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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방송
  • 입력 2020.10.08 10:15

'아이콘택트' 박준영 변호사, 영화 '재심' 실제 주역 황상만 반장에게 진심 사과

▲ 채널A ‘아이콘택트’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채널A ‘아이콘택트’에 영화 ‘재심’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세를 탄 박준영 변호사가 출연, 그가 계속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던 전(前) 군산경찰서 형사반장 황상만 씨에게 솔직한 심정을 전한 뒤 훈훈한 눈맞춤을 마무리했다.

7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는 “오늘은 법과 관련된 사람들의 눈맞춤이다”라는 3MC 강호동 이상민 하하의 예고 속에 박준영 변호사가 등장했다. 그는 “재심 전문 변호사는 정말 제가 생각조차 하지 않은 인생 경로”라며 “고졸 학력에 대학교를 중퇴하고 사법고시 공부를 시작했는데, 20대부터 온 탈모 때문에...삭발하고 공부하는 게 가장 현실적 선택이었다”고 말해 ‘반전 매력’을 뽐냈다. 그러면서도 박 변호사는 “주변에선 저와 영화 ‘재심’ 주인공 정우가 좀 헷갈린다고도 한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런 그를 눈맞춤방에 소환한 인물은 바로 경찰 생활 33년의 베테랑이자 ‘깡패 형사’라는 별명을 가진 전 군산경찰서 형사반장 황상만 씨였다. 그는 “범죄자의 눈빛을 보면 그 사람의 감정을 다 알 수 있다. 특히 조폭들을 제압하려면 일단 눈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며 날카로운 눈빛을 뽐냈다. 그리고 박준영 변호사에 대해 “그 사람 참 이상한 사람이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황 반장과의 만남을 앞둔 박 변호사는 “제가 그 당시 너무 경솔하게 판단했다. 제가 죽일 놈이다”라며 고개를 숙였고, “황 반장님이야말로 영화 ‘재심’의 진짜 주역”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황 반장은 영화의 소재가 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에 대해 1년간 자비를 들여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수사 기록을 작성했고, 이 기록이 바로 재심 사유가 됐다. 또 진범 재판과정에서도 수사 내용을 토대로 황 반장이 직접 증언에 나섰고, 그 결과 진범은 15년 형을 받았다. 박 변호사는 “황 반장님은 진범이 밤늦게 사무실로 찾아올까 봐 너무 무서웠던 내 두려움을 없애 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황 반장을 찾아가 설득 끝에 4년간 재심을 준비했고, 1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두 사람 사이의 문제는 바로 영화 ‘재심’이었다. 박 변호사는 “황 반장님 얘기가 영화로 나온다고 제가 말씀드렸는데, 영화에 겨우 16초 나왔으니 화가 나실 수밖에 없다”며 어쩔 줄을 몰랐다. 예상대로 황 반장은 “영화 나온다고 주변에다 많이 이야기했는데, 분량 실종이라니 정말 열 받는다”며 “사실 박 변호사보다 내가 잘생겼는데...”라고 말해 MC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박 변호사는 “제가 영화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에 너무 들떠서 설명을 미리 못한 게 문제였다”며 “시사회에 가족들을 다 데려오셨던데...화가 많이 나셨을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눈맞춤방에서 박 변호사를 마주한 황 반장은 “나한테 미안해?”라며 “눈빛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진심이었는지, 가식이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정말 미안하죠”라며 “영화의 제일 큰 수혜자가 바로 저인데, 너무 들떠서 반장님의 분량 실종에 대해 미리 말씀을 못 드렸다”고 말했다. 황 반장은 “약촌오거리 사건을 수사하다 강제로 손을 떼고 좌천까지 당해 화병, 뇌경색까지 겪었는데...같이 고생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의 연대가 여기까지인가 생각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자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다”며 진심으로 사과한 박 변호사는 한 가지 더 놀라운 고백을 했다. 재심을 위한 수사를 앞두고 황 반장을 찾아가기 전, 이미 황 반장을 ‘이용’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박 변호사는 “법정 분위기 너무 안 좋아서 재심 기각이 될 판이었는데, 이 사건에 사람들이 공감하려면 퇴직 형사가 다시 진범을 잡으러 간다는 그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에 황 반장은 “나를 이용한 거네?”라고 물었고, 박 변호사는 “그렇습니다. 이용했습니다”라고 답했다. MC들은 “쉽지 않은 말인데...위기상황에선 정직이 최고의 힘이다”라며 놀라워했다. 박 변호사는 “반장님이 수사 허락을 안 하시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최 군(약촌오거리 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던 사건 당시 15세 소년)과 상봉이라도 성사시키자는 게 플랜 B였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박 변호사의 진솔한 고백을 들은 황 반장은 “사실 영화 보고 나와서 박변과 인연을 끊으려고 했는데, 박변의 사주를 보니 정말 큰일을 할 사람이라더라”고 말해 분위기를 부드럽게 했다. 이어 두 사람은 “진범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고는 황 반장이 사무실에 손도끼를 갖다놓은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을 지었고, 황 반장은 “약자에게 큰 기둥이 돼 준 박 변호사를 내가 공식적으로 존경한다”고 말했다.

‘선택의 문’ 앞에 선 황 반장은 “이제 어디 가서 절대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자”고 제안했고, 박 변호사는 “절반만 받아들이겠다. 미안한 마음은 평생 가져가되, 함께 다니고 싶다”며 “지금도 고통받는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희생자 유가족의 마음을 반장님과 함께 더 챙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황 반장은 “그 생각을 미처 못했는데, 상기시켜줘서 고맙다. 내 서운함이 다 날아갔다”며 함께 문을 나서 ‘해피엔딩’을 장식했다.

채널A의 신개념 침묵 예능 ‘아이콘택트’는 10월 7일부터 편성을 변경, 매주 수요일 밤 9시 2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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