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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나몽원 문화전문기자
  • 문화
  • 입력 2021.05.17 06:20

부산 문화 지킴이 유현웅, 영화 ‘아미동’ 제작해 한ㆍ일간 화해 이끈다

동서대 교양학부 교수인 송진열 감독과 공동집필

▲ 영화 제작과 배우를 겸하고 있는 유현웅.

[스타데일리뉴스=나몽원 문화전문기자] 부산에서 문화사랑방 아지트를 운영하는 유현웅 대표가 영화 제작과 배역에 도전한다. 유 대표는 마술사, 항해 전문가 등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가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지난 2015년. 박희준 감독의 ‘돌아와요 부산항애’ 하야시 역으로 출연하게 되면서 영화인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최근엔 애플 TV 오프닝 작품 ‘파칭코’ 8부작에도 출연했다.

특히 유 대표는 무역일을 하면서 배운 일본어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극중, 일본인 역할이 어색하지 않다. 이번 영화 ‘아미동’도 제작은 물론 일본인 순사 가네다 야스히로 역을 맡았다. 그가 영화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은 이유는 다름 아닌 코로나였다.

코로나로 인해 긴 휴식을 가질 무렵 예전에 적어놓은 대학노트를 보게 되었다. 무릎을 쳤다. 며칠간 밤을 새우며 시나리오를 정리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작품이 ‘아미동’(부제. 비석마을의 불청객). 아미동은 부산지역의 한 도시 이름으로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사용한 공동묘지 터다. 유 대표가 유년시절 그곳에 살 때가 있었는데 영화를 위해 기억을 되살렸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촬영하는 곳도 아미동 그리스도 정신병원이다. 적산가옥인 정란각을 찾아낸 것도 큰 행운이었다. 유 대표가 영화를 제작하며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한.일간 건강하고 진실된 화해다.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과의 오랜 갈등을 문화로 풀어보자고 생각했다.

“영화 아미동은 일제강점기 순사 출신 가네다 경부가 해방 후 40년 만에 부산을 찾으며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순덕이라는 위안부 처녀의 짧은 인생과 아버지 박씨 노인의 회한과 원망, 그리고 화자인 일본 통역가이드를 통해 연출한 당시의 아픔을 강렬하게 표현할 예정입니다.”

영화 촬영은 오는 25일부터 시작한다. 상업 영화가 아니기에 대형 개봉관에 올라가진 않지만 마음이 설렌다고 말한다. 처음 시작하는 일엔 누구든 떨리고 가슴 벅찬 시간이기 때문이다.

“ 영화는 약 25분 정도 분량의 단편으로 제작됩니다. 개봉일을 정하기보다는 공모전에 출품한 이후, 편당 참여자들과 함께 공개 시사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영화 시나리오는 유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스토리 관련 전문가들도 모았다. 동서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인 송진열 감독과 공동 집필한다. 아미동 출연진은 유현웅,유순철,김진혁,길도영, 박지희, 양귀례,김은정, 안무가 김근영 등이다.

영화를 만들려면 무엇보다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유 대표는 걱정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의 경제적 응원이 뒤따르고 있어서다.

“ 최근에 펀딩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뜨겁습니다. 지자체장부터 일반 회사원까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소액이라도 저를 믿고 투자하는 거니까요.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의 눈이 반짝인다. 이번 영화 ‘아미동’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단편영화를 계속 만들겠다는 것. 코로나로 주춤한 독립영화계에 활력을 주는 희소식이다.

“영화 아미동 개봉 후에도, 다양한 스토리의 단편 영화를 올해 말까지 4편 더 제작할 예정입니다. 러시아 마피아 이야기, 연인간의 애틋한 이야기 등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단상을 영화로 만들 계획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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