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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뒤 호평 받는 '마틴 에덴'의 OST 'Bassifondi'
헐벗고 굶주렸던 1960년대 이탈리아를 고스란히 재현한 걸작
2020년 11월 04일 (수) 09: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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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원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마틴 에덴' 루카 마리넬리 캐릭터 포스터(알토미디어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29일 개봉해 3일 박스오피스 10위까지 치고 올라간 '마틴 에덴'은 이탈리아 영화다. 상승세가 점진적인 것은 평단과 관객 호평에 비해 입소문이 아직 덜 확산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잭 런던의 1909년 연재소설 '마틴 에덴'의 배경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스토리가 치열하면서도 훌륭해 1914년과 1942년 영화로도 두차례 제작된 바 있다.

여기에 1979년 5부작 미니시리즈(감독 줄리오 스카니)로 독일 뮌헨 방송 제작연맹과 이탈리아 RAI방송사가 합작해 독일, 이탈리아, 헝가리에서 방영된 바 있다. 

뒤이어 2019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마틴 에덴'이 세계 각국 시네필들의 진심 어린 사랑을 받는 영화가 된 배경에는 이탈리아 감독 피에트로 마르셀로의 탁월한 영감과 뛰어난 연출 덕분이다.

과거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던 피에트로 마르셀로. "그의 10년 뒤가 기대된다"는 극찬이 이어진건 작년 베니스 영화제 전후. 국내 극장가에서 개봉 전후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평단 극찬과 관객 호평이 줄을 잇는건 우연이 아닐듯 싶다.

   
▲ '마틴 에덴' 타이틀 포스터(알토미디어 제공)

때는 1960년대 어느날. 남부 나폴리 부둣가를 일 없이 떠돌던 전직 선원 '마틴 에덴'(루카 마리넬리). 늘 혼자였던 마틴은 고독한 들개처럼 보이지만, 빼어난 용모에 건장한 체구를 가졌다.

마틴 에덴이 카페에서 춤추다 만난 마르게리타(데니스 사르디스코)는 마틴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여인. 이대로만 가준다면 부부의 연을 맺을 수도 있다. 하물며 강한 주먹을 가진 사내인 마틴은 불의를 참지 못하는 혈기 왕성한 청년이다.

그러던 어느날 마틴은 우연한 기회에 나폴리 재벌집 장녀 엘레나 오르시니(제시카 크레시)를 만난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성장한 엘레나는 초등학교도 졸업 못한 마틴과 비교해 모든 면에서 뛰어난 지성. 마틴이 그녀를 첫눈에 반한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다.

러닝타임 129분이 지겹지 않게 느껴지는건 한 인간의 희비를 다룬 드라마틱한 스토리 때문이다. 여기에 피에트로 마르셀로 감독의 탁월하고 신선한 연출과 각색이 한 몫을 차지한 점도 있다. 

'Bassifondi' 빈민가로 읽는 영화 '마틴 에덴'의 인상적인 OST 

더 나아가 영화 '마틴 에덴'의 장면,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영화 음악이 화룡점정을 보탰다. 이 영화는 보기 드물 정도로 영상과 사운드 디자인이 완벽에 가깝다. 

장르는 다르지만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처럼 언젠가 다시 한번 피에트로 마르셀로의 걸작 마스터피스로 재조명 받을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다. 

마틴 에덴... 그의 일대기는 밑도 끝도 없이 달려 나가는 굴레와도 같다. 극중 엘레나의 사랑을 쟁취하고자 너무 흥분한 나머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마틴의 과한 동기부여와 약속들, 그로인한 고독과 좌절, 여기에 온갖 책을 다독하고, 습작을 넘어 공모전 당선을 위해 능력을 넘어선 소설들을 쓰며 정진해 나가는 마틴 에덴.

그는 자신의 머리 속에 하나 둘씩 뭔가 들어갈 때마다 자신의 삶과 동떨어진 사회의 벽. 그리고 사회 속 계급 모순과 마주한다. 그때 마다 영상들을 비집고 새어나오는 듯한 음악이 'Bassifondi'(빈민가)이다.

유럽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음악 작곡가 마르코 메시나가 지극 정성으로 만든 '마틴 에덴' OST는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말까지 유행했던 신스팝을 종합한 음악처럼 느껴진다.

특히 'Bassifondi'는 영화속 주인공 마틴 에덴이 큰 혼란을 거친뒤 홀로 남겨져 있거나, 누나 집에 얹혀 살면서 틈만 나면 부둣가로 나가 곳곳을 떠돌 때 마다 흘러나온다.

부지런히 걸으며 무엇인가 찾아 헤매는 마틴. 외로움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근심이 한껏 묻어난다.  

혹자는 이 영화를 두고 계급 갈등의 적절한 사례로 정의를 내리고, 다른 이는 이념의 충돌과 자유주의를 향한 갈망으로 묶어 협소한 공간으로 몰아 넣는다.

다 맞는 말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이 영화가 유독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하나 만큼은 분명하다.

영화 속 시대상이 1960년대와 90년대 사이를 가로지르지만, 유명 작가가 된 마틴 에덴과 무명으로 일자리 하나 못잡고 떠돌던 전직 선원 마틴 에덴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작가로 자리잡은 뒤 마틴의 자아는 서서히 무너졌다. 예전처럼 자신에 향한 확신도 없어졌다. 한 때 과도한 동기를 부여할 지언정, 스스로가 어디에 서 있는지 쯤은 잘 알고 있었던 에덴.

