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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1.05.22 15:02

27일 개막 '5.18 3분 영화제', 18일부터 39편 무료 상영

2주년 맞은 5.18 영화제, 확장성 갖춘 영화제로 거듭나

▲ 단편픽션 '고생했다' 화면컷 (씨네허브코리아, 5.18 3분 영화제)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41년전인 1980년 5월 27일은 전남도청이 계엄군에게 점령당한 날이다. 새벽 4시 공수특전단이 보병 복장을 하고 도청에 진입해 마지막까지 사수하려던 시민군을 대거 사살했고, 남은 생존자들을 포박해 끌고가 있지도 않은 배후를 조사한다며 구타 고문했다.

결국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시외곽 건물에서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다. 폭도들을 진압한다며 광주시를 봉쇄한뒤, 광주로 공수특전여단들을 대거 투입한지 10일 만이다.

그뒤 6월부터 8월까지 광주는 물론 전국을 대상으로 사회적 명사, 지식인, 학생들을 색출하고 검거했던  사회정화작업을 실시한다.

신군부 주도의 정화작업은 이듬해 1981년 5월 28일 여의도에서 펼쳐진 정부 주도 문화축제 '국풍81'이 열리기 전까지 계속됐다.

▲ 제2회 5.18 3분영화제 포스터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제2회 '5.18 3분영화제' 

우연일까. 오는 5월 27일부터 내달 2일까지 제2회 '5.18 3분영화제'가 서울시청 8층 다목적 홀에서 개막한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어렵게 출발한 영화제이지만 작년에 비해 한결 익숙해진 모습이다. 아울러 온라인 상영관 씨네허브코리아의 배려로 출품작 39편이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모두 무료로 상영되고 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포탈에서 '5.18 3분 영화제'를 검색하면 바로 밑 하단에 온라인 상영관이 링크되어 있다. 

'41년의 세월이 너무 길었던 탓일까. 아니면 학교에서조차 5.18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일까' 

매년 정부와 정치인, 시민단체들이 5월 18일이 되면 41년전 일어난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하지만, 신군부에 의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아니면, 쉽게 알 수 없는 그런 날이 됐다. '5.18 3분영화제'가 작년부터 개최된 이유다.

▲ 단편논픽션 '우리가 이뤄낸 우리의 꿈' 화면컷(씨네허브코리아, 5.18 3분 영화제)

먼저 '5.18 3분 영화제' 온라인 상영관을 들어가 보면 일반부, 청소년부, 초등부 등 세 개의 카테고리로 출품작들을 선택해 볼 수 있다. 

민주, 인권, 평화, 통일을 주제로 한 이 영화제는 특히 청소년 출품작이 늘어나길 희망하고 있다. 이 땅에 태어난 청년들의 역사 바로 알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가령, 픽션 단편 '슈퍼스타'(감독 이태양, 2020)은 다문화와 인권을 간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6살이 되던 해에 사업하는 아버지와 이란에서 이주해 살았던 민혁.

이제 체류 기간이 강제 만료되어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얻고자 고군분투 중. 민혁은 목소리, 멘탈, 표정 등이 한국인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종교가 카톨릭이라 이란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형편. 동네에서 같이 자란 친구들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한국 국적을 받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5.18 광주민주항쟁과 이란출신 민혁이가 난민 지위를 얻는 것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라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간단하다.

41년전 유럽과 미국에서 살던 교포들이 한국에서 벌어진 신군부 탄압을 뉴스로 지켜보며, 과연 침묵만 하고 있었을까.

현지에서 반군부 집회를 열고 이 마저도 정부 압박이 이어지자, 이내 망명 신청을 하고 미국과 독일, 프랑스 국민이 된 사람들이 분명 있었다.

어느덧 시대가 흘러 모든 것이 변했고, 지금은 누구라도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 입국하고, 친인척들을 만나고 사업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평화로운 시절은 불과 십 수년 전부터 시작된 이야기. 그 이전까지 한국도 '공안통치'라는 개념이 국내는 물론 외신에서 여러차례 다뤄진 바 있다. 

▲ 단편픽션 '슈퍼스타' 화면컷 (씨네허브코리아, 5.18 3분 영화제)

일반부에도 눈에 띄는 작품들이 있다. 2021년작 '고생했다'(감독 정경훈)은 과거를 흑백 영상으로 조명하고, 현재를 컬러영상으로 표현했다.

러닝타임 3분에 꽉차게 편집된 이 작품은 짧지만, 보기 드믄 작법으로 관람하는 이들에게 숱한 영감을 주고 뚜렷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단편 다큐 '미얀마의 봄'(감독 황준하, 박세연, 정한글, 전예진, 2021)은 러닝타임이 20분을 넘겨 다소 버겁지만, 지난 2월 1일 발발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현지의 처참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내보냈다. 

5.18을 기억하는 이들 뿐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군부독재의 서슬퍼런 탄압을 여과 없이 목격할 수 있다.

▲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쓰레기의 섬' (씨네허브코리아, 5.18 3분 영화제)

일반부에 업로드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쓰레기의 섬'(감독 최지원)은 멀지 않은 미래에 한국판 웨스 앤더슨을 만나보는 자리.

촘촘하게 들어찬 스톱모션 소품들이 지구환경의 암울함과 디스토피아의 잿빛 일상을 부연한다. 군사문화 뿐 아니라, 자본 독점으로 파생된 각국의 이기주의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들인지 역설적으로 비춘다.

한편 '5.18 3분 영화제'는 본선 심사위원(심사위원장 임창재 영화감독, 장해랑 전 KBS PD, 김영 영화 프로듀서, 심혜정 영화감독)이 심사한다.

△일반부 △청소년부(초·중·고등부) 등으로 나눠 총상금 1000만원, 대상(서울시장상), 보훈청장상, 서울시교육감상, 5·18재단이사장상, 5·18부상자회장상, 5·18조직위원장상, 5·18부상자회 서울지부장상, 심사위원장(특별)상 등 17개상이 수상된다.

개막식과 수상작 시상식은 27일 오후 2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온라인 생중계(TBS 유튜브, www.cinehubkorea.com)로 진행된다. 

▲ 단편논픽션 '우리가 이뤄낸 우리의 꿈' 화면컷(씨네허브코리아, 5.18 3분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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