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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로 다시 주목받는 덱스터 스튜디오

국내 보다 해외 유튜버들이 더 잘 아는 시각효과의 강자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지난 4일 '승리호'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래, 하루 평균 5개의 리뷰 영상이 유튜브에서 업로드되고 있다. 찬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SF영화 '승리호'를 두고 글로벌 유튜버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국내 회사가 있다. 다름아닌 VFX(시각적 특수효과)를 담당한 덱스터 스튜디오다. 

SF장르를 유튜브에서 리액션을 진행하는 유튜버들은 비주얼 시각효과가 스토리(에피소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어떤 종류의 SF영화 혹은 시리즈가 나와도 빼놓지 않고 설명한다. 이번에도 상황은 마찬가지. 

▲ 덱스터스튜디오 로고(덱스터 제공)

한국이 SF를? 고작 2천만 달러로 1억 달러 SF를 만들어

국내 매체들이 '승리호' 스토리의 헛점을 지적하는 동안, 정작 해외 누리꾼들은 주연배우 송중기의 필모그래픽을 언급하고, 송중기의 전작 '늑대소년'을 이야기하며, 아시아 극장가 히트작 '신과 함께'를 말하며 VFX를 담당한 덱스터를 언급한다. 작품 공개 일주일도 안됐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해외 유튜버들이 '승리호'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며 자주 언급하는 말은 다음과 같다. "겨우 2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헐리우드에서 1억 달러 이상을 들여야 나오는 SF 시각효과를 만들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덱스터 스튜디오가 '승리호'의 VFX와 사운드 디자인, 후반 공정까지 포함해 약 70%의 컷을 담당했다.

국내 신흥강호로 떠오른 VFX 위즈웍스튜디오, 불가리아 Bottleship 등 약 8개의 시각효과 제작사들이 참여한 '승리호'는 기존 아날로그 영화에서 제작된 미니어쳐 무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흔히 종합예술이라는 영화에서 컴퓨터 그래픽(CG)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현대 SF영화에서는 CG가 거의 모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 '승리호' 로봇 업동이 역을 맡은 유해진의 모션캡처 연기(넷플릭스 제공)

'승리호' 시리즈 제작을 요구하는 해외 누리꾼들

해외 유튜버들의 '승리호' 리뷰를 보면, 일부 유튜버와 댓글 사이에서 숱한 전망과 기대가 섞여있다. 러닝타임 136분인 '승리호'의 시즌제 시리즈 제작 요구 또한 그중 하나다.

가령, 해외 네티즌과 유튜버들은 기존 SF물과 달리 우주를 배경으로 서민들이 처한 현실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 '승리호'의 장점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승리호'의 시대적 배경과 서사가 2092년이라는 것 외에는, 기존의 계급갈등이 여전하거나 더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기에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즉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으며, 분량만 더 늘어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이야기한다. 즉 프리퀄을 보고 싶다는 이야기.

▲ 한국형 SF블록버스터 '승리호' 제작 비하인드 컷(넷플릭스 제공)

긴 터널을 지난 덱스터, 지금보다 더 크게 봐야할 콘텐츠기업

덱스터의 성장을 기대되는 이유로는 세 가지가 있다. 그 첫째로는  CJ ENM과의 전략적 제휴다. 지난해 2월 CJ ENM은 덱스터 지분을 일부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등재됐다. 덱스터는 드라마/영화/체험관 제작 협력과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어떤 기업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둘째, VFX(시각적 특수효과)시장의 확대다. 2026년까지의 외신 기사와 전망들을 보면 현재 보다 두 배 이상이다.

더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극장과 같은 대면 시장이 줄고 비대면 시장이 확대되면서 넷플릭스처럼 글로벌 OTT스트리밍 서비스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셋째, 다시 불고 있는 한류다. 작년까지만 해도 일본의 4차 한류붐, 북미시장의 한류열풍 등이 화제였다. 그럼에도 지난 십수년간 한류 콘텐츠의 인기는 아시아와 일부 남미국가에 머물렀다. 

