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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0.12.18 15:59

[권상집 칼럼] 압도적 출발, 부족한 완성도 ‘미스트롯2’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에 비해 부족한 완성도 보완이 시급

▲ TV조선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방송업계에서 가장 기대가 높았던 <미스트롯2>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첫 회 시청률은 무려 28.65%, 올해 가장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부부의 세계> 최종회 시청률보다 높았고 SBS가 심혈을 기울인 드라마 <펜트하우스>보다 훨씬 높은 시청률이다. 2000년 이후 방송된 모든 장르를 포함할 때 KBS1 대하드라마 <태조왕건>, <제국의 아침>에 이어 3번째로 높은 기록이며 가요, 예능 첫 회 시청률로는 그 어떤 비교도 무색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미스트롯2>가 12월 중순 첫 방송을 예고했을 때 방송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냈다. 트롯 열풍의 전진기지인 TV조선이 ‘오리지널’을 강조했고 전작 <미스터트롯>이 워낙 많은 화제와 시청률을 기록했기에 엄청난 지원자들이 몰릴 것이라는 기대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미 지상파 3사와 케이블 채널에서 올해에만 10여편에 가까운 각기 다른 트롯 오디션을 진행했기에 흙 속의 보석 같은 지원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했다.

첫 방송이 거둔 시청률 면에서는 분명 화제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단적인 예로, 현재 지상파 3사가 진행하는 트롯 경연 프로그램의 모든 시청률을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의 시청률을 <미스트롯2>는 첫 회에서 거뒀다. 시청자의 기대가 엄청나게 컸다는 증거이다. 특히,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미스터트롯>의 TOP6가 특별심사위원으로 합류했다는 소식 때부터 첫 회 시청률이 최소 20% 이상은 훨씬 넘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도 있었다.

문제는 전작에 비해 완성도가 꽤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첫째, <미스터트롯> 열풍의 주역인 TOP6의 역할 부재에 있다. 마스터로 출연해 실력을 점검하고 멘토로서의 역할을 다한다고 제작진은 설명했지만 TOP6는 지원자에 대한 배려와 가수로서의 이미지 등을 고려한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 대부분의 지원자에게 긍정 평가와 함께 하트를 누르는 등 마스터에 걸맞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들을 마스터로 고려한 제작진의 실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임영웅과 영탁, 장민호 등의 출연은 시청률을 사로잡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다. 다만, 전체적으로 마스터의 정확한 심사와 날카로운 지적이 전작에서 빛을 발했다면 <미스트롯2> 첫 회에서는 상당 부분의 분량이 임영웅 등 TOP6에게 할애되어 마스터의 기능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했다. 하트 버튼을 너무 쉽게 누르다 보니 심사의 공정성을 토대로 진행되어야 할 오디션이 가벼운 축제 한마당으로 전환되어 프로그램이 주는 긴장감이 반감되었다.

둘째, 심사의 공정성이 오락가락한 점이다. 초등부 지원자들에게 관대한 심사를 진행한다면 애초에 제작진이 얘기했듯이 계급장 떼고 오디션을 열 필요가 없다. 미성년 지원자에 대해 지나치게 온정적인 심사를 하거나 일부 실력이 부족한 지원자에게 하트 몰표를 던져주다 보니 실력자가 등장해서 초반부터 입소문을 낳았던 전작들에 비해 시청자나 네티즌들의 반응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오디션의 생명은 공정한 심사와 숨겨진 실력자에게 있다.

결국 일관되게 공정하고 날카로운 심사를 진행하기 위해 제 역할을 했던 박선주 마스터에게 희한하게 하트를 누르라는 동조 압력이 발생했다. 마스터는 모두 개별적으로 지원자의 실력을 판단하고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다른 마스터들의 버튼 숫자에 따라 전체적인 분위기를 강요해서 지원자에게 우호적인 판단을 내리게 해서는 안된다. 첫 회에서 유일하게 공정한 심사를 했다고 박선주 마스터만 호평을 받는 이유를 제작진과 출연진은 생각해봐야 한다.

셋째, 섣부른 판단이나 아직까지 숨겨진 실력자가 보이지 않는다. 오디션은 원래 첫 회 우승후보를 포함 막강한 실력자를 모두 등장시켜 초반에 바람을 일으켜 경쟁 프로그램의 기를 꺾는데 목적이 있다. <미스터트롯> 첫 회에 임영웅, 장민호, 나태주, 정동원, 홍잠언 등이 출연하며 화제성을 폭발시킨 건 엄청난 실력자 출연에 대한 기대감을 프로그램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미스트롯2>는 그런 측면에서 실력자로 인한 화제 몰이가 첫 회 형성되지 않았다.

유사 트롯 오디션이 범람하는 상황 속에서 TV조선은 줄곧 ‘오리지널’을 강조하면서 자신들의 트롯 오디션은 유사 프로그램과 다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첫 회에서 지상파 3사의 오디션을 무색하게 하는 압도적 성과는 거두었으나 과연 지상파 3사보다 더 높은 완성도를 첫 회에서 보여주었냐고 묻는다면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따른다. 기존 시즌 대비 현저하게 떨어지는 흥미와 완성도를 어떻게 채울지 제작진이 앞으로 심사숙고해야 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스트롯2>에서는 홍지윤, 윤태화 등 상당한 역량을 갖춘 실력자가 일부 등장했다. 참고로, <미스트롯> 시즌 1의 2회 엔딩은 송가인, <미스터트롯>의 첫 회 엔딩은 장민호가 차지했다. 1~2회 엔딩에 내세우는 인물은 제작진이 해당 프로그램의 대표로 내세우는 인물이라는 점을 추론할 수 있다. 참고로, <미스트롯2>의 첫 회 엔딩은 공교롭게도 송가인의 ‘엄마 아리랑’을 부른 홍지윤이었다. 그녀가 <미스트롯2>의 대표가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기업경영트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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