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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생활
  • 입력 2021.03.29 10:12

무리한 산행이 아킬레스건염 불러올 수 있어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A 씨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봄이 오자 겨우내 중지했던 등산을 다시 시작했다. 그간 집에만 있느라 움츠렸던 몸을 펴고 힘차게 계단을 박차며 산을 올랐지만, 언제부터인가 발목 뒷부분이 아프고 열이 나는 느낌이 들었다. 집 근처 정형외과에서 내린 병명은 아킬레스건염이었다.

아킬레스건은 트로이 전쟁에서 활약한 그리스 영웅 중 한 명인 아킬레스의 이름을 따왔다. 그는 불사의 몸이었으나 유일하게 발 뒤꿈치가 약점이었다. 전쟁 중, 이것을 눈치챈 적군 파리스 왕자가 발 뒤꿈치에 쏜 화살을 맞고 아킬레스는 숨을 거둔다.

▲ 연세하나병원 정정환 원장

이런 일화 때문에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의미로도 쓰이는 아킬레스건은 발 뒤꿈치에 위치한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힘줄이다. 발이 바닥을 차는 충격을 버텨내면서 그 반동을 추진력으로 사용하여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람이 걷고, 달리고, 운동하는 모든 동작에 이 힘줄이 사용된다.

발과 바닥 사이의 마찰과 충격을 견디는 부위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사용할 경우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이 부위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 바로 A 씨가 겪은 것과 같은 아킬레스건염이다.

김포 연세하나병원 정정환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아킬레스건은 활액막이 없어 마찰이나 손상에 취약한데다가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저혈구간”이라고 설명하며 “손상이 생길 경우 빠르게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증상이 있을 때 바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킬레스건염은 주로 높은 활동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 운동 강도가 갑작스럽게 높아지는 경우, 착용하는 신발의 굽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우, 잘못된 보행습관이나 급격한 체중 증가 등 발에 지속적으로 부담이 가해지면서 나타날 수 있다.

정정환 원장은 “아킬레스건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그 부위에 염증과 부종, 통증 등의 이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킬레스건염”이라 말하며, “만약 걸을 때마다 발뒤꿈치에 통증이 있거나 뻑뻑한 느낌이 들고, 그 주변 근육에 열이 나면서 아프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아킬레스건염은 초기에 발견하면 냉찜질, 약물치료, 충분한 휴식으로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으나, 근육의 피로도나 염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면 체외충격파 등의 방법으로 주변 조직의 재생을 유도하고 근육의 증식을 꾀한다. 모든 치료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으로, 무리한 사용으로 인해 발병하는 질환인 만큼 발목이 회복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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