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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칼럼
  • 입력 2014.01.20 20:04

[기자수첩] 클래식과 K-POP 공연의 차이란 없다

JK챔버오케스트라 정기공연 관람후기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19일 예술의 전당에서 펼쳐진 'JK챔버오케스트라'의 정기공연 <영화를 만난 클래식>은 관현악 연주가 돋보였다. 연주중 관객들도 적극 호응하는 등, 근래들어 보기드믄 열정적인 공연이었다.

▲ 19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JK챔버오케스트라 '영화를 만난 클래식' 공연장면. (출처 아카사 엔터테인먼트)

먼저 1부 연주 프로그램중 권혁주 바이올리니스트가 영화 '시네마천국'의 테마곡을 연주하자, 곳곳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관객들도 보였다. 그만큼 감동적이었다.

2부에서는 이재희 카운터 테너가 부른 영화 '파리넬리'의 대표곡 '울게 하소서'(헨델, lascia ch`io pianga)는 세계적인 카운터 테너 요시카즈 메라가 부른것 보다 더 넓게 울려퍼졌다. 연주를 마치자,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더 커진건 당연해 보였다.

특히 이 날 JK챔버오케스트라 공연은 연주를 마칠때 마다 박수를 쳐주고, '브라보!'를 외쳐주는 관객이 많았다. 

하지만 오케스트라가 진지하게 연주하는데, 맨 앞에 앉아 바로 옆 관객에게 무대 위 콘트라베이스를 가리키며 "저 큰게 뭐요?"라고 큰소리로 묻는 사람이나, 먹을 걸 들고와 부시럭 대며 먹는 모습은 그래도 양반이었다.

이와같이 일부 관객은 공연을 즐길만한 준비가 덜 되어있다.

예를 들면, 공연 2부에서 '파가니니 자동판매기'로 정평이 난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가 '악마의 바이올린'으로 유명한 니콜로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제24번'을 무반주로 연주할 때였다. 특히 이 곡은 바이올린 줄을 퉁기며 연주하는 '피치카토' 주법이 나오는 등 다양한 기교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조용한 가운데 무반주 연주가 시작되자, "아 짜증나. 싫어!"라고 연신 화를 내는 아이들이 보였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클래식 공연은 누구나 접할수 있지만, 진심으로 원하지 않고는 듣는 것 자체가 지루하고, 거북스럽기 때문이다.

참고로 아래 업로드된 동영상은 지난 2012년 1월 권혁주 바이올리니스트와 JK챔버오케스트라의 공연장면이다. 곡명은 이탈리아의 위대한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바이올린 협주곡 2번 B단조 op.7)라는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출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반면 JK챔버오케스트라는 19일 정기공연 중 일부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익숙해 보인다.

누가 떠들건, 화를 내건, 아랑곳 않고 연주를 진행했다. 이렇듯 오케스트라는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는데, 국내 일부 관객들의 수준은 왜 이렇게 낮은지. 클래식의 대중인식이 낮다는 점에 동의할 수 밖에 없다.

▲ 독일 동북부 바이에른 주 밤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모습. 유럽의 경우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각 도시마다 있다. 아울러 클래식 공연관람 태도는 배울만 하다. (출처 밤부르크 심포니 홈페이지)

해외 클래식 관객들은 어떨까?

클래식 공연을 아직도 낯설게 바라보는 한국과 달리, 해외 클래식 팬들은 성향도 다양하다. 

가령, 독일 중북부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 힙합그룹 '디 판타스틱 피어' 공연을 보며 신명나게 따라 부르던 힙합차림의 청소년이 주말에는 북부 바이에른 밤부르크 오페라 하우스에서 펼쳐진 밤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 정기연주 공연에서 말쑥한 정장차림으로 차분하게 관람한다면 믿겨질까.

위 부분은 사실이다. 세계적인 비엔나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 공연 또한 그렇다. 심지어 일본에서 펼쳐지는 해외 유명가수 공연은 관객들의 호응이 너무 없어 중간에 박수가 없으면 관객석이 텅 비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공연에 방해가 된다'며 공연장 스탭들의 주의와 제지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문화인식의 차이다. 다시말해 문화를 대하는 사람들의 평소 태도와 직결되어 있다.

특히 한국의 일부 관객들은 클래식을 대하는 태도가 비뚫어져 있다. 일상에 쫓겨 여가 시간이 전혀 없는 탓이다. 점점 먹고 살기 힘든데다 매일 야간학습과 각종 시험으로 얽메인 학생들에게 차분한 관람 문화를 요구하는건 애초 무리다. 교육부와 문화부 그리고 학교 당국이 음악 수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마냥 아쉬울 따름이다. 

참고로 아래 동영상은 1996년 유럽과 북미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독일의 유명 힙합뮤지션 '디 판타스틱 피어'(Die Fantastischen Vier)의 싱글 'Populär'이다. 이 뮤직비디오를 보면 유럽 청소년들의 일상이 보인다. 이들이 평소 듣는 곡은 록큰롤, 힙합, 테크노, 하우스 뮤직이다. 그런 그들도 부모와 함께 클래식 공연을 가면 정장차림이다.

클래식과 K-POP 공연의 차이란 없다

화제를 돌려, 케이팝 팬들에 관해 살펴보자. 잘 보면, 케이팝 팬들도 예의라는게 있다.

가령, 국내 케이팝 단독 공연은 빅뱅, 소녀시대, 2PM 정도가 되야 가능하다. 나머지는 해외 단독공연을 제외하고, 문화부와 지자체, 케이블 및 방송3사가 주관하는 합동공연에 참가한다. 특히 합동공연에는 각각의 팬클럽이 좋아하는 가수가 출연하면 미리 준비된 추임새를 넣거나,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경청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좋아하는 가수를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소리를 지를 망정, 노래가 '듣기 싫다'며 야유를 보내진 않는다. 그건 공연 전후로 팬클럽 간의 언쟁과 심각한 몸싸움으로 직결되는 빌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 점은 앞서 서술한 클래식 공연과 차이가 있다. 그럼 케이팝 팬들이 나이가 들어 클래식을 접하면, 나아지려나? 국내 오케스트라 클래식 공연과 케이팝 공연의 차이란 없다. 있다면 관객들이 공연을 대하는 태도에서 조금씩 갈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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