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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칼럼
  • 입력 2014.02.14 11:09

[기자수첩] 김연아의 소치동계올림픽, 즐기면 충분하다

타국의 다른 선수 의식않고 경기 연습 대견해, 공연으로 잘 치루고 오라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13일과 14일 새벽, 각 포탈 실시간 이슈 검색어와 SNS는 '김연아 연습 영상'으로 가득했다. 13일 저녁(현지 시간)부터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연습 링크에서 피겨여왕 김연아와 김해진, 박소연 선수가 연습 경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일본과 러시아 피겨 선수들은 실력에 비해 국가와 기업 후원이 상당한 편이지만 홈어드밴티지 효과를 본 러시아를 제외하고 미미한 편이다.

이에 국내 네티즌들은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전 부터 연일 댓글과 SNS를 통해 한국빙상연맹이 김연아 선수를 위해 각종 국제 피겨대회는 물론, 동계올림픽에서 무엇을 지원했는지 따지며, 오래동안 쌓여온 불신을 드러냈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김연아 선수 소치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연습경기 영상

김연아, 올림픽 경기 아닌 '공연'을 준비해야

피겨 스케이팅은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유일한 스포츠 종목이다. 때문에 피겨여제 김연아 처럼 '키스 앤 크라이' 같은 피겨 공연으로 다져진 선수는 실력과 컨디션 조절에서 올림픽, 국제대회, 공연장 등 어디건 큰 차이가 없다. 김연아의 실력과 표현력은 오래 전부터 아마추어를 넘어선 프로페셔널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김연아 선수에게 올림픽 2연패를 절실히 바라는 건 국내 매체 뿐이다. 일본 매스컴과 '김연아 흔들기'로 몇 년을 보내더니, 이제와서 올림픽 금메달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김연아 선수에 대해 겁을 먹고, 여기저기 흔들어 대는 나라는 세계에서 일본이 유일하다. 하지만 자국 선수들마저 상상처럼 따라주지 않으니 일본의 국가 체면은 물론 이미지 실추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일본은 최근 매체를 통해 '기네스북에 나옴직한 기록'이 공개된다며 아사다 마오를 '재주 부리는 서커스 곰'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위와 달리 국내 피겨 팬들은 스포츠 게시판, 카페 게시글, 댓글 등을 통해 "다치지 말고, 공연 잘하고 오라"는 글로서 응원하고 있다. 김연아 팬들은 성적과 상관없이 좋은 경기만 보여주면 더는 바랄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 밴쿠버 동계 올림픽 때도 마찬가지였다. 메달 색깔에 집착한 이들은 일부 극성스런 매스컴과 체육계였지, 국민은 아니다. 

▲ 김연아 선수의 임기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연아 키즈가 김연아 품에서 계속해서 성장중이기 때문이다. (출처 NBC)

선동과 기만으로 가득한 스포츠계, 이를 딛고 올라선 여왕 김연아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수영의 박태환. 이들은 대한민국의 환경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독일이 동서로 분단됐을 때 동독은 피겨선수 카타리나 비트, 서독은 수영선수 미하엘 그로스가 양국 스포츠계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동서로 분단된 독일은 지금까지 사회스포츠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역 곳곳에 수영장, 육상 트랙, 천연 잔디 구장, 다목적 실내 스포츠 경기장, 빙상 전용 링크 등을 이미 갖추고 있다. 독일은 이를 바탕으로 종별 지역 대회를 개최하고, 전국 대회를 거쳐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반면 한국은 천연 잔디 구장은 커녕, 실내 경기장도 각 지역 학교 재력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태릉선수촌을 제외하고, 피겨 전용링크는 단 한 개도 없다. 향후 김연아 선수 같은 제2의 피겨 여제를 꿈조차 못꾸는 이유다.

사실 지금의 독일은 축구를 제외하고,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가 없지만 풍부한 사회 스포츠 인프라 덕분에 언제든지 제2의 카타리나 비트와 미하엘 그로스가 나올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앞으로도 없다. 정부와 스포츠계가 할수 있는건 선수가 금메달 획득 직후 '후원하겠다'며 각종 만찬장에서 사진 촬영하고, 빈말만 남발하면 끝이다. 정치권에 대해 더는 기대할게 없다는 이야기다. 

소치 동계올림픽, 김연아에게 있어서 마지막 아닌 시작에 불과

김연아 선수는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가 유력하다. 하지만 이건 그녀 인생에 있어서, 시작에 불과하다. 김해진, 박소연처럼 수많은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키우고 있는 그녀의 피겨여왕 임기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아울러 오는 20일과 21일에 있을 소치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경기는 김연아가 소화하는 그 많은 일정중에 하나일 뿐이다. "이번 만큼은 올림픽 경기가 아닌 공연으로 잘 치루고 오라". 이것이 바로 피겨여제 김연아를 향한 팬들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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