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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1.04.22 09:58

'비와 당신의 이야기' 평범한 청춘의 특별한 순애보

강하늘, 천우희, 강소라, 세 명의 열연이 돋보였다

▲ '비와 당신의 이야기' 2차 포스터(키다리이엔티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지난달 말 공개된 신작 '비와 당신의 이야기' 티저 예고편. 2003년 일면식도 없을 것 같은 영호, 소희 두 남녀가 편지를 주고 받는다. 소희가 내건 조건부 펜팔이다.

하물며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이 편지를 교환 가능 조건은 세 가지. '질문하지 않기', '만나자고 하기 없기', '찾아오지 않기' 그러던 소희가 "12월 31일 비가 오면 만나자"라고 했다면?

강하늘, 천우희, 강소라, 이 세 배우들의 역량이 한껏 드러난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이 작품은 최근까지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레트로 무비다.

극중 주인공 박영호(강하늘)의 개인적인 이야기이며, 삼수생으로 무념무상 속에 입시학원을 다니던 2003년부터 어느덧 30대를 앞에 둔 2011년까지의 순애보다. 곱씹어 보면 이것은 영호의 짝사랑이 주된 스토리다.

예고편에도 공개됐듯이, 주인공 영호가 짝사랑하는 대상은 공소연(어린시절 소연역 최명빈/ 성인 소연역 이설)이다.

과거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에서 이어달리기 중 실수로 넘어진 뒤 수돗가에서 상처를 닦고 있는 영호에게 손수건을 건냈던 소녀가 공소연. 영호는 당시 추억을 가슴에 담고 삼수생이 될 때까지 소연을 잊지 않고 있었던 것.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리움을 찾아 헤매는 세 남녀의 로맨스

'비와 당신의 이야기' 배경은 용산구 원효로. 골목길에서 가죽 공방을 운영하는 아버지, 그의 두 아들은 서로 비교할 수 없는 큰 차이가 있다.

형 영환(임주환)은 학창시절 1등 한번 놓친 적 없는 명문대 출신의 재원. 동생 영호(강하늘)은 대입시험에서 떨어진 뒤 재수, 삼수를 하고도 여전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입시학원에서 만난 동년배 삼수생 수진(강소라)이 영호 주변을 맴돈다.

위 같은 구도로 보면 그저그런 삼각관계처럼 보인다. 영상도 TV광고에서 봤을 법한 깔끔한 장면이 2003년과 2011년을 연상하기엔 다소 방해가 된다. '거칠게 표현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뭍어난다.

그럼에도 조진모 감독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다른 방법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배우들의 돋보이는 연기다.

▲ '비와 당신의 이야기' 보도스틸컷2(키다리이엔티 제공)

화룡점정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이 영화의 백미는 각각의 캐릭터가 몰입을 넘어 빙의가 된 듯한 열연으로 빛났다. 그것이 자칫 헛점 투성이의 영화로 러닝타임 117분을 낭비할 뻔한 이 작품을 찰지게 살려냈다.  

부산 수영구 책방골목이 연상되는 헌책방에서 언니 공소연(이설)의 편지를 대신 써 보내는 동생 공소희(천우희)의 천진난만함, 그것도 모르고 소연의 편지로 알고 계속해서 그녀를 그리워하는 영호의 짝사랑.

최근 강하늘 인터뷰에도 공개된 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에필로그가 나올 때까지 끝까지 기다린 관객이 있다면, 잃어버렸던 퍼즐 하나를 발견할 듯 싶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 관객 입소문이 흥행성패 가를듯  

4월 28일 개봉 예정인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전체관람가다. 1980년대 생들의 청춘을 그려내고 있으며, 10대부터 관람 가능한 로맨스물이다.

보는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국내만 타깃으로 만든 영화가 아니다.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와 키다리이엔티가 배급투자를 담당한 작품으로 해외 시장(아시아)에서도 상영할 가능성이 높다. 누구나 한 번 쯤은 겪어 봤거나 앓아 봤을 보편적인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 '비와 당신의 이야기' 보도스틸컷3(키다리이엔티 제공)

한편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유성협 작가와 조진모 감독이 5년전 의기투합해 1년여에 걸쳐 각본을 완성시켰다. 그런 뒤에 군복무 중인 강하늘에게 시나리오를 보낸 것. 

시대 배경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이 영화 속에서 한일월드컵이 끝나고 학교와 입시학원에서 비지땀을 흘려가며 공부했던 학생들이라면 가로본능 휴대폰도 추억할 것이고,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중형차 매그넘과 다마스, SM5도 기억할 것이다.

소품의 완벽한 재현. 이 영화의 장점이기도 하다. 당시 배경과 소품을 제대로 구현해 냈다. 그 덕분인지 지금부터 17년 전을 어렴풋이 기억하던 관객에게는 보다 명확한 배경 아래에서 강하늘과 천우희, 강소라의 열연을 지켜볼 수가 있다. 

덧붙여 영화 제목이기도 한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록그룹 부활의 1집 앨범(1986)에 수록된 발라드 록이다. 비록 이 작품에서 등장하지 않지만, 큰 틀에서 놓고 보면 김태원 작사/작곡 '비와 당신의 이야기'가 생각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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