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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4.02.05 18:42

[기자수첩] 김연아 팬들, 차분하게 소치올림픽 응원

국내 언론 오락가락, 중심 잡아주는 팬들이 더 나아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이 오는 7일 개막해 16일간의 대장정을 치룬다. 

피겨여제 김연아는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오는 20일과 21일(한국시간 오전 1시 14분) 각각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김연아 팬클럽은 물론 동계스포츠 스타 팬클럽은 이런 연유로 분주하다. 현지 응원전 준비와 국내 회원들의 응원열기를 담아 게시판에 게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처럼 국내 동계스포츠 팬들이 소치 동계올림픽 대표 선수들이 선전하길 기원하는 동안, 이웃나라 일본과 日 매스컴은 외신 조차 외면하는 자국 피겨선수 아사다 마오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고, '김연아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반대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 외신은 올해 동계 올림픽을 빛낼 스타로 '김연아'를 지목하고 있다. 

▲ 오는 20일 21일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경기에 출전, 올림픽 2연패에 나서는 김연아를 응원하는 <행복한 스케이터 김연아 팬카페> (화면캡처)

한편 한국 미디어를 살펴 보니 피겨여제 김연아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 눈에 띈다. 

하나는 국내 매스컴, 다른 하나는 김연아 팬이다.

김연아 선수는 한국 언론사에게 있어서 어떤 존재일까

김연아는 매스컴에 있어 어떤 존재일까? 포탈과 매체 지면을 메꿔주고 소비되는 하루 이슈? 혹은 일본 언론과 함께 '김연아 힘집내기'에 나서줄 동아줄인가?

다른 예로, 정치는 선거 때마다 네거티브 공세에 이은 SNS 여론전으로 지지 후보의 이름이 언론과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길 희망한다. 후보에 대한 기억과 인식은 '인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는 정치고, 스포츠는 스포츠이다. 하물며 매스컴이 정치적 시선으로 스포츠를 바라보면 어떻게 될까?

가령, 지난 1일 보도된 기사 제목을 보자.

<日 김연아 밴쿠버金 파란드레스 덕분, 이제 아사다 차례>,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 못이기는 이유? 기에서 눌린다>, 이들은 한 매체 기자가 지난 1일 올린 기사들이다. 참고로 이날 해당 매체 기자는 김연아 선수 관련해 기사를 5개나 올렸다.  

기사 내용을 보면, 하나는 일본의 김연아를 향한 필승 전략, 다른 하나는 마오가 김연아 한테 질 수 밖에 없는 사연 등이다. 해당 매체 기자는 이날 오후 위 두 개의 기사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 받는데 성공했다.

한편 위 예문을 올린 것은 김연아 관련 기사를 쓴 기자를 비판하기 위함이 아니다.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국내 매스컴에게 김연아 선수가 어떤 존재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올렸다. 

현재까지 업데이트 된 기사들을 보면, 일본의 '김연아 흠집내기' 전략을 그대로 번역한 국내 언론 매체가 하나 둘이 아니다. 반면 자국 선수를 향한 침착한 기사와 응원은 없고, 냉.온탕을 오가며 보도하는 등 매스컴으로서의 헛점을 곳곳에서 드러냈다.

바로 이 때문에 최근까지 김연아 관련 기사로 일반 시민과 네티즌의 반응은 '막장 한국 드라마' 보는 것처럼 격앙되었고, 심지어 댓글에서는 '부끄럽다'에 이어 '서럽다'는 표현마저 나왔다.

▲ 김연아 팬카페 게시글, 이곳은 하루 100개 이상의 게시글과 영상이 업데이트 된다.(화면캡처)
 

피겨여제 김연아는 국내팬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포탈 다음에서 '김연아 팬카페'를 찾아봤다. <행복한 스케이터 김연아 팬카페>라고 쓰여진 이 카페는 오는 9월 14일이면 카페가 개설된지 10년이 된다. 회원수는 5일 현재 81,784명, 하루 방문자 수는 5,594명, 하루 업데이트 되는 글은 100개가 넘는다. 댓글은 셀수조차 없을만큼 많다.

어렵게 볼 것 없이 '행복한 스케이터 김연아 팬카페' 회원들이 오프는 물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연아 승냥이'들이다. 한편 이 카페를 벗어나 다음, 네이버, 네이트 등 각 포탈과 언론매체는 그야말로 전쟁터다. 하지만 이곳은 차분하다.

회원들이 일사분란하게 현지 김연아 소식을 전하고, '연아 선수 힘내세요', 김연아 선수 활약 동영상 다양한 응원 글과 영상들이 업데이트 된다. 관리회원들도 공지를 통해 '소치올림픽 새벽 경기 공동응원 번개모임 신청자 신청'을 통해 한국에서 회원들이 모여 김연아 선수를 응원할 준비에 여념없다.

국내 언론이 하루 이슈로 일본의 흠집내기 기사까지 번역해 김연아 선수 일거수 일투족을 헤집고 다니는 동안, 국내 김연아 팬들은 위처럼 차분하게 응원전을 준비를 한 것이다. 다시 말해 김연아 선수를 위해 팬클럽과 블로거들이 포탈 미디어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것이다.

연일 주가하락에 경기도 불안하고,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한국. 학자금 대출 때문에 고민하는 취업준비생, 새벽 응원전을 위해 편의점 알바를 그만둬야 하는 학생, 당장 내일조차 장담하기 힘든 회사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는 직장인, 하우스푸어가 돼 불안에 떠는 가족 등 모든 이들에게 오는 20일과 21일 새벽은 잠자리는 물론, 모든 일과를 제치고 피겨여제 김연아를 응원할 준비에 여념이 없을듯 싶다.

끝으로 피겨여제 김연아를 향한 대표 응원 댓글과 지난 경기 영상을 올려본다.

"한국 중심은 한국 팬이 잡아주고, 김연아는 여제로서 침착하게 경기 잘하고 오면 돼" (눈**)

"너무 아름답잖아~ 말이 필요없잖아~ 자랑스러운 연아선수~"(lem*****)

아래 영상은 지난  1월 4일 KBS2TV에서 방영된 김연아 선수 SP(Send in the Clowns)경기 동영상이다.

김연아 화이팅! 승냥이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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