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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0.12.09 18:12

[박수빈의 into The Book] #2. 수들의 향연, 원의 다른 이름 ‘1’

도서 ‘아! 와 어?’, 우리가 사는 세계는 수로 구성된 신비로운 세계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 도서 '아! 와 어?'

수학은 자연의 언어이고 패턴의 언어이다
수의 패턴이 산술학이고
모양의 패턴이 기하학이고
운동의 패턴이 미분과 적분이고
우연적인 사건의 반복 패턴이 확률이다
추론의 패턴이 논리학이며
위치의 패턴은 위상학으로 본다

- 수학자, 데블린 Keith Devlin

수학자 데블린(Keith Devlin) 수학은 자연의 언어이고 패턴의 언어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세계가 수로 이뤄져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 사실 쉽게 와닿는 말은 아니다. 어릴 적 수학 시험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것 외에 또 다른 ‘수’의 의미가 있었던가. 처음 듣는 이로서는 의아한 말이다. 이번엔 조금 쉽게 생각해보자.

우리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도 숫자로 통용되고 있으며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컴퓨터와 각종 스마트 기기들도 2진법으로 이뤄지지 않았는가. 매달 받는 월급도 숫자로 이뤄져 있고 우리가 편히 쉬는 집도 기하학을 이용해서 지어진 건물들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자연과 결합돼 있는 수를 관찰함으로서 우리는 세상을 만드는 패턴을 인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성장이나 운동을 나타내는 자연의 패턴은 기하학적 원형과 일치하는데, 꽃잎이 다섯 장인 꽃들, 팔이 다섯 개인 불가사리 등 오각형은 많은 생명체의 원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눈송이, 다이아몬드, 수정, 벌집 등의 육각형은 무생물의 자연계 패턴에서 볼 수 있다. 또 행성이나 인간 눈동자나 오렌지 같은 과일은 원의 형태로 자연에 있다.

1에서 10까지 숫자와, 원, 삼각형, 사각형처럼 그 수를 나타내는 모양들은 일관성 있고 이해 가능한 언어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서 자연의 구조와 우주의 과정을 알 수 있으며, 인간 본성에 관한 통찰도 얻을 수 있다.

▲ 출처 Unsplash

최근 출간된 <아! 와 어?>의 주수자·권희민 저자는 책을 통해 수에 내포된 의미를 과학적 근거와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알아본다. 그 중 가장 첫 번째인 ‘1’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십진법을 살펴보면 수는 1로 시작하며 대칭이 되는 어떤 정교한 패턴을 보여준다. 자신을 곱하는 수를 정 가운데의 정점에 두고 되돌아온다. 1 이라는 수는 자아와 같기도 하고 우주의 성질 같아도 보인다. 수는 우주 원리를 보여주는 철학적 언어이다. 이 장에서는 흔히 수학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수에 대한 성찰을 시도해보려 한다. 즉 수와 우리 내면과 일상과의 연결성을 관찰해보는 방식이다. 

1의 기하학적 표현은 원이다. 고대 수학자들은 1 이라는 수로부터 모든 수들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을 씨앗, 본질, 창조자, 토대 등으로 여겼는데 그 중에서 가장 극적인 이름이 진리라고 했다. 그들은 또 1을 하나의 수로 간주하지 않고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수라고 정의했는데 이는 다른 수들과 관계를 봐도 그렇다.

어떤 수에 1을 곱하면 항상 그 자신의 수가 되고 (9x1=9), 또 어떤 수를 1로 나눌 때에도 똑같은 관계가 성립된다 (9÷1=9). 수 1은 마주치는 모든 수의 속성을 그대로 보존시킨다. 모든 것을 떠받치면서 침묵하고 있는 우주의 공통분모인 것이다. 그래서 모든 정수 속에 1이라는 수가 숨어 있다. 수 1은 점이나 원으로 표현되며,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어 세상의 물체와
사건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원은 자연의 알파벳 중에서 최초의 문자다. 모든 원은 모양이 똑같다. 다만 크기만 다를 뿐.

▲ 출처 도서 '아! 와 어?'

원의 지름과 원주는 결코 동시에 같은 단위로 측정될 수 없는데, 그들의 관계는 π =3.1415926… 라는 초월수의 값으로 매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 지름이 정수나 유리수라 하더라도, 원주는 항상 무리수로 끝난다. 따라서 원은 하나의 몸속에서 유한성과 무한성을 나타낸다. 원의 다른 이름인 수 1 도 당연히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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