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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방송
  • 입력 2014.01.12 00:55

[기자수첩] MBC가 '대장금 2'를 밀어붙인 '무서운' 이유

'파천황'을 밀어낸 '대장금 2', MBC 노림수가 드라마 전체를 좌우할 수도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MBC가 기어이 '대장금 2' 제작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지난해 김종국 사장이 제작 의지를 천명한 뒤 결정된 사항이다.

전임 김재철 사장도 열의를 가지고 준비하려던 프로젝트가 '대장금 2'였고 이번에 결국 김종국 사장이 추진한 것도 '대장금 2'였다. 그야말로 전현직 MBC 사장들이 어떻게든 만들려했던 드라마가 '대장금 2'였던 것이다.

사실 '대장금'의 인기는 대단했다.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해외에서도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며 '한류 드라마'의 위상을 떨친 드라마로 기록되고 있다. 이란에서는 80%가 넘는 상상할 수도 없는 시청률이 나왔고 경영난에 빠진 루마니아 방송국이 '대장금'으로 부활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어디 그뿐인가. '대장금'을 통해 한국의 음식과 전통 문화까지 전해지면서 '대장금'은 곧 한국의 모든 것을 세계에 알린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그야말로 세계에 한국을 알리고 세계를 하나로 만든 드라마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아마도 MBC는 그 영광을 다시 한 번 재연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전현직 사장의 '대장금 사랑'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이는 당초 '기황후'의 후속작으로 알려졌던 '파천황'이 무기한 제작 연기가 됐다는 것을 보면 뭔가가 수상하다.

'정도전'과 다른 시선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파천황'의 제작 연기

▲ 11년 만에 속편이 만들어지는 MBC '대장금'(MBC 제공)

공교롭게도 '대장금'과 '파천황'은 모두 김영현 작가의 작품이다. 김영현 작가는 본래 '파천황'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대장금 2' 논의가 나오면서 '파천황'은 그야말로 찬밥 신세가 됐다. 덧붙여 김영현은 자칫 '파천황'이 아닌 '대장금 2'를 써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MBC는 '파천황' 제작 연기에 대해 "'파천황'이 '기황후' 후속이라고 정한 적이 없다. 편성 여부도 결정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장금 2'는 후반기에 방영될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즉 어차피 편성 확정도 된 것이 아니기에 '파천황'의 제작 연기가 그렇게 큰일이 아니라는 의미가 된다.

그렇다면 '파천황'은 왜 뒤로 미뤄졌고 하반기에나 방영되는 '대장금 2'는 왜 벌써 편성이 정해졌을까? 어떤 이는 '파천황'과 비슷한 내용인 '정도전'이 방영을 시작했기 때문에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가 방영되는 것을 피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95년 똑같은 내용의 드라마가 전파를 탄 적이 있다. 유신 이후 박정희 정권의 이야기를 다룬 MBC '제4공화국'과 SBS '코리아 게이트'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 중 '코리아 게이트'가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조기종영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문제는 그 때가 이른바 '박동선 로비사건'으로 불리는 '코리아게이트'를 다루려는 시점이었다. 한국 정부가 로비스트 박동선을 통해 미국 의원들에게 로비를 했다고 하는 정치사의 의문을 파헤치면서 동시에 유신 말기의 상황을 드러내려는 순간 드라마는 조기종영의 철퇴를 맞은 것이다.

'파천황'의 정확한 내용은 잘 알려진 바 없지만 현 시점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 '정도전'의 내용과는 분명 다른 시각의 드라마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성계의 '역성혁명'을 바라보는 관점, 그 관점이 '정도전'과 달랐던 것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굳이 김영현 작가의 '대장금'을 미리 편성하여 김영현 작가로 하여금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 만드는 강수를 뒀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현재 시점에서 MBC 사측이 좋아할 만한 프로는, 혹은 '무사히 방영할 수 있는 드라마'는 '파천황'이 아니라 사업성 있는 '대장금 2'다.

'대장금 2'의 서장금, 어떤 배우를 예상할 수 있을까?

어쨌든 '대장금 2'는 확정이 됐고 MBC는 일단 하반기 편성을 한다고 했지만 준비 여하에 따라 그 시기에 당겨질 수도 있다는 몇몇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누가 '서장금'이 되느냐에 촉각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대장금 2'가 나온다고 할 때 이영애의 복귀를 내심 생각했을 것이고 언론도 이영애의 복귀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영애가 출연을 고사해도 어떻게 해서든 강행을 할 분위기이기에 이영애의 복귀 여부가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이영애가 고사할 경우 누가 대장금을 맡을 수 있을까? 원래 '대장금'도 맨 처음부터 이영애에게 간 것은 아니었다. 몇몇 유명 여배우들에게 돌고 돌다가 결국 이영애에게까지 전해진 것이 지금의 결과로 나왔다.

거론되고 있는 이름들로 예상해보면 일단 김현주를 예상해본다. 그는 30대 배우 중에 사극의 여주인공을 맡길 수 있는 배우 중 하나다. JTBC '꽃들의 전쟁'에서 김현주는 팜므파탈의 매력을 보여줬지만 사실 김현주의 매력은 과거 '상도'나 '토지' 등에서 보여준 외유내강의 캐릭터에서 빛을 발했다.

그가 지난해 '세바퀴' 임시 MC로, '메리 크리스마스 세시봉'의 MC로, 그리고 올해 MBC에서 새로 제작하는 음악 프로 MC로 발탁된 것도 우연은 아닌 것 같다. MBC가 계속 그녀를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대장금 2'를 위한 사전 포석일 수도 있다.

▲ '대장금 2' 예상 배우로 꼽아본 이연희. MBC가 이연희를 앞세워 새로운 것을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MBC 제공)

또 하나 언급할 만한 배우가 있다면 '미스코리아'의 이연희다. 이 이름을 말하면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일 이들도 많을 것이다. 아무리 이연희의 연기력이 점차 나아진다고는 하지만 사극에서, 그것도 사극의 주인공을 맡기에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연희를 조심스럽게 예상한 이유는 이 드라마가 'MBC'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구가의 서'를 통해 가능성을 본 MBC는 이번에 이연희를 아예 정면에 앞세운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미스코리아'를 마친 직후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MBC의 입장에서는 이연희라는 매력적인 카드를 놓치기가 어려울 것이다.

'대장금 2' , 결국 MBC의 노림수로 만들어진다

MBC는 지난해 드라마 시청률을 높였지만 그것보다 더 높았던 것은 '막장, 역사 왜곡'이라는 비난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지난해 '연기대상'에서 '막장 드라마 방송국'의 정점을 찍었다.

올해 나름대로 환골탈태하려는 모습을 보이려하는 것 같지만 사장의 지시에 결국 준비하던 드라마를 버리고 하반기 방영 드라마를 벌써 준비하려 하는 모습이 가히 보기 좋지만은 않다.

'대장금 2'가 예전의 인기를 찾을 것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한 드라마의 자리를 뺏으면서까지 '대장금 2'를 편성한 MBC의 노림수다. 그리고 그 노림수가 분명 극본과 연출, 캐스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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