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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4.02.06 16:12

또 하나의 약속 "멀티플렉스들, 기자님들, 도대체 뭐가 공정한 겁니까?"

'또 하나의 약속' 상영관 축소 논란, 발뺌과 '언플'로 일관한 멀티플렉스의 자화상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딸을 백혈병에 걸리게 하고 결국 사망하게 만든 삼성반도체와의 기나긴 싸움에서 승소한 황상기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개봉 영화 중 가장 높은 예매율에도 불구하고 멀티플렉스로부터 '토끼몰이식' 푸대접을 받고 있어 영화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6일 현재 '또 하나의 약속'은 CGV 전국 45개관, 메가박스 전국 26개관, 롯데시네마 전국 19개관이다. 이 중 롯데시네마는 당초 전국 7개관에만 상영하기로 한 것을 6일 오전 19개관으로 늘렸고 이를 모 매체는 '극적타결'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약속' 배급사 OAL의 김윤미 대표는 스타데일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롯데시네마가 전국 7개관에서만 상영하기로 한 것에 대해 관객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위탁 운영 중인 7개관을 10개관으로 늘린 것 뿐, 실제 스크린 수를 늘린 것이 아니다. 상영 시간도 보기 어려운 시간대만 편성했다"며 이 모든 보도가 '언론 플레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 높은 예매율에도 불구하고 멀티플렉스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있는 '또 하나의 약속'(OAL 제공)

'또 하나의 약속'은 6일 현재 예매율 6.2%로 같은 날 개봉한 '프랑켄슈타인'(3.6%)을 무려 2% 이상 앞서는 것은 물론 겨울 극장가 정상을 유지하고 있는 '겨울왕국'과 '수상한 그녀'에 이어 세번째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예매율에도 불구하고 멀티플렉스에서 이들은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이 영화에 19개관밖에 허용하지 않은 롯데시네마 측은 스타데일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예매율이 높은 것은 알지만 예매율은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대내외적인 요소, 상업영화로서의 가치 등을 보고 배급팀과 프로그램팀에서 결정한 것이다"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들은 '대내외적 요소'나 '상업영화의 재미'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또 하나의 약속' 예매율이 높다는 근거에 대해서도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발뺌만 하다가 '외압설'을 묻자 '아니다'라는 말만 강조할 뿐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멀티플렉스에게 면죄부를 줄 수 만은 없는 게 사실이다. 메가박스의 경우 서울 4개관, 인천 경기 7개관에 불과하며 상영 시간 또한 전회 상영이 아닌 교차 상영으로 진행되고 있어 쉽게 찾기가 어렵다. CGV가 45개 관을 가지며 그나마 많은 상영관을 차지했지만 높은 예매율에 비하면 스크린 숫자와 객석 숫자가 턱없이 적은 편이다.

▲ 국민의 손으로 만든 '또 하나의 약속'. 멀티플렉스의 횡포에 결국 국민의 손길이 허사가 될 위기에 놓였다(OAL 제공)

'또 하나의 약속'은 거대 배급사나 제작사의 손이 아니라 제작부터 개봉까지 모든 것을 영화 팬들의 십시일반과 개인 기부를 바탕으로 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이루어냈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대한민국 최대 기업 '삼성'의 치부를 감성적으로 보여준 '또 하나의 약속'은 시사회에서도 엄청난 박수를 받으며 당당히 개봉했지만 멀티플렉스의 '토끼몰이식 상영 방해'라는 횡포가 결국 국민의 박수를 허사로 만들기 직전까지 만들고 있다.

OAL 김윤미 대표는 "하루에 전체 회차를 다 매진시킨다 해도 8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멀티플렉스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언론은 상영관 수가 늘어나서 배급사가 기뻐했다는 허위 사실을 보도하며 묻어버리려 한다. 이렇게 해놓고 '관객이 없어서 끝냈다'는 핑계를 댈 것이다"이라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바로 이 상황에서 영화에서 김규리가 백혈병 사건이 벌어진 '진성반도체'를 '대충' 취재하러 간 기자들에게 한 일갈을 이렇게 옮겨본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들, 그리고 기자님들, 도대체 뭐가 공정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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