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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1.03.05 14:32

[권상집 칼럼] 높은 시청률과 미완의 과제를 동시에 남긴 ‘미스트롯2’

역대급 시청률 그러나 수많은 과제 또한 남기다

▲ TV CHOSUN '미스트롯2'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TV조선이 오리지널이라고 강조해온 트롯 오디션 <미스트롯2>가 시청률 32.86%를 기록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지상파 3사 및 케이블, 종편 등 모든 채널이 TV조선의 트롯 오디션을 넘기 위해 물량 공세를 단행했지만 ‘오리지널’을 내세운 TV조선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미스트롯2>는 평균 시청률 30%를 기록, 오디션 역대 최고의 평균 시청률을 수립했다.

기타 방송사들의 트롯 오디션은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으로 대변되는 TV조선과 사실상 포맷과 진행 방식이 매우 흡사했기에 원조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 깊은 고민과 논의 끝에 트롯 오디션을 진행하지 않다 보니 모방의 연속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단조로운 유사 경연에 머물렀다. 다른 방송사에서 오디션 우승을 해도 화제몰이가 되지 않는 이유이다.

그러나 이번 <미스트롯2> 역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많은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송가인, 임영웅, 영탁, 이찬원 등 수많은 화제의 인물을 지난 시즌 만들어낸 것과 달리 이번에는 화제성을 만들어냈던 참가자가 보이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미스터트롯> 경연에서 불려진 다수의 곡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만 이번 오디션에서는 히트곡조차 탄생하지 못했다.

수많은 과제를 몇 가지로 간추린다면 첫째, <미스트롯2>가 오디션의 공정성에 관해 팬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점은 향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오디션에서 참가자의 실력을 위주로 한 공정성은 반드시 지켜야 할 필수 요소이다. 공정해야 할 경연에서 유독 제작진이 특정 지원자를 밀어주는 경향을 다수의 시청자가 느끼는 순간 반발은 집단으로 확대된다.

방송에서 모든 참가자의 출연 분량을 균등하게 배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특정 참가자의 서사를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심사위원의 극찬을 두드러지게 부각시키면 시청자들은 오디션이 공정하게 진행된다고 느끼지 않는다. 문자 투표에서 제작진의 예상과 시청자의 반응이 극명하게 달라진 이유는 제작진이 특정 참가자를 밀어주는 경향을 줄곧 보였기 때문이다.

둘째, 심사 결과의 공정성도 담보되어야 한다. 마스터들이 오랜 기간 지켜보며 심사한 점수 차이와 두 달 가까이 진행된 대국민 인기투표 점수 차이는 당일 쏟아진 문자 투표로 손쉽게 뒤집어졌다. 무대에서 노래를 잘 부르고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아도 문자 투표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으면 상위권에서 하위권으로 곧바로 뒤바뀌는 점수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국민 인기투표의 점수 차이가 순위당 15점 차이에 그치고 마스터의 점수 차이 또한 최대 80점인데 비해 문자 투표는 최고점과 최하점의 차이가 무려 700~1000점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 몇 달간 축적된 사전 투표와 마스터의 점수가 당일 문자 투표 점수로 뒤바뀐다면 지원자들 역시 실력보다 문자투표 동원 및 여론몰이에만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학폭 논란에 휘말린 참가자를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특정 참가자에겐 관대한 장면과 우호적인 반응을, 일부 참가자의 분량은 준결승까지 올라왔음에도 사실상 편집 위주, 냉소적인 반응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점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이번 오디션은 높은 시청률 대비 최종회까지 줄곧 공정성, 형평성 논란에 휘말렸다.

제작진은 대표 콘텐츠인 <미스터트롯2>를 당연히 진행할 것이다. K-POP에 초점을 맞춘 오디션을 중간에 진행한다고 알렸지만 여전히 제작진은 <미스터트롯2>에 비중을 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 누적된 시청자들의 불만과 오디션이 반드시 지켜야 할 형평성, 공정성 논란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미스터트롯2>가 진행된다고 해도 성공을 확신할 수는 없다.

<미스트롯2>가 시청률 32.86%를 기록했기에 올해 역시도 지상파 및 케이블, 종편에서 유사한 트롯 오디션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블루오션 단계를 넘어 트롯 오디션이 레드오션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TV조선이 ‘오리지널’의 힘을 굳건히 지켜내려면 특정 지원자 밀어주기, 이슈에 침묵하기가 아닌 보다 개방되고 공정한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끌고 가야 한다.

<미스터트롯>은 12.5%의 시청률로 첫 회를 시작, 최종회에서 첫 회의 3배에 가까운 35.7%로 역대급 성공을 거두며 오디션을 마무리했다. 반면, <미스트롯2>는 첫 회 28.7%에서 시작했으나 최종회 시청률은 <미스터트롯>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 어떤 오디션보다 기대가 컸지만 실망 또한 매우 컸다는 뜻이다. 오디션을 통해 가장 실력 있는 참가자를 공정하게 선발하겠다는 제작진의 초심 회복만이 시청자의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오리지널은 공정해야 한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기업경영트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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