정도다.

또한 12일 개봉한 안성기 주연의 신작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도 5.18민주화운동을 직접적으로 다룬 작품으로 더 많은 관객들이 관람했어야 함에도 홍보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다.

그 때문일까. 당면한 영화계 현실을 돌아보면, 이번에 개막한 '5.18 3분 영화제'가 지고 가야할 어깨가 가볍지만은 않아 보인다.

또한 앞서 서술한 임순혜 공동집행위원장의 발언처럼 내년에 코로나 팬데믹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서울시 광장 상영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제의 의미와 역사에 대한 리스펙트를 할 수가 있다.

덧붙여 영화제란 수년이 지나야 공모 출품작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지금처럼 초단편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단편과 장편도 고려해야 보다 더 다양한 소통 창구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지난 2월에 발생한 미얀마 군부쿠데타와 현지 상황을 다룬 작품들을 두서너달 사이에 공모하고 편집해서 '미얀마 특별섹션'을 만든 것과 빠른 시간 안에 온라인 상영관에 업로드 한 점은 '5.18 3분 영화제'가 가진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걸 확인 할 수 있어 고무적이었다.

한편 5.18 3분 영화제를 각 포탈에서 찾아보면 하단에 홈페이지와 온라인 상영관(씨네허브)가 링크되어 있다. 6월 2일까지가 영화제 개최기간으로 무료 온라인 관람이 가능하다. 

▲ 27일부터 6월 2일까지 진행하는 제2회 '5.18 3분 영화제' 메인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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