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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0.11.24 18:48

[박수빈의 inti The Book] #1. 독서동아리 ‘책바람’의 ‘함께’의 비법

‘책과 바람나다’의 공동저자 책바람, 소통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 이야기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 도서 '책과 바람나다'

책을 쉽게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진행되며 독서 열풍이 불고 있는 요즘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스마트폰 사용 대신 책을 읽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것은 물론이고 독서 모임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독서에 임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사실, 독서 모임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인기 있는 모임이었다.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공유거나 독후감을 작성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한 깊이 있는 독서와 더불어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모인 사람들과 시간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독서광들에겐 인기가 더욱 높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모임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설사 모임에 참여했다 하더라고 적극적인 참여는 어려운 현실이다. 만약 독서 모임에서 함께 고민하던 생각들을 중심으로 스터디를 만들고 또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함께 사업까지 하게 된다면 어떨까. 
실제로 독서 동아리 ‘책바람’은 독서 모임으로 시작해 철학 스터디를 함께하고 나아가 ‘공간 책바람’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등 ‘함께’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책과 바람나다’를 출간하며 각자 모임에 참여한 계기와 공간 책바람의 설림과정, 또 그 안에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등을 담아냈다. 그들은 어떻게 오랜기간 동안 틀어짐 없이 관계를 유지하고 함께 도전을 거듭할 수 있었을까. 그들이 함께 소통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 출처 Unsplash​

#. 회의할 물리적인 시간을 확보해라 - SNS 단체톡방의 한계

먼저 글이 말이 되는 톡은 표정과 뉘앙스를 알 수 없기에 생기는 빈틈이 있다. 그래서 의사 결정 면에서 얼마나 긴급한 것인지, 어떤 의미를 담고자 한 것인지 잘 드러나지 않을 때가 있어 오해를 사기도 했다. 그래서 단체톡방에서 다룰 수 있는 사안과 대면회의를 해야 하는 사안을 구별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적잖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중요한 안건을 두고 단체톡방에서 설전을 벌이는 일이 생기곤 했는데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만나서 결정하는 것이었다. 얼굴을 맞대고 함께 하는 회의는 긴 시간을 두고 의견을 주고받았기에 해결이 가능했다.

다음은 장점이었던 빠른 정보 전달이 오히려 단점이 된 경우다. 너무 많은 양이 한 번에 쏟아져 체증이 일어나면 다 읽기는 하지만 명료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확인이 한 번 밀리면 단체톡방의 방대한 내용을 소화해내야 하는 피로감에과 다시 확인하고 전달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감은 원활한 의사소통에 걸림돌이 되었다. 이 문제로 고민을 함께할 때 나온 결론은 대화의 내용을 스스로 꼼꼼히 보고, 만약 단체톡방에서 긴급하게 이뤄진 결정을 뒤늦게 봤다면, 웬만하면 그 결정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 모든 것을 문서화해라 - 더불어 회의 방식을 바꿔라

형식도 모두 다르고 분량도 각각이었으며 가장 큰 문제는 전체적인 맥락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회의록 담당자를 자처한 조합원이 진행해야 할사항과 담당자 기록을 취합해 목록화해서 회의록을 만들었다. 대부분의회의 진행은 이사장이 맡아 하였다. 그러나 개업 이후 조합원 각자가 맡은 역할이 많아지고 바빠지면서 다른 파트의 일 진행 속도에 제대로 따라 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회의의 내용을 문서화하여 기록함에도불구하고 진행하는 전체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다른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했다. 또한 공모사업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바빠진 이사장의 역할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모두가 운영 전반의 돌아가는 상황을 제대로 알아야 정보 전달이나 의사 결정이 빠르고 합리적일 것이다.’라는생각에서 전체 조합원이 한 달씩 돌아가며 회의 진행을 하게 되었다. 기대이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결국 공간이 만들어지고 나서 4개월이 지난 이후부터 지금의 ‘공간 책바람’의 회의 형태가 자리 잡게 되었다. 

▲ '책과 바람나다'공동저자 '책바람'

#.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모든 일의 전부다 

“내 생각은 너와 달라”

우리는 모두 이 일을 하기 전에 주부였다. 주부이면서 각자 자기만의시간을 여러 가지 일에 분배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이제는 가정에서 의역할 외에 공간 책바람 조합원으로서의 역할이 가장 우선시된다. 그러나여러 가지 면에서 개인차가 있다. 먼저 행동으로 옮기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사람도 있고, 시뮬레이션을 할 만큼 자기 것으로 만든 후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 있다. 협동조합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내기를 바라는 사람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이 있다는 것이 좋아 뛰어든 사람도 있다. 또한, 다른 조합원의 의견을 하나하나 물어가며 조합해 일을 진행하는 사람도 있고, 바쁜 조합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가지 않게 하기 위해 혼자 일을 해결하는 사람도 있다. 오래된 친구처럼 수다를 나누며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고, 같은 조합원이나 주부로서 공감을 나누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이유로 우선은 개인적인 성향이나 목적을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었다. 공간을 만들기 위해 보낸 시간들이 사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던 거였다. 

#. 이것 역시 사업이다 - 여전히 껴안고 가야 할 문제

앞에서 언급한 개업 일자에 관한 이야기에는 중요한 맥락이 하나 담겨있다. 이상과 현실에서의 선택 앞에 선 우리의 모습이다. 협동조합의 의미를 담아내고자 했던 조합원의 생각과 ‘공간 책바람’을 최대한 빨리 자리 잡게 해야 하는 운영상의 현실이 맞붙게 되었을 때 ‘협동조합 역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 사업이다.’라는 협동조합 코칭 선생님의 조언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어려운 점은 전체의 의견이 필요한 결정과 담당자의 결정에 따라 합의해야 하는 사항 사이에 분명한 선긋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여러 명이 각자 1인 1표의 권리를 갖는 협동조합에서는말 그대로 구분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것 역시 사업이기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조율이 필요하다. 그래서 담당자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SNS상에서 투표를 하거나 급한 일인 경우담당자가 유선으로 연락을 하여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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