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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1.02.01 16:12

[권상집 칼럼] 학폭 논란 ‘가수 진달래’, 대중의 용서는 없다

진정성 없는 사과와 미숙한 대처, 용서할 수 없는 이유

▲ 진달래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가수 진달래의 학폭 논란은 지난 달 30일 불거졌다. 모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 학폭 관련 글은 삽시간에 화제가 되었다. 피해자의 글이 매우 구체적이고 당시 상황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기에 네티즌들은 30%에 가까운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미스트롯2> 지원자 중에 가해자가 누구인지 한 명의 가수, 즉 진달래를 쉽게 특정할 수 있었다.

가수 진달래는 <미스트롯2>에 출연하기 이전부터 트로트 분야에서 가창력이 있는 가수로 호평을 받았던 인물이다. KBS의 간판프로인 <아침마당>에서 여성 가수 최초로 5승에 성공한 기록도 갖고 있다. 지난날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는 그녀의 스토리는 많은 팬들의 지지와 호응을 얻어내는 촉매제가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스토리를 믿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미스트롯2>에서 진행된 팀 미션 연습 중 발등뼈에 금이 갔음에도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그녀의 두 얼굴은 대중의 입장에서도 충격 그 이상이었다. 그녀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글은 여러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나 피해 상황이 너무 잔인해서 이를 옮겨 쓰고 싶지 않을 정도이다. 20년이 지난 그녀는 이제 와서 용서를 구하는 중이다.

그녀의 소속사도 미숙한 대처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음은 물론이다. 물론, 대다수 소속사는 소속 연예인들의 학폭 논란에 대해 늘 일관된 공식인 ‘법적 대응’을 언급하며 피해자의 호소에 위협을 가한다. 소속사가 사이버 수사대를 강조하며 법적 대응을 선포하는 순간 다수의 피해자는 또 한 번 숨을 죽이고 자신의 피해 사실을 가슴 속에 지우곤 했다.

그녀의 소속사는 법적 대응에서 한발 더 나아가 “수사 요청해서 잡히면 신상으로 영혼까지 털어드립니다.”라는 섬뜩한 경고를 피해자에게 던졌다. 논란 초기, 사실 확인부터 하는 게 도리인 소속사가 피해자를 찾고 있다는 점, 찾아내 영혼을 털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 학폭을 넘어 조폭에 가까운 메시지를 보낸 소속사의 대응은 대중의 분노를 유발했다.

대중의 분노는 곧바로 나타났고 가수 진달래의 SNS는 <미스트롯2>에서 하차하라는 메시지와 학폭 논란에 대해 정확히 밝히라는 항의성 메시지로 도배되었다. 용서를 구한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강경 대응을 외치던 그녀의 소속사가 곧바로 학폭 논란을 인정하고 출연 중인 프로그램 하차를 선언했지만 그 과정은 대중의 분노와 압박에 등 떠밀린 모습이 역력했다.

KBS <아침마당>에 나와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고백하며 중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 그녀의 알바가 무엇인지 지금 대중은 묻고 있다. 피해자의 복부를 걷어찼던 그녀는 이제 와서 사과문을 통해 “당당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용서를 구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지금까지는 왜 당당하지 못한 엄마가 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녀가 사과문에서 밝힌 대로 이번 사건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그녀를 믿고 지지해준 팬들뿐만 아니라 그녀를 응원해준 동료 현역 가수들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특히, 그녀의 열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 <미스트롯2> 프로그램도 브랜드와 신뢰도에서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 모든 건 지난 날 영혼까지 다친 피해자의 상처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철없는 행동으로 스스로도 가슴이 찢어지게 후회스럽다고 밝혔지만 피해자는 그녀가 방송에 나와 두 얼굴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찢어졌을 것이다. 진달래는 사과문에서 ‘철 없는 행동’, ‘한 아이의 엄마’를 강조, 반성하며 살겠다고 약속했다. 진정 반성했다면 모든 방송에 앞으로도 나오지 않는 것이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직접 만나 사과하고자 고향 지인들을 통해 피해자 분과 연락하려고 노력했다는 그녀에게 부탁한다. 당사자를 찾는 과정에서 피해자는 또 한 번 큰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사과한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더 큰 상처를 주지 말기 바란다. 진정성 있는 사과라면 가수로 데뷔한 후 피해자를 만나 사죄했어야 맞다. 용서는 자격이 있는 자에게 베풀어야 한다.

또한, 피해자의 가슴에 상처를 주고 평생 트라우마를 안긴 학폭 가해자가 방송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자숙이라는 미명 아래 당분간 두문불출하다가 다시 나와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면 대중의 도덕적 품성과 시민의식까지 타락할 수 있다. 학폭 가해자를 쉽게 용서한다면 또 다른 학폭을 낳을 뿐이다. 학폭에 대해 결코 선처란 없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기업경영트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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