일례로 2019년까지 세계 영화시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한국 작품은 '부산행'(2016). 드라마는 tvN의 '미생'(2014)과 '응답하라 1988'(2015), '도깨비'(2017), '미스터 선샤인'(2018)이 전부. 당시는 북미와 유럽 드라마 및 영화 콘텐츠와 비교하면 주류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크게 역전됐다. 영화 부문은 '살아있다'(넷플릭스 전체 1위)를 필두로 '반도', '콜'이 잇따라 선전했고, 드라마 부문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즌1과 2, 그리고 '인간수업'이 큰 인기를 모았다.

화룡점정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 홈'. 이 시리즈는 지난해 12월 18일 전세계 공개뒤 일주일도 안돼 북미 넷플릭스 3위, 글로벌 넷플릭스 3위를 차지했다. 통계를 공개하지 않는 넷플릭스가 이례적으로 2천만명 이상이 '스위트 홈'을 시청했다는 수치를 발표했을 정도다.

여기에 tvN의 '사랑의 불시착', '슬기로운 의사생활', JTBC의 '이태원클라쓰'가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맹활약했다. 어느 네티즌의 댓글처럼 "한류가 넷플릭스를 먹여살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 

올해는 멈출 것으로 예상했던 한류가 더 확대됐다. 그 첫번째 작품이 '승리호'(제작 비단길, 감독 조성희)다. 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 하루만에 각국 1위(북미 7위)를 차지하더니, 얼마안가 전체 1위(8일 기준)를 기록했다. 

▲ '승리호' 제작 비하인드 컷(넷플릭스 제공)

한편 Visual Effect를 두고 애니메이션과 SF판타지 영화를 연상하기 쉽지만, 현재는 드라마를 포함해 거의 모든 장르를 망라한다. 심지어 VFX가 모든 영상 제작에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비지니스와이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애니메이션과 VFX시장 규모는 1,560억 달러였다. 전년대비 2~3%나 성장했다.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쓴뒤 모든 시장과 제조업이 멈췄고, 바이러스 방어에 성공한 한 두 나라를 제외하고 모든 나라가 마이너스 경제성장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적자구조로 대세를 이룰 때, 정반대로 성장세를 이룬 분야가 애니메이션, VFX였다. 그런 점에서 덱스터 스튜디오는 지금 보다 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위키피디아에 등록된 전세계 메이저 VFX기업만 해도 60개社 이상. 현재까지 북미와 호주, 뉴질랜드, 일본 기업들이 VFX와 애니메이션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유럽 기업이 뒤를 쫓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한국 VFX기업의 성장은 아시아, 특히 중국에 의존하는 형편이었다. 

아울러 덱스터는 제작사로 나선 2018년 '신과 함께: 인과 연' 흥행에도 여전히 불안했던건 시장다변화였다. 그런데 올해부터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롱텀으로 인큐베이팅을 추구하던 기업들의 전환점이 마련됐다. 그 계기가 2021년 2월 4일 넷플릭스에서 전세계에 공개된 한국형 SF블록버스터 '승리호'.

지난해 개봉 전부터 1천만 영화라고 앞다퉈 예상했던 '승리호'가 코로나 여파로 넷플릭스 OTT로 공개되자, 수익은 다소 줄어든 반면 글로벌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이건 조성희 감독과 송중기, 김태리, 유해진, 진선규에 이어 VFX 70%를 담당한 덱스터에게도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해외 유명 유튜버들 입에서 '덱스터 스튜디오'라는 이름이 언급될 줄을 누가 예상했을까. 하지만 이건 받아들여야할 현실이자 진행형이다. 이제 보니 글로벌 VFX시장의 신흥 강자로 덱스터가 떠오른 것이다.

▲ '승리호' 꽃님이(도로시) 역을 맡아 열연한 아역배우 박예린 컷(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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