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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0.10.06 18:18

[박수빈의 into The book] #2.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 얼룩진 삶을 살아야 했던, ‘프리다 칼로’

도서 ‘1페이지 미술’ 김영숙 저자, 프리다 칼로,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고통 표현해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 도서 '1페이지 미술'

짙은 갈매기 눈썹의 여성이 힘 빠진 듯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그녀의 몸을 지탱하고 있는 듯한 기둥은 금이 가 있고, 온몸에 감겨있는 끈이 겨우 그녀를 지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굴과 어깨, 팔, 가슴, 온몸 곳곳에는 크고 작은 못이 가득 박혀있다.

▲ 프리다 칼로, <부러진 기둥>, 보드에 유화, 43×33㎝, 1944년, 멕시코시티 돌로레스 올메도 재단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 그림은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으로 스스로를 표현한 자화상이다. 유명 화가들의 자화상과는 어딘지 모르게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데 이는 그녀의 생과 연관돼 있다. 프리다 칼로는 6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를 절게 되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전거, 롤러 스케이트, 수영, 복싱 등 많은 운동을 재활 훈련삼아 해왔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녀의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열여덟 살, 타고 가던 버스가 전차와 충돌하는 바람에 중상을 입어 척추를 비롯해 골반, 다리 할 것 없이 온 몸이 부러졌다. 오른쪽 발은 아예 으스러졌는가 하면, 왼쪽 어깨는 빠져버렸다. 간신히 목숨은 구했지만, 평생 하반신 마비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했고 고통스러운 수술로 평생을 보내야만 했다. 아이를 간절히 원했지만, 자궁을 크게 다쳐 불임의 고통도 안아야만 했다.

▲ 아버지 기예르모 칼로가 촬영한 프리다 칼로, 1932년

사고의 후유증은 마흔일곱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그녀를 따라 다녔는데, 이 그림은 바로 그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1944년 또 한 차례의 수술 직후 그린 ‘부러진 기둥’ 이다. 온 몸에 가득 박힌 못은 그녀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의미하고 어깨와 몸을 감고 있는 끈은 몇 달동안 착용해야 했던 척추교정 기계를 의미한다.

프리다 칼로는 생애 많은 자화상을 남겼는데 고통을 의미하는 상징물을 그려 넣기는 했으나 눈물을 그리진 않았다. 하지만 이 시기부터 자화상에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는데 사고 후유증으로 불임 판정을 받은 시기부터다. ‘부서진 기둥’은 프리다 칼로가 겪었던 고통을 온전히 그림으로 담아놓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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