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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작 '글로리아를 위하여' 프랑스의 엉성한 복지제도 꼬집어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프랑스 서민 가정의 애환
2020년 11월 04일 (수) 09: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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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원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글로리아를 위하여' 메인포스터(찬란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14년전 화제가 됐던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영화 '식코'는 유럽은 물론, 프랑스의 복지제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민간 의료보험 밖에 없는 미국의 열악한 현실을 질타한 바 있다.

그렇다. 일반적으로 다수가 알고 있는 프랑스는 근대부터 국민 복지에 많은 신경을 쓰는 나라다. 의료와 교육은 무료이며, 각종 수당이 보조돼 아이를 낳으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선진국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개봉해 전국에서 절찬 상영 중인 '글로리아를 위하여'. 그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실비 아줌마의 가정은 프랑스의 그 유명한 복지제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복지자체가 전무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만큼 답답하고 한심한 사회였다. 

'글로리아를 위하여'의 원제 'Gloria Mundi'

상영 중인 '글로리아를 위하여'라는 영화의 원제는 'Gloria Mundi'다. 지난해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참고로 남우주연상은 최근 국내 극장가에서 개봉한 '마틴 에덴'이 수상했다. 

'Gloria Mundi'는 라틴어. 직역하면 '세상의 영광'이다. 이 문장은 10년전 유럽 언론이 앞다퉈 보도했던 유명인사의 발언으로도 알려져 있다.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해외에서는 악명을 떨쳤지만, 나름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독재자 카다피가 2011년 성난 국민들에 의해 생을 처참하게 끝냈던 당시, 이탈리아의 부정축재자 다선 총리였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무아마르 알 카디피를 두고 했던 유명한 발언이 "Sic transit Gloria Mundi"이다. "세상의 영광(영화로움)이 그렇게 지나갔다"

물론. 영화 '글로리아를 위하여'에서 글로리아는 여객선 룸메이드 겸 청소부 실비 아줌마의 외동딸 마틸다에게서 갓 태어난 여자 아이 이름이다. 즉 실비의 첫 손녀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 아이 이름에 Mundi를 붙였다. 왜였을까?

어렵게 볼 것 없이 이 제목은 현재 프랑스 서민 사회가 안고 있는 경제 사각지대를 조명하고 있다. 즉 사회 속에 내재된 모순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제목이 Gloria Mundi(세상의 영광)이다.

그럼 어떤 모순이 이 영화 속에 존재하길래 제76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그것도 모자라 유럽과 북미 유력 매체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을까.

대량 실업, 파업, 사회 혼란에 이어 IT서비스 업종으로 자리잡은 우버택시와 택시 노조간의 알력 다툼 등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분쟁이다.

양극화로 생계가 막막하니 다양한 일자리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늘었다. 한국에서 배달앱이 대중화된 것처럼 해외도 배달앱과 우버택시가 확장세다. 

그러다 보니 기존 업체와 스마트폰 앱을 사용한 신규 업자간의 분쟁과와 충돌이 잦다. 이른바 밥그릇 싸움이다.

'글로리아를 위하여' 복지국가 프랑스의 계급 갈등을 표적 삼아 '정조준'

화제를 돌려, '글로리아를 위하여' 내용부터 살펴보자. 파리 시내에서 가난하지만 나름 행복을 꿈꾸는 젊은 부부 마틸다와 니콜라스 사이에서 갓 태어난 아이 이름은 글로리아이다.

이 이름은 축복과 은총을 바라며 이제는 자신들의 삶도 달라지길 기대하는 부모의 사랑이 담겼다. 

특히 이 영화는 아기 글로리아를 중심으로 두 가정의 드라마틱한 전후 스토리가 엮여 있다. 먼저 글로리아의 외할아버지 다니엘(제라드 메이란)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현재 교도소에서 20년째 수감 생활 중이다. 그럼에도 곧 만기 출소한다.

글로리아의 할머니 실비(아리안 아스카리드)는 현재 여객선 룸메이트. 수 십년 전 다니엘을 만나 마틸다(아나이스 드무스티에)를 낳고 행복을 꿈 꿨지만, 당시 다니엘이 살인 폭력 사건 저지르고 구속되면서 매 끼니를 걱정할 만큼 처참한 삶을 살았다.

실비의 현재 남편 리샤드(장 피에르 다루생)의 직업은 시내버스 운전기사. 홀로 자신의 외동딸 오로라(로라 네이마크)를 데리고 살다 실비와 재혼한다. 

글로리아의 엄마 마틸다는 시내 옷가게 임시 점원. 사장이 잠시라도 한 눈 파는걸 못보는 심술 맞은 사람이라 하루 하루가 힘겹다.

이에 반해 남편 니콜라스(로벵송 스테브네)는 우버 택시기사로 나름 생계를 꾸리가는 온순한 성격의 인물이다.

