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수학은 자연의 언어이고 패턴의 언어이다
수의 패턴이 산술학이고
모양의 패턴이 기하학이고
운동의 패턴이 미분과 적분이고
우연적인 사건의 반복 패턴이 확률이다
추론의 패턴이 논리학이며
위치의 패턴은 위상학으로 본다
- 수학자, 데블린 Keith Devlin
수학자 데블린(Keith Devlin) 수학은 자연의 언어이고 패턴의 언어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세계가 수로 이뤄져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 사실 쉽게 와닿는 말은 아니다. 어릴 적 수학 시험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것 외에 또 다른 ‘수’의 의미가 있었던가. 처음 듣는 이로서는 의아한 말이다. 이번엔 조금 쉽게 생각해보자.
우리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도 숫자로 통용되고 있으며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컴퓨터와 각종 스마트 기기들도 2진법으로 이뤄지지 않았는가. 매달 받는 월급도 숫자로 이뤄져 있고 우리가 편히 쉬는 집도 기하학을 이용해서 지어진 건물들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자연과 결합돼 있는 수를 관찰함으로서 우리는 세상을 만드는 패턴을 인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성장이나 운동을 나타내는 자연의 패턴은 기하학적 원형과 일치하는데, 꽃잎이 다섯 장인 꽃들, 팔이 다섯 개인 불가사리 등 오각형은 많은 생명체의 원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눈송이, 다이아몬드, 수정, 벌집 등의 육각형은 무생물의 자연계 패턴에서 볼 수 있다. 또 행성이나 인간 눈동자나 오렌지 같은 과일은 원의 형태로 자연에 있다.
1에서 10까지 숫자와, 원, 삼각형, 사각형처럼 그 수를 나타내는 모양들은 일관성 있고 이해 가능한 언어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서 자연의 구조와 우주의 과정을 알 수 있으며, 인간 본성에 관한 통찰도 얻을 수 있다.
최근 출간된 <아! 와 어?>의 주수자·권희민 저자는 책을 통해 수에 내포된 의미를 과학적 근거와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알아본다. 그 중 가장 첫 번째인 ‘1’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십진법을 살펴보면 수는 1로 시작하며 대칭이 되는 어떤 정교한 패턴을 보여준다. 자신을 곱하는 수를 정 가운데의 정점에 두고 되돌아온다. 1 이라는 수는 자아와 같기도 하고 우주의 성질 같아도 보인다. 수는 우주 원리를 보여주는 철학적 언어이다. 이 장에서는 흔히 수학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수에 대한 성찰을 시도해보려 한다. 즉 수와 우리 내면과 일상과의 연결성을 관찰해보는 방식이다.
1의 기하학적 표현은 원이다. 고대 수학자들은 1 이라는 수로부터 모든 수들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을 씨앗, 본질, 창조자, 토대 등으로 여겼는데 그 중에서 가장 극적인 이름이 진리라고 했다. 그들은 또 1을 하나의 수로 간주하지 않고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수라고 정의했는데 이는 다른 수들과 관계를 봐도 그렇다.
어떤 수에 1을 곱하면 항상 그 자신의 수가 되고 (9x1=9), 또 어떤 수를 1로 나눌 때에도 똑같은 관계가 성립된다 (9÷1=9). 수 1은 마주치는 모든 수의 속성을 그대로 보존시킨다. 모든 것을 떠받치면서 침묵하고 있는 우주의 공통분모인 것이다. 그래서 모든 정수 속에 1이라는 수가 숨어 있다. 수 1은 점이나 원으로 표현되며,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어 세상의 물체와
사건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원은 자연의 알파벳 중에서 최초의 문자다. 모든 원은 모양이 똑같다. 다만 크기만 다를 뿐.
원의 지름과 원주는 결코 동시에 같은 단위로 측정될 수 없는데, 그들의 관계는 π =3.1415926… 라는 초월수의 값으로 매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 지름이 정수나 유리수라 하더라도, 원주는 항상 무리수로 끝난다. 따라서 원은 하나의 몸속에서 유한성과 무한성을 나타낸다. 원의 다른 이름인 수 1 도 당연히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