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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1.02.19 02:13

'퍼펙트 케어' 첫 흥행이 기대되는 짜릿하고 영리한 스릴러

로자먼드 파이크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 유명세 아닌 연기로 승부

▲ '퍼펙트 케어' 티저포스터(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19일 개봉하는 '퍼펙트 케어'(15세 관람가, 119분)는 올해 첫 흥행이 기대되는 짜릿하고 영리한 스릴러. 굳이 분류하자면 범죄영화다. 19일 기준 로튼토마토 평점 93%로 북미에서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영화의 특징은 선악구도가 없다는 것. 악만 존재한다. 덧붙여 이 영화는 악과 악의 대결구도로 짜 맞춰져 있다.

꽤 오랫동안 '아메리칸 드림'으로 표현되던 미합중국. 이 영화의 배경은 앞서 말한 기존의 이미지와 달리 악의 세상에 와있는 기분이다.

주인공 말라 그레이슨(로자먼드 파이크)의 직업은 후견인. 후견 대상은 고령화 사회에서 매년 쏟아지는 노인들이다. 어쩌면 먹잇감이 더 어울린다. 

'퍼펙트 케어'(감독 J블레이크슨)의 원제는 'I care a lot'. 극중 주인공 말라 그레이슨(로자먼드 파이크)은 고령자들의 연금과 자산을 담보로 요양원을 경영하는 자산관리사.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이 존재하는 한국에서는 낯설기만한 직업이다. 지자체 빈민구제 정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복지가 민영화된 미국이니까 가능한 이야기라는 것.  

'퍼펙트 케어'의 주인공 말라 그레이슨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요양원 입원이 가능한 고령자들의 병원 진단서는 물론, 모든 신상정보를 알아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일단 타깃으로 정해진 노인은 건강과 안전을 이유로 요양원 입원을 강제한다. 그녀는 이런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말라 그레이슨의 파트너 프랜(에이사 곤잘레스)은 지역 병원들과의 커넥션은 물론이고, 경찰서까지 엮어놨다.

▲ '퍼펙트 케어' 스틸컷(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전후를 따지고 보면 말라 그레이슨의 후견인 업무는 불법이다. 하지만 다양한 법적 다툼을 통해 다져진 노하우로 노련하고 능숙하게 일을 처리한다. 그래서 합법이다.

하물며 "미국에서 말하는 복지(Care)가 이렇게 쓸만한 비지니스였다니.."라는 생각이 들만큼 많은 노인들을 사람이 아닌 먹잇감으로 대한다. 물론 말라 그레이슨의 겉모습은 흡사 친절하고 합리적이며, 심지어 설득력과 감동도 있다. 하지만 악마다. 

그러던 어느날, 말라 그레이슨이 한동안 본 적이 없는 거물 고객 정보를 건내받는다. 이름은 제니퍼 피터슨(다이앤 위스트). 굴지의 대기업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하다 은퇴한 이 할머니는 평생 받는 연금, 보유 자산이 상당하다. 그런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매우 건강하다. 그것만 흔든다면, 말라 그레이슨과 파트너 프랜에게 더 쏠쏠한 부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등장한 또 다른 악(惡) 로만 룬요프. 지난 수년간 HBO시리즈 '왕좌의 게임'에서 라니스터 가문의 적자 아닌 적자로 살던 티리온이 이번 신작 영화 '퍼펙트 케어'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마피아 보스로 등장한다. 영화 속 구도가 그래서 악과 악의 대결이다.

▲ '퍼펙트 케어' 스틸컷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말라 그레이슨은 21세기가 낳은 악마다

금융자본의 총아로 세상 위에 군림하는 미국. 복지국가로 거듭난 유럽과는 너무도 다른 나라. 모두에게 기회의 땅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기회마저 유행곡 '어떤 이의 꿈'처럼 남의 꿈을 뺏고, 내 꿈 마저 뺏기는 그런 나라가 미국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휩쓸고 간 지금은 유럽도 미국도 안심하고 살만한 나라란 거의 없다. 이런 와중에 자국에서 확산된 코로나 감염 여파로 되려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중국의 위세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외신들의 소식.

"과연 인류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선악이 있기는 한 걸까"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그냥 악이라고 하면 안되나? 싶다. 이유랄 것도 없이 갈 수록 정의구현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 '퍼펙트 케어'의 말라 그레이슨은 21세기 약육강식의 시대에 등장한 맞춤형 빌런이다. 누가 봐도 현실적이면서도 수긍이 갈만한 캐릭터라는 것.

▲ '퍼펙트 케어' 스틸컷(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말라 그레이슨 역을 맡은 로자먼드 파이크는 2014년 '나를 찾아줘'이후 부활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만큼 냉혈하면서 심플하고, 끝내 잔인한 캐릭터로 분한다.

만약 이 영화 속 주인공이 종합일간지 사회면 몇 줄로 나오는 기사였다면, 누구라도 욕을 하고, 댓글로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정부와 사회를 탓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재미있다. 장면 마다 디테일이 살아있고, 지루할 틈 없이 긴장국면과 엽기적인 사건이 곳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119분간 로자먼드 파이크가 관객의 눈과 귀를 담보로 후견인이 될 전망

코로나19 이후 "왜 이렇게 된 걸까"라며 과거와 내면을 되짚어 보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그럼에도 인간 세상은 생기 있게 돌아간다"며, 악당 중의 악당을 또 다른 악당과 붙여 놓고, 서로 목숨을 건 한판 승부를 스크린에 수 놓는 영화가 있다.

신작 '퍼펙트 케어'는 그래서 올해 첫 흥행이 예상된다. '펄프 픽션'과 '끝까지 간다'를 보고 좋은 추억을 가진 관객이라면, 영화사 조이앤시네마가 수입하고, 제이앤씨 미디어그룹(TCO더콘텐츠온)이 배급하는 '퍼펙트 케어'는 맞춤형 스크린 케어다.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로 이름 석자를 당당히 올린 로자먼드 파이크가 19일부터 국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눈과 귀를 담보로 119분간 찐(?) 빌런 후견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퍼펙트 케어' 스틸컷2(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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