러닝타임 107분의 '글로리아를 위하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리샤드의 외동딸 오로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마약과 여성 편력이 강한 남편 브뤼노(그레고리 레프링스-링구에트)와 중고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리아를 위하여'는 등장 인물들 각자의 생활이 스토리의 반이다. 영화는 그렇다고 따로 소개하거나 부연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실비와 다니엘, 그리고 리샤드의 가정 이력과 일상을 어렵지 않게 알아간다. 이는 감독 로베르 게디기앙의 탁월하고 익숙한 패턴이다. 

더불어 아리안 아스트리드, 제라드 메이란, 장 피에르 다루생 등 극중 주연 배우들도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작품으로 만났던 감독의 뮤즈들이다. 

   
▲ '글로리아를 위하여' 스틸컷(찬란 제공)

글로리아 출생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불행의 연속

영화 '글로리아를 위하여'는 극 초반 마틸다의 생부 다니엘의 출소와 더불어 글로리아를 중심으로 가족이 다시 모이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영화의 변곡점을 이루는 사건이 발생한다. 우버택시를 몰던 니콜라스의 불운이 터진거다. 

야근을 하며 우버택시 고객을 찾아다니던 니콜라스가 일반 택시 기사들이 모여있는 곳에 주차하자, 주변에 몇몇 기사들이 몰려들고, 급기야 집단 구타를 당한다.

결국 니콜라스의 오른팔이 골절되고, 조금 낫다고 판단해 진단서를 끊기 위해 병원을 찾아가지만 의사는 법과 원칙을 말하며 계속 거부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운전을 못하니 생업에 큰 지장을 받고, 의류가게 임시 점원으로 일하던 마틸다 마저 일자리를 잃는다.

상황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틸다의 엄마 실비 마저 노조 파업에 동의하거나 동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고 해고 위기로 내몰린다.

하물며 남편 리샤드 마저 시내버스를 몰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정직을 당한다. 이런 중에 터진 더 심각한 사건. 그 현장을 다니엘, 실비, 리샤드, 마틸다, 니콜라스, 오로라가 마주한다. 

프랑스 복지제도, 왜 이렇게 엉터리지?

가진 자들에게 교통사고, 폭행 사건은 갖고 있는 권세와 돈으로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하고 해결 할 수 있는 작은 골치거리에 불과하다.

반대로 서민들에게 유능한 변호사 선임은 꿈같은 이야기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하루 벌어 먹고 사는 서민 가정으로써는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폭행사건에 휘말리면, 소위 '무너진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일생일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다.

극중 마틸다의 엄마 실비는 과거 남편의 폭행사건으로 처참한 상황을 겪어 봤다. 실비의 외동딸 마틸다는 남편 니콜라스의 폭행사건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힘든 형편이다.

살고 있는 아파트 임대료와 분유값도 없어 하루 하루가 고통 뿐이다. 불행이 대를 이어 나타난 것이다. 

니콜라스는 팔 골절이 아물기도 전에 일을 하려고 나섰지만, 의사 건강진단서 없이는 불가능한 형편. 찾아간 병원 의사는 법과 원칙에 위배된다며 펄쩍 뛰면서 거부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의사는 먹고 살만한 중산층의 인물이다. 그래서 원칙을 준수할 여유가 있다. 하지만 앞 길이 막막한 니콜라스는 원칙과 법을 말하는 의사에게 애걸하며 아픈 몸에 어떻게든 끼니라도 벌어 보려고 계속해서 병원을 찾아가 진단서 발급을 요구한다.

이처럼 '글로리아를 위하여'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복지제도의 헛점을 찾아냈다. 곱씹어 보면 몇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먼저 프랑스 서민의 고된 삶을 한국 서민과 비교하면 뭐가 다를까. 그리고 한국 관객들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 일으킬까?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봉쇄조치가 떨어진 프랑스. 현재 이슬람과의 갈등으로 곳곳에서 폭력사태와 총격 사건이 벌어지고, 더 많은 계급 갈등과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이 나라가 여태 간과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에이유앤씨가 수입하고 영화사 찬란이 배급하는 '글로리아를 위하여'는 현재 상영관 숫자가 많지 않아 미리 알아보고 가는 편이 좋다. 11월 4일 기준으로 개봉관을 살펴 보면 아래와 같다. 

먼저 서울의 경우,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오전 10시), 메가박스 센트럴(오전 11시 30분), 대한극장(12시 40분), 메가박스 성수(14시 20분), 메가박스 신촌(16시 20분), 메가박스 군자(16시 45분), CGV명동(17시 20분),  CGV압구정(17시 10분), 롯데시네마 월드타워(17시 40분), 메가박스 코엑스(18시 40분), 광화문 씨네큐브(19시 10분)에 상영된다.

경기는 롯데시네마 부평(15시), 메가박스 용인테크노벨리(12시 45분), 롯데시네마 주엽(12시 55분), 대구는 동성아트홀(15시 30분)과 메가박스 대구 칠성로(12시 15분), 부산은 중구 롯데시네마 광복(12시 50분), 부산대앞 롯데시네마 오투(17시 05분),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14시, 20시 50분), 광주는 광주극장(16시 30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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