성공한 마틴은 출판과 동시에 화제 몰이를 위해 언쟁으로 포문을 열고 언론, 지식인, 독자와 맞서 싸운다. 끝내 지쳐만 가는 마틴의 뒷 모습.

이는 마치 록, 컨트리뮤직까지 다양한 장르로 전미 순회 투어를 하는 가수 키드락처럼 무대 아래에서 물병으로 얻어 맞고, 공연 중 술꾼들과 시비가 붙어 멱살잡이를 당하는 등 수 없는 고통을 감수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러고 보니 이런 모든 것들이 영화음악 'Bassifondi'에 녹아있다.

단순히 빈민가로 표현되는 'Bassifondi' 바닥에 웅덩이가 고여있으며 낡고, 좁디 좁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지역을 지칭한다.

메인 예고편에도 공개됐지만 엘리나를 끌고와 '이것이 현실'이라며, "외면하지 말라"며 외치던 마틴 에덴의 고향이다. 정작 엘레나는 재벌의 자녀로 계급사회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가.

물론 무작정 꿈을 쫓아가는 마틴과 달리 엘레나는 사회 기득권을 거부하지 않고 정상적인 사고로 마틴과 사회를 대한다.

사실, 그 누구도 엘레나를 향해 나쁘다고 일갈 할 수는 없다. 앞선 기사에서 소개한 영화 '글로리아를 위하여'에서 밝혔듯이 중산층의 병원 의사가 누차 강조하는 법과 원칙은 사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논리정연하고 합리적이다.

반면 하루 생계를 움켜쥔 서민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법과 원칙은 서민을 옭아맨 족쇄나 다름 없다. 단지 누가 법과 원칙을 내세우고 사용 하느냐에 따라 계급이 두 갈레로 나뉠 뿐이다. 그에 합당한 삶도 물론 존재한다. 부와 가난, 이 두 계층 말이다.

초기 유로 신스팝 향기가 물씬 나오는 'Bassifondi'를 듣다보면 그래서 떠오르는 것이 불확실한 회색지대이며, 전과 후가 애매하게 걸쳐 있다. 

1970년대 고도경제성장과 오일쇼크 같은 경제위기에서 탄생한 영국의 글렘록, 이를 계승 발전시킨 데이비드 보위의 몽환주의적인 사운드도 결국 양극화로 야기된 일탈을 말하고 있지 않나. 

물론 프랑스 가수 조 데상의 '살루트'(1975)처럼 샹송의 전형을 보여주는 노래도 흥미롭다. 영화 마틴 에덴의 특징 중 하나가 다름아닌 과거를 모방하는데 그치지 않고 당시를 똑같이 재현하는 것.

즉 과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가 아닌 오리지널에 가깝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충격적이다.   

   
▲ '마틴 에덴' 스틸컷(알토미디어 제공)

한편 영화 '마틴 에덴'은 빠르진 않지만 예매율과 관객수가 점차 상승하면서 극장 상영관도 늘어나는 추세다.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첫 개봉과 상영기간을 통해 국내 시네필들이 이탈리아의 마스터피스로 남을 이 작품을 극장에서 관람 못한다면, 큰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몇 달뒤 스마트폰으로, 혹은 TV모니터로 '마틴 에덴'을 시청하기에는 슈퍼16mm 필름카메라로 잡은 모든 장면을 느끼기엔 역부족이다. 이 작품은 그래서 영상과 사운드 시스템이 잘 갖춰진 극장에서 관람하는 편이 낫다.

11월 4일 기준으로, 서울은 4호선 충무로역 대한극장에서 (오전 10시 40분, 오후 1시 5분, 5시 20분) 3차례 상영하고, 종로구 서울극장(종로3가역)에서도 오전 10시 10분과 오후 2시 50분에 상영한다. 씨네큐브광화문에서도 오전 11시와 오후 15시 20분, 구로구는 씨네큐 신도림(13시 20분)에 상영한다.

CGV용산아이파크(12시 30분, 22시 15분)를 중심으로 CGV명동(16시 40분), CGV압구정(12시, 17시), 메가박스 코엑스(13시 35분), 메가박스 센트럴(13시 50분), 아트나인(16시), 이어 메가박스 군자, 성수에서도 상영한다.

송파구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15시05분, 19시 55분), 노원은 더 숲 아트시네마(19시 30분), 서대문구는 아트하우스모모(18시 40분), 구로구의 경우 롯데시네마 신도림점 에서도 오전 09시 40분, 14시 35분, 19시 15분 등 세차례 상영한다. 씨네큐 신도림점(13시 20분)도 상영한다.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는 오전 11시 30분과 18시 20분 등 오전과 오후로 나눠 상영한다. 부산 금정구 롯데시네마 오투(부산대 앞)에서 12시 15분에 상영한다. 롯데시네마 광복(17시 40분) 등이며, CGV서면(20시 15분)에서도 상영한다.

대구는 동성아트홀(오전 11시), 광주는 동구 광주극장으로 오후 2시에 상영한다. 경북 안동시는 안동중앙시네마(19시)에서 상영한다.

경기는 용인테크노벨리 메가박스(12시 45분), 고양시 일산벨라시타 메가박스(오전 10시 40분), 파주시 메가박스 파주금촌(21시)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남구 영화공간주안(13시 40분), 롯데시네마 부평점(16시 20분)에서 상영한다. 전북 전주시 씨네큐브 전주점은 19시 05분에 상